농부 달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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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달력은 시골 농부 부부의 사계절 일상을 그린 그림책이다.

페이지마다 작은 그림들이 빽빽히 들어가 있는데 밥상과 처마밑에 달린 감, 오토바이, 물통까지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보자마자 뭔지 딱 알 수 있을만큼 세심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이 이 그림을 봤으면 처마밑에 달린 과일과 채소가 뭔지 나처럼 단번에 딱 알 수 있었을 까 싶은 생각이 들어 재밌기도 했다.


고라니가 파먹고, 까치가 파 먹은 채소를 보고도 겨울은 함께 나는 것이라고 하는 것에서 넉넉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새순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봄부터 붉고 싱싱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여름, 노랗고 갈색의 단단한 열매를 추수하는 가을까지 농부의 일상의 쉴새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일하다 목이 타면 나무에 열린 과일 하나 따먹고, 다시 일하고. 열심히 자라고 열매맺는 자연처럼 봄부터 가을까지 농부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갔지만 그럼에도 그 풍경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평화로움이 있었다. 바쁘지만 평화로운. 일견 함께있을 수 없을 것 같은 단어가 공존하는 곳이 시골같았다.


수채화로 알록달록 채워진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보다 문득 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서 미묘한 색채의 변화를 느꼈다. 자연이 그렇듯 그림에서도 여름에는 붉고 푸르고 쨍한 초록빛이 가득했는데 가을이 되지 노랗고 갈색빛이 섞인 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실제로 자연을 봤을 때 여름과 가을의 색감이 다른데 그걸 미묘한 색감의 변화를 통해 표현했구나 싶었다.


작가의 세심한 관찰로 시골 시장이나 버스, 미용실 간판을 보니 문득 어린시절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분명 어린시절의 평화로운 한때가 떠올랐을 뿐인데 울컥하기도 했다. 추억이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별거 아닌 일상이었는데 울컥하게 만드는 것.


문득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면 어른인 내가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림속의 풍경을 봐도 내가 느낀 추억을 느낄 순 없을테니까. 마치 내가 외국 시골영상을 보는 거랑 비슷하려나. 감상은 사뭇 다르겠지만 어린이와 어른 모두 함께 보기 좋은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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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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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는 검사가 되어보자며 스스로에게 뚝검이라는 별칭을 지어봤던 검사가 인상적이었던 자신의 사건들을 엮은 책이다. 단순히 흥미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본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하게 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책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같은 한국땅에서 평범하게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라 더 마음이 아프고 먹먹했던 것 같다.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먹고 살려다보니 자꾸 죄를 짓게 된 사람도 있었고, 내가 느끼기엔 고소하고 끝날 일인 것 같은데 최악의 상황까지 간 사람도 있었다. 분명 가해를 했고 누군가를 피해를 봤음에도 어느 쪽도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사건도 있었다. 저자가 검사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강하게 남은 이야기들을 엮었을 테니 더 마음에 강하게 와닿는 걸 수도 있겠지만, 참 이렇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흘러간 상황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심신미약에 대해서도 생각이 좀 바뀌었다. 사실 심신미약으로 감형이 되는 것에 대해 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피해자 입장에서 사람이 크게 다쳐 장애가 생겼거나 사망에 이르렀거나 했는데 심신미약으로 감형이 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나 싶어서. 하지만 저자가 어린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얘기한 초원이와 지킬 앤 하이드의 사례를 보면서 심신미약도 필요 불가결한 면이 있구나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사람이 만든 법의 한계를 느꼈다.



묻지마 폭행 같은 사람을 해친 기사를 봤을 때 나는 법이 강하게 그 사람을 처벌해 주길 바랬다. 그래야 치안이 좋아질 거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고보니 막상 내 손에 그 사람을 처벌할 권한이 주어진다면 내가 강하게 그 사람의 처벌을 주장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의 어려움이 느껴졌다.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에게는 강한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음의 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 작은 일면일 뿐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피상적으로만 봤던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은 다른 눈으로 보게 해준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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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에 대한 모든 것 - 누구도 알려준 적 없는 진짜 우주비행사 이야기
루카 페리 지음, 마르코 타빌리오 그림, 황지영 옮김 / 북스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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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주관련 '우주비행사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책을 읽었다. 우주비행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맨 처음 우주여행의 시작부터 최근까지의 역사와 우주비행사들의 우주에서의 생활이 담겨있다. 두꺼운 책은 아니기에 아주 자세하진 않아도 빠르게 훅 읽기 좋았다.



최초로 우주를 비행하고 가장 위험한 임무에 참여한 이들은 사실 인간이 아니다. 동물과 식물, 공팜이 그리고 세균같은 생명체였다. 그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인... 초파리! 초파리와 인간의 유전자가 60% 이상 일치한다니... 읽으면서 헉 했다. 먼지만한 초파리가 어떻게 그럴수가 싶었는데 암튼 초파리는 인간을 대신해 우주에서 중력의 부재, 진공상태와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지 먼저 우주로 가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초파리 뿐만이 아니라 원숭이, 쥐, 개, 침팬지 까지 참 다양한 동물들이 몇십년 간 인간을 대신해 우주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우주비행사들의 일상 파트가 제일 재미있었는데 중력이 없으면 전정기관이라고 부르는 기관이 위 아래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내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상태라니. 다행히 우주 멀미는 며칠이 지나면 사라진다. 뇌가 적응을 하니까. 게다가 우리 몸무게의 70% 는 물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물도 중력이 없으니 몸 속에서 여기저기 움직인다. 어느날은 머리가 부풀고 어느날은 발이 부풀고. 이것들도 심히 몸에 부담이 갈 것 같은데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 문제들도 많았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중력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건강에도 이렇게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줄은 이 책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우주비행을 한다는 것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신체에 작용하는 어려움들부터 우주선을 아무리 안전에 주의해 만들어도 0.1%의 문제발생 가능성이라는 게 있다는 것. 이 0.1%가 5600개의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라는 것. 실제로 목숨을 잃은 이들도 있었다. 우주비행의 역사부터 우주비행사의 생활까지 얇은 책이지만 우주비행사에 관한 내용들을 볼 수 있어 재미있는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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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에 대한 모든 것 - 누구도 알려준 적 없는 진짜 우주비행사 이야기
루카 페리 지음, 마르코 타빌리오 그림, 황지영 옮김 / 북스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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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의 역사와 우주비행사들의 일에 대해 적게나마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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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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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도 여러번 될만큼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만 접해보고 책으로는 아직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마음먹고 읽어보았다. 최근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으로 나왔던 안나 카레니나 영화는 꽤나 재밌게 봤었기에 책에도 기대가 컸다.


첫 시작은 영화처럼 안나의 오빠 스테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수없이 바람을 피우다 결국 이혼 얘기까지 나온 상황에서도 들킨 것에 대한 후회만 있는 스테판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동생인 안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안나는 오빠의 이혼을 막기위해 길을 나서고 기차역에서 내리다 브론스키를 만난다. 안나는 유부녀 였기에 두 사람은 정중한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헤어진다.


안나는 돌리를 설득하며 가정을 두고 바람을 피는 남자들의 성향에 대해 언니보다 잘 안다며 말한다. 남자들은 가정과 바람피는 여자들 사이에 어떤 넘을 수 없는 선을 두고 있다며 제 입으로 그렇게 말했으면서 안나는 결국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도 그렇고 책을 읽으면서도 그렇고 참 의문스러운게 돌리에게 가정을 가진 남자들의 생각에 대해 말할 만큼 사교계와 가정생활에 대해 빠삭한 귀부인이었던 안나가 브론스키와 바람을 피우면 어찌 되리라는 걸 전혀 몰랐을까?


알았으면서 사랑에 빠진거면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일테니 정신적으로 그렇게까지 무너지진 않았을 것 같고,

모르고 사랑에 빠진거면 소설 초반에 보여준 안나의 모습과는 어쩐지 괴리감이 느껴졌다.


영화는 아무래도 짧은 몇시간 안에 3권에 달하는 긴 소설을 넣어야 하다보니 많이 압축된 느낌이 있었는데, 소설로는 안나와 브론스키 뿐만이 아니라 레빈이나 그 주변인물들의 감정선까지 묘사되어 있어 좀더 부드럽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여러 인물들의 감정선을 어떻게 이렇게 풀어냈을까 싶어 이 책이 왜 명작으로 남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불륜이 나오는 소설인데 인물들의 감정선이 잘 나와있다 보니까 보다가 짜증이 훅 올라오기도 했다. 영화 못지 않게 책은 책대로 재미있었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오르면서 배우들이 감정연기를 참 잘했던 거구나 싶기도 했고. 오랫동안 명작으로 사랑받은 책임에도 두꺼워서 망설여진다면 나처럼 영화를 먼저 봐서 인물들의 이름을 좀 익혀놓고 책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본 서평은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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