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힌트
간다 마사노리 지음, 최윤경 옮김, 서승범 감수 / 한국경제신문i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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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자마자 펼쳤을 때 사실 좀 당황했다. 150가지 글이 일에서의 성장을 돕는다고 해서 저자의 경험이 담긴 글로 빽빽히 채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받아본 책은 페이지마다 위쪽과 아래쪽에만 글이 있고 중간이 텅 비어있었다. 


시작하는 글을 읽고나서야 이 책이 왜 이런 구조로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일의 힌트는 읽는 책이 아니라 사용하는 책이었다. 가방 안에 넣어다니면서 일을 하다 막힐 때 펼쳐보거나,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쓰고, 자기만의 수첩으로 만들어 쓰는 책이었다.


일의 힌트에 담긴 150가지 조언은 간다 마사노리가 365일 동안 뉴스레터 형식으로 보냈던 글들을 추려서 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가 경영현장, 영업현장에서 실천하면서 얻은 글들이다. 간다 마사노리는 이 책에 담긴 말은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그와 함께 시행착오를 겪은 2만명 이상 실천자들의 체험을 엮은 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목차는 크게 물건을 파는 힌트, 경영의 힌트, 살아남기 위한 힌트로 나뉘어 있지만, 사실 순서는 그닥 중요한 것 같지 않아 내키는 대로 이곳 저곳을 펼쳐 읽었다. 페이지마다 담긴 짧은 문장은 저자의 실천적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읽다보면 의문이 들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100번 자랑보다 1번 타인의 추천


물건을 파는 힌트 중 하나다. 사실 나처럼 좋은 상품을 검색으로 찾는 데 다소 취약한 사람은 주변 사람의 후기에 영향을 많이 받게된다. 필요한 제품을 찾는 중에 아는 사람이 이거 사용해봤는데 이렇고 저렇고 정말 좋다고 추천을 하면 왠지 좀 더 믿음이 간다. 나랑 안면이 있는데 나한테 나중에 무슨 소릴 들으려고 나쁜 걸 추천하진 않겠지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회사가 제품의 장점을 늘어놓는 데 시간과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렇다면 타인의 추천이라는 무기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나는 떠오른 내용을 책의 빈 부분에 적어넣었다. 이래서 이렇게 빈 공간을 만들어 놨구나 싶었다.


어떤 문장은 눈에 확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문장은 그닥 납득이 되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떤 문장은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 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의 문장에 반발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말에 자극받아 수많은 경영자, 기업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탄생했지만, 그들이 자기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절대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 수 없었을 거라고. 


간다 마사노리는 책의 나오는 가치관을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문장이라도 받아들이는 것도 반발하는 것도 에너지니까 결국 어느쪽이든 재능과 만날 힘을 건네 줄 것이라고. 책의 문장에 반발하게 되더라도 중요한 건 반발의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닥 납득이 되지 않는 문장 밑에도 내 의문을 적어넣었다. 사람의 무의식은 질문을 하면 답을 준다고 했으니 내일이 되었든 언제가 되었든 문득 답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겠지. 책에 담긴 150개의 문장은 읽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마중물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펼쳐보면 힌트를 던져줄 것 같은 책이다.




위 리뷰는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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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이상협 지음 / 드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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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국가 발전과 복지제도를 위해 시민으로서 당연히 내야하는 거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국가에서는 어떻게든 세금을 더 걷으려고 혈안이었고, 국민은 세금을 어떻게든 적게 내려고 애썼던 것 같다. 과도한 세금이 실제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 부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저 권력자의 사익에 쓰인 사례도 많았을 테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국가의 유지와 발전에 세금은 필수적이다. 나라를 발전시키고, 복지제도를 실현하고, 타국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려면 돈이 필요할 테니까. 세금은 인류의 발전과 함께 문화, 정치, 경제 등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쳤다. 문자가 쓰이기 시작한 것도 세금 때문이었다. 사람이 기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는 한계가 있었고, 인구수가 많아질 수록 직원의 봉급이나 임대료, 이자를 계산하는 것을 기억에만 의존해 처리할 순 없었다. 


국가는 말로 운영될 수 없었고, 초기의 문자는 조세의 납부, 부채 및 재산의 소유를 기록한 경제 서류였다. 인류는 조세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문자를 발명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쌀이나 밀이 주식이 된 것도 세금과 관련이 있었고, 국가에서 성벽을 세운 건 이민족의 침략을 막기 위함도 있었지만 세금을 낼 백성이 이탈하는 걸 막기 위함도 있었다.



배 몇 척을 빼앗은 나는 해적이라 비난하고 전세계를 갈취한 사람은 황제라고 칭송한다.


악명높은 해적두목이 알렉산더 대왕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옛 왕들은 타국을 정복해 땅을 넓히고, 조공을 받았다. 자국민들에게도 별의별 명목을 달아서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갈취하기도 했다. 창문세, 독신세, 이교도세, 유방세, 신문세, 소금세 등등. 말도안되는 세금을 보면 해적질과 다를바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배웠던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의 뒷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세금 문제가 있었다. 은행의 시발점이 되었던 유대인의 고리대금업도 그들이 그 당시 천시받던 조세농부의 일을 하다가 시작된 것이었고, 바빌론 유수가 일어났던 건 시드기야 왕의 조공거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치 거미줄처럼 세금으로 비롯된 역사적 사건은 이후의 역사에 또다시 영향을 미쳤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세금을 내는 농부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로마 시민이 누리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면서 중세 농노 제도의 씨앗이 뿌려졌고 시민들은 노예로 전락했다.


비폭력 운동으로 소금행진을 했던 간디는 독립운동 초기, 영국에 납세를 거부하는 비협조 운동을 반대했다. 당시 농민들이 인도 지배층에 납부하던 토지세도 같이 거부할까 두려워 했다는 점에서 간디도 결국 지배층이었던 것이다. 나폴레옹의 가장 큰 위협은 영국이나 러시아가 아니라 세금을 내고 싶지 않은 프랑스 국민이었다. 그는 부족한 재정수입을 약탈로 채웠고 이로인해 수많은 국가를 적으로 돌려 몰락했다.



세금은 반란의 도화선이 되기도 하고, 국가 쇠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은 불과 같아 적절히 다루면 온기를 나누어 좋은 나라를 만들지만 적절한 관리와 돌봄이 없으면 모든 걸 태울 수도 있다. 세금의 공정성에 대한 대립과 갈등은 역사적으로 빈자와 부자 사이에 가장 많았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당연히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한때 빈자 과세가 유행이던 시절도 있었다. 가난한 이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그들이 더 열심히 일할거라나 뭐라나. 프랑스에서는 이에 분노한 농부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역사적으로 하나의 기관이 과세권과 지출권을 모두 가지면,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보다 더 많이 징수하려는 노력이 더 강해진다. 정부는 항상 과도하게 지출하려는 경향이 있고, 입맛대로 수입을 늘리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도 그렇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건강보험의 징수기능과 지출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과세권과 지출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기관은 권력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은 기대보다도 훨씬 좋았던 책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세계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계관세기구에서 현대 관세행정을 소개하러 7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 중간중간에 외국 학자의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도 나와 신선했다. 한편으로는 최근에 봤던 경제 뉴스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세금을 중심으로 엮인 역사적 사건들이 흥미로웠고, 우리나라의 세금 문제에 대해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덕분에 앞으로 뉴스를 보더라도 세금이라는 요소가 어떻게 얽혀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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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비밀
문주용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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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당김의 법칙, 자기암시, 확언,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등등 아마 시크릿 관련 책을 읽어봤다면 익숙한 문구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법칙들을 접하게 되면 의문도 든다. 책에서 본 법칙대로만 현실이 흘러가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거인들의 비밀을 쓴 저자는 시크릿을 제대로 알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12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더 명확하고 실용적인 현실판 시크릿을 찾아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시크릿의 본질을 모르거나 시크릿을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적 조언을 전하고 있다.


진짜 시크릿을 알고 삶에 적용하며 살고 있는 사람은 4% 정도라고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크릿을 오해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적용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망상활성계는 우리가 일상 생활속에서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을 필터링 해주는 기능을 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자극 중에서 알고있는 것, 관심있는 것, 생존에 필요한 것들만 인지될 수 있도록 걸러주는 것이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말은 언뜻 보면 내가 정말 이루어진 듯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건 망상활성계와 관련이 있다. 시크릿의 거인들은 진짜 원하는 것을 상상함으로써 망상활성계가 원하는 그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정보들을 볼 수 있게 필터링을 한다. 망상활성계 시스템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도록 방향과 방법을 계속 보여주는 원리인 것이다.


사실 시크릿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생생하게 상상하면 다 될 것 같고, 환상적이고 꿈꾸는 듯한 얘기라 확 끌리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거인들의 비밀에서는 책 전체를 통해 행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고, 지극히 실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크릿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 자기암시, 확언, 감정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고,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간에 대한 저자의 예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계좌가 있고 매일 1440만원이 입금된다. 하지만 이 돈은 오늘 안에 쓰지 않으면 다 날라간다. 당신이라면 이 돈을 10원 하나까지 싹 쓸건가 아니면 일부만 쓰고 남겨둘 건가? 당연히 10원 한장까지 싹 쓸거다. 나라면.


사실 우리는 매일 계좌를 통해 1440만원을 입금받는다.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예전에 읽었던 심리학 책에서 사람은 이득보다 손실회피 경향이 더 크다고 했었다. 100원의 이득보다 10원의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의미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에 대해서는 손실의 고통을 다소 작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의미없이 시간을 보낸 다는 건 매일 계좌를 통해 들어온 1440만원을 그저 허공에 날려버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심지어 가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지키려 하는 삶이라는 시간을.


실천적인 행동을 강조하다 보니 읽다보면 과거에 접했던 시크릿과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존에 내가 시크릿에 대해 생각했던 부분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짚고, 현실적으로 시크릿을 실천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이다. 다소 영적인 표현으로 이루어진 시크릿이 아니라 삶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짜 시크릿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참고가 될 것 같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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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 - 창작자를 위한 캐릭터 설정 가이드 문제적 심리 사전
한민.박성미.유지현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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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감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어렸을 땐 악역과 선역이 나오면 선역을 응원하고 악역의 행동에 분노하며 봤다면 이제는 선역과 악역의 싸움에 허무하게 죽는 조연도 보이고, 악역이 저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 이유도 생각하게 된달까.


애초에 우리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사회 감시에 대한 강렬한 관심에서 나온다고 했다. 지금만큼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소문을 통해 어떤 사람이 집단에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파악해 상을 주거나 처벌 함으로써 집단을 유지했을 거라고.


베스트 셀러에서 가장 자주 나오고 중요한 주제는 인간의 친밀감과 인간 사이의 연결이라고 한다. 결국 이야기라는 건 사람에 대한 것이다. 그만큼 이야기에 있어서 관심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중요하다.


'문제적 캐릭터 심리사전'은 창작자가 캐릭터를 만들 때 참고할 수 있는 심리학적 내용이 담긴 캐릭터 설정 가이드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10가지 성격 스펙트럼을 알려주고 있고, 9가지 방어기제를 다루고 있다. 성격 스펙트럼은 본래 성격장애 분류에서 출발한 만큼 각각의 개성이 강하며, 그런 성격을 갖게 된 발달상의 서사 부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문화와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도 덧붙였고, 최근 유행하는 mbti에 따른 유형별 성격 스펙트럼 설명을 구성했다.


'창작자를 위한 캐릭터 설정 가이드' 라는 소개문구 답게 분류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술술 잘 읽혔다. 보통 심리학책이라고 하면 창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보니 이렇게 다양한 심리학적 내용이 딱 캐릭터 창작에 필요한 부분들만 추려서 알려주듯 써있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창작자가 캐릭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내용들만 요점정리해서 체계적으로 딱딱 분류해준 것 같았다. 10개의 성격 스펙트럼을 자기확신형과 타인통제형, 불안초조형까지 총 3군으로 분류해 공통적인 특정이 무엇이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었다.


각 성격의 행동특성과 성격발달요인, 어떤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지, 해당 성격의 캐릭터를 설정할 때 취약 상황이나 갈등요인은 무엇인지, 특정 상황에서의 행동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해당 성격과 관련된 키워드까지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필요한 내용들만 요점정리된 노트를 보는 기분이었다. 각 성격 유형별로 mbti에 따라 나눈 것도 꽤 재미있었다.


예전에 한 사이코패스 과학자가 쓴 사이코패스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때 책에서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갖고 태어나더라도 살인자가 되느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멀쩡하게 살아가느냐는 어린시절의 학대경험이 나눈다고 했었다. 똑같이 상대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학대가 없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다면 그 책의 저자처럼 뇌 과학자가 되어 사회에 기부도 하고, 가정도 꾸리는 삶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6장에서는 정신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중인격 장애나 해리성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리플리 증후군, 뮌하우젠 증후군 등 다양한 정신장애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신장애가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다면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 부분은 이 책의 내용만 보고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 좀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의 끝까지 독자를 끌고가는 건 결국 캐릭터다. 캐릭터에 이입하지 못하면 아무리 재밌는 이야기라도 끝까지 보는 건 쉽지 않더라. 아무리 전개속도가 좋고, 쉴새 없이 사건이 터져도 캐릭터가 단순하고 평면적이면 초반에나 재밌지 중반에 다다르기도 전에 접게 된다. 결말까지 독자를 끌고갈 수 있는 입체적이면서 깊이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지만 시중에 있는 수많은 심리학 책을 다 읽자니 막막하다면, 이 책이 캐릭터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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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공식 - 욕하면서 끌리는 마성의 악당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1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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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빌런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 것 같다. 정의롭고, 선한 히어로도 좋지만 사실 나는 빌런 캐릭터를 좀 더 좋아한다. 사연있는 빌런. 스타워즈에서도 다스베이더를 제일 좋아했고, 워더링 하이츠에서도 히스클리프를 제일 좋아했다.



흔히 주인공과 히어로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빌런이 가장 중요하다. 충격적이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슈퍼맨에서 세계 지배를 꿈꾸는 렉스 루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슈퍼맨이 필요했을까? 아니다. 렉스 루터가 없었다면 클라크 켄트는 로이스 레인과 그림 같은 교외 지역으로 이사가 예쁜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히어로가 존재하려면 빌런은 필수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히어로보다도 중요한 빌런을 매력적이게 그려낼 수 있을까? 마냥 불쾌감만 주거나, 으하하하 하고 웃으며, 뻔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캐릭터가 아니라 독자가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만드는 빌런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세상에 이유 없이 나쁜 사람은 없다. 어린이용 만화처럼 그저 나쁘기만 한 과장된 빌런은 곤란하다.



빌런에게도 히어로처럼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과거의 상처가 있고, 그만의 도덕관념이 있으며, 그에게도 소중한 것이 있을 수 있다. 볼드모트도 자신의 애완동물인 내기니를 아꼈다. 다만 히어로와 빌런의 차이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이 달랐다는 것 뿐이다. 히어로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으로 고통스러울지언정 올바른 길을 가려하고, 빌런은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때문에 빌런에게도 히어로에게 그렇듯 캐릭터 아크가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타노스가 생각났다. 여기서 말하는 빌런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게 타노스인 것 같아서였다. 타노스는 빌런이지만 자기만의 가치관과 신념, 도덕기준이 있으며, 부성애도 있다. 그는 자신이 가치있다 여기는 것을 이루기 위해 소중한 존재를 희생하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목표로 하는 것에는 과거에 얽힌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타노스는 진정성도 있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논리성도 있고, 도덕성도 있고, 능력도 있는 캐릭터다. 그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우주 멸망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이타적이고 숭고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히어로가 사랑하는 존재와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처럼.



빌런의 공식에서는 총 13단계에 걸쳐 빌런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히어로와 달리 이야기에 있어서 그림자, 부정적인 면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만큼 10단계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조현병, 강박증, 성격장애 등에 대해 징후와 작가가 알아야 할 부분들도 알려준다. 하지만 빌런의 특성으로 정신질환을 사용할 거라면 조심해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해 다룰 떄는 특정 사람에 대해 낙인을 찍지 않도록 사전에 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책이나 영화가 인기를 끈다면 편견과 무지가 심해지고 잘못된 고정관념이 뿌리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빌런이 곧 갈등이다. 히어로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자 이야기에 갈등을 부여하는 빌런을 누구보다 기억에 남고 뻔하지 않게 만들고 싶은가? 빌런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거나, 히어로에게 강력한 적수가 되면서도 현실감 있는 빌런 캐릭터를 그려내고 싶다면 이 책이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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