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공식 - 욕하면서 끌리는 마성의 악당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1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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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빌런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 것 같다. 정의롭고, 선한 히어로도 좋지만 사실 나는 빌런 캐릭터를 좀 더 좋아한다. 사연있는 빌런. 스타워즈에서도 다스베이더를 제일 좋아했고, 워더링 하이츠에서도 히스클리프를 제일 좋아했다.



흔히 주인공과 히어로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빌런이 가장 중요하다. 충격적이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슈퍼맨에서 세계 지배를 꿈꾸는 렉스 루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슈퍼맨이 필요했을까? 아니다. 렉스 루터가 없었다면 클라크 켄트는 로이스 레인과 그림 같은 교외 지역으로 이사가 예쁜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히어로가 존재하려면 빌런은 필수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히어로보다도 중요한 빌런을 매력적이게 그려낼 수 있을까? 마냥 불쾌감만 주거나, 으하하하 하고 웃으며, 뻔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캐릭터가 아니라 독자가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만드는 빌런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세상에 이유 없이 나쁜 사람은 없다. 어린이용 만화처럼 그저 나쁘기만 한 과장된 빌런은 곤란하다.



빌런에게도 히어로처럼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과거의 상처가 있고, 그만의 도덕관념이 있으며, 그에게도 소중한 것이 있을 수 있다. 볼드모트도 자신의 애완동물인 내기니를 아꼈다. 다만 히어로와 빌런의 차이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이 달랐다는 것 뿐이다. 히어로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으로 고통스러울지언정 올바른 길을 가려하고, 빌런은 과거의 상처에 대한 반응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때문에 빌런에게도 히어로에게 그렇듯 캐릭터 아크가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타노스가 생각났다. 여기서 말하는 빌런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게 타노스인 것 같아서였다. 타노스는 빌런이지만 자기만의 가치관과 신념, 도덕기준이 있으며, 부성애도 있다. 그는 자신이 가치있다 여기는 것을 이루기 위해 소중한 존재를 희생하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목표로 하는 것에는 과거에 얽힌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타노스는 진정성도 있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논리성도 있고, 도덕성도 있고, 능력도 있는 캐릭터다. 그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우주 멸망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이타적이고 숭고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히어로가 사랑하는 존재와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처럼.



빌런의 공식에서는 총 13단계에 걸쳐 빌런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히어로와 달리 이야기에 있어서 그림자, 부정적인 면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만큼 10단계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조현병, 강박증, 성격장애 등에 대해 징후와 작가가 알아야 할 부분들도 알려준다. 하지만 빌런의 특성으로 정신질환을 사용할 거라면 조심해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해 다룰 떄는 특정 사람에 대해 낙인을 찍지 않도록 사전에 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책이나 영화가 인기를 끈다면 편견과 무지가 심해지고 잘못된 고정관념이 뿌리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빌런이 곧 갈등이다. 히어로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자 이야기에 갈등을 부여하는 빌런을 누구보다 기억에 남고 뻔하지 않게 만들고 싶은가? 빌런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거나, 히어로에게 강력한 적수가 되면서도 현실감 있는 빌런 캐릭터를 그려내고 싶다면 이 책이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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