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연애
김영은 지음 / 팬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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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영화 <오싹한 연애>의 영화관객수를 보니 150만. 개봉일자를 고려해 보았을 때 적지 않은 관객수로 선전하고 있었다. 원작은 감독이고, 소설가는 작가. 요즘 흔히 보이는 OSMU일터. 그래서 뻔한 기획 상품 아닐까 하는 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 꽤 볼만했다. 귀신과 귀신을 볼 수 있는 여자 그리고 그 사이의 한 남자라는 삼각관계 속에 인간의 소외를 그리고 있었다.

내가 유심히 보게 되는 건, 귀신에 대한 의미가 현실에 있어 비유적으로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다. 현실 속에서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다가 어느 지점에서 타협하고 결혼에 골인하고 평생을 동지처럼 잘 살아보자고.. 이만하면 됐다고.. 하면서도 마음 한 켠을 누르는 부담감은 현실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무지와 미래에 대한 불확신. 어쩌면 그것이 이 귀신의 의미였지 않을까?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그 모호함. 인간의 숙명적 한계선 위에 놓여진 게 비단 사랑 뿐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그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또 한편으로 히키코모리적인 삶을 사는 여리가 귀신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도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신선하다. 여태까지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귀신은 두려움의 대상, 한이 서린 존재로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나 귀신에 대한 것들이 많은가. 놀이공원에 가면 귀신의 집이 있고, 할로윈 파티문화가 한국에 들어온 후 때마다 아이들이 귀신 복장을 하면서 돌아 다니고, 귀신 소리와 신음 소리가 묘하게 디졸브되어 작품마다 사용하기도 하는 등등.. 하지만 정작 그것들에 대한 고민은 해본적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신선했다. 그리고 주인공의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삶에 대한 것 결국 그것이 삶에 있어서의 무지와 미래에 대한 불확신으로 의미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작가의 세공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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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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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무신론자도 아니면서, 종교에 대한 강요나 강권을 싫어하는 편이다. 산에 가면 산사를 찾고, 간혹 여자친구를 따라 교회를 가기도 하며, 소위 수도원이라 불리우는 인적 드문 성당에도 서슴치 않고 들어가보는 편이다. ‘신’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을 자체를 따지기 보다는 내 마음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한다면, 그게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듯 싶다.

내가 틱낫한 스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었을 때부터이다. 르몽드 지 인터뷰에서 기자가 물었다. “당신은 불교신자인데..” 라는 전제에, 틱낫한은 말을 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크리스찬입니다.” 이에 당황한 파란눈의 기자는 “당신은 승려가 아니십니까?”라고 묻자, “나는 크리스찬으로서 풀리지 않는 삶의 진리들을 풀기 위해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뭔가 신선한 찰나를 맛보고 나서야 비로소 진지하게 틱낫한 스님의 발자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틱낫한 스님은 화가 우리 내면에 있는 아이의 상처에서 왔다고... 감성에 순수하고 여리고 성장과정의 상처를 오롯이 품고 있는 그 아이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 두었던 그 아이의 고통이 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로 촉발되어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그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는 우리의 화도 고통도 치유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인정하고 다독여 주고 이야기하고 달래주는 과정을 거쳐 내 안의 아이를 치유하게 되면, 상대방의 내면에 있는 아이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와닿은 것은 그 아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마치 부모가 자식을 대할 때 내리사랑으로 키우듯이 해야 하며, 동시에 자신의 부모가 행했던 과오들 - 조급함, 이기적인 욕심 등 - 을 범하지 말고 그 아이를 칭찬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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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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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스토리와 사건은 단순하다. 가정 불화가 있던 방황하던 청소년. 그에게 유일한 낙은 남들처럼 이성교제도 아니고, 성적문제도 아니었으며 오직 스케이트보드! 그래서 소위 고수들의 집결지이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공간인 파라노이드 공원에 가려고 친구와 약속한다. 하지만 친구와의 약속은 순탄치 않고 우연히 만난 파라노이드 공원의 일행들과 어울리다가 사고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로 인해 방황과 번민하는 심리묘사 과정이 디테일하게 담겨져 있다.


사고사가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라는 집단에서 오는 두려움, 이로 인해 부모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까봐, 그리고 대학진학을 못하게 될까봐 신고하지도 못하고 도망치는 주인공. 어린 나이인 만큼, 지나치게 예민하고 심각하고... 어쩌면 성장이라는 것은 사회 고난에 어느정도 무던해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는 것이 아닐까?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경험의 축적에서 레벨업 되는 것인데, 그 과정이 불분명하다. 첫사랑의 아픔에 가슴앓이 하다가 또다시 찾아온 사랑에 긴가민가 하면서 받아들였다가 또다시 상처받고... 그러다가 어느 정도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무던해 지는 과정처럼 인생도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현재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적합한가를 묻는다면 또 다른 차이가 있긴 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청소년 시절 처음 읽었을 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면이 있다는 것 때문이다. 시대와 상황 국가의 차이도 있겠고, 이를 받아들이는 리액션도 다르다. 하지만 그 톤앤 매너만큼은 유사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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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랑 - 대한민국 심리학자 황상민의 짝과 결혼의 대중심리학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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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짝, 사랑...

이 책은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프로그램 <짝>의 자문을 하고 있는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첫 느낌은 ‘동화 속 이야기의 해피엔딩! 즉, 그렇게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리고...’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를 담아내는 항목과 분류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실제 있었던(혹은 있음직한) 이야기를 토대로 항목을 나누어 분류를 하여 읽는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무리군에 있냐는 것을 돌아보게 해준다. 이것은 환상이 아닌 현실인 결혼생활을 짚어주면서 한국사회이기에 있을 법한 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주고 있다.


어릴 때는 나이가 들면 다들 짝을 맞추어 결혼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결혼이라는 나이가 주위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되어가면서, 그렇지 않고 싱글로 혹은 돌싱으로 사는 이들이 많아졌음을 알고,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정말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구나”하는 데서 오는 자조 섞인 한숨이었다면 과연 나만의 일이었을까?


영화 역시 <결혼은 미친 짓이다> 였다. 그 영화에서 배우 엄정화는 감성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감우성)와 경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 경계선을 넘나든다. 여기서 감성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는 경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에게 가라고 한다. 왜? 라는 질문에 배우 감우성은 ‘넌 남에게 보이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라도 답한다.


이 내용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 책의 챕터 중 “당신을 알면, 당신의 짝이 보인다.”라는 챕터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물과 얼음이 똑같이 H20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것이 다르듯 결혼생활 역시 ‘사람*상황’이라고 짚어준다. 즉 자신을 알고 배우자를 알고 상황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건(경제적 능력, 외모 등등)만 맞으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면서 결혼한 이들이 이혼으로 종결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꼬집는다. 이 부분은 상당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외모에 끌릴 수도 있고, 능력에서 오는 매력에 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조건이지 그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 사람의 됨됨이와 그 사람과 자기와의 어울림 외에도 환경 변화 앞에서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을만큼의 유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조강지처의 의미를 짚어준다. 함께 오래 산 짝이라는 게 그 핵심이라면서, 사랑과 조건 등등의 것들이 시작이 될 수는 없겠지만 결혼생활을 끌고 나가게 해주는 것은 이해와 노력이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조목조목 짚어주는 저자의 글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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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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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

처음 내 눈을 붙잡은 것은 바로 주인공의 무기가 바로 칼이 아닌 총이라는 점이었다. 일본하면 사무라이.. 검과 칼의 역사가 대부분인데 임진왜란 때 조총이 사용되어 전세가 조선에 불리했다는 구절이 새삼 떠올라 신선했다.


전체 내용은 기존의 무협지와 비슷했다.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자가 대세에 휘말려 악전고투하고 자신을 몰아넣은 회오리 속에서 찾으려 했던 것과 실제가 달랐다는 것!


그 시대의 명사수가 빌어먹을(?) 재주를 탐낸 도자와 가문의 한에몬 때문에 할아버지를 잃게 되고, 이로 인해 전쟁에 참전하게 되는 어린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칼로 흥하면 칼로 망한다”는 글귀의 원래 의미를 제쳐두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면, 그 흥망을 본인이 자초한 것도 있지만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악용한 제 3자에 의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례가 많다.


오늘날 많은 재주과 재능있는 자가 시스템을 장악한 권력에 휩쓸려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의 결론에서 보여주는 무사의 정신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진부하기도 하고 지긋지긋하기도 한 ‘도’를 언급하지만, 오히려 어느샌가 사라진 이 ‘도’가 그리워 지는 시대이기에 여운을 남겨준다.


또 한편으로 눈길이 가는 캐릭터는 한에몬이다. 군량미가 불태워져 할 수 없이 고타로를 전쟁에 불러 들이지만, 자책하고 고뇌하는 점에서 어쩌면 이 시대의 일반인과 더 닮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천재와 이를 곁에 둔 이의 콤플렉스는 전쟁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의 예술 분야에서도 동등하게 나타나 있기에 오히려 인간적인 고뇌를 잘 반영해서 그랬던 것 같다.


저자 와다 료의 ‘노보우의 성’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이 책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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