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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 -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직장인들을 응원하는 책
양은우 지음 / 영인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굿바이 동물원> 예시로부터 시작된다. 소설 속 이야기는 한국 직장인들의 현실에 천착한 현상을 기반으로 나아가 ‘동물원 알바’라는 소재로 희화화되는 듯 하지만, 그 속의 날카로운 가시가 현실 속 ‘나’에게 기시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기에.
이 책을 읽는 나는 30대 중후반의 직장인으로서, 점차 40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책의 초반부는 사실 40대 전후의 번민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며, 저자가 인생의 선배로서 동병상련의 정을 담아 위로해 준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상태이고, 왜 이러한지를 깨닫게 해주면서,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 사회인들의 성장통이자 아픔임을 이해시켜 주며, 다음의 내용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더이상 견딜 수 없을 때마다 이직이라는 선택을 통해 불안을 극복하려 했다. 하지만 이직 이후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직과 함께 나의 업무 능력이나 업계 사람들과의 관계도 리셋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이 문구를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이에 비해 이직을 꽤 했던 편이다. 업계가 융복합 되면서 경계가 사라졌고, 그 도전이라는 시도가 늘 이직으로 뒤 따르며 이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직에 큰 기대가 없다. 연봉 얼마가 오르느냐가 중요하다기 보다 과연 나의 40대 50대를 보낼 것인가 하는 점에서 고민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위에서 지적한 대로 도전 이라는 명분 보다는 이직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의 새로운 정치에도 적응하는 게 피곤하다 느껴지기 때문이다.
“역설처럼 들릴지라도 직장인들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전문 역량을 키우고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미래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는 것만큼 가능성이 높은 해결책도 없다. 이것이 바로 ‘자기 전문화’의 개념이다. 자기계발이 아니라 자기 전문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한 것은 '자기전문화'와 ‘킬러 애플리케이션’(다른 경쟁 관계에 있는 것들을 모두 물리치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 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계기를 회사 내에서 찾으라고 말하고 있고,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면서 역량까지 넓혀 나아가라는 말이다.
과거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그러한 시간과 노력과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이라는 것은 그렇게 핑크빛 전망만 보고 진행했을 시 업무 과다로 인한 번아웃 신드롬을 겪었었고, 또 일이 잘못 되었을 때 그 책임을 모두 짊어 지어야 했기에 상처를 입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의 숙명이며, 또 지나고 보니 그토록 열정을 불태웠던 번아웃에 다다르게 소비되었던 시간들이 바로 나의 스펙트럼을 넓게 해주었던 자양분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나에게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타인에게는 그것이 굉장해 보이기도 하기에.
다시 한번더 노력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