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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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백의 신부> 중에 하백(남주혁)이 윤소아(신세경)에게 읽어주는 부분이 나온다.


- p19

우리는 어떻게 만났을까요.

어느 날 나비 한 마리가 꽃잎처럼 날아들어

작은 떨림을 만들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만나 여기까지 왔을까요...

당신의 사랑과 나의 사랑이 겹쳤던

봄날의 모퉁이.

돌연한 기적..

거리를 걷다 슬그머니 잡았던 손..

전봇대 아래 민들레가

환하게 흔들리던 시간..

 

우리는 어떻게 여기 먼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을까요.

사랑을 지나와 사랑에 당도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랑 앞에서 우연이라는 건

없다고 믿게 됐어요.

한 사랑을 위해 우주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까지 계산한다고

믿게 됐어요.

기적 같은 필연,

내가 당신 앞에 설 수 있었던 걸

한낱 우연으로 돌리긴 싫었던 거죠.

 

그러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차마 읽지 못했던 문장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는 거죠.”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과 감성적인 여행지의 사진 한컷들로 채워져 있었다.

 

저자 최갑수는 시인이며, 여행작가이며 사진작가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이를 모아 많은 책을 남겨주었다. 이전에도 그의 책 <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를 감명 깊게 읽었기에 이 책 역시나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니 더욱더 만족시켜 주었다. 그 여행에 항상 사랑이 함께한다. 이는 곧 세상을 보는 그의 시선이 따뜻하기 때문일 것이고, 그 따뜻함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며, 그가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기 위한 훌륭한 이유가 되기도 하죠. 사랑도 그럴 겁니다. (p27)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내 그림자와 함께 낭비했던 시간들이여. 낭비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p70)

내가 당신과 살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 (p82)

아마도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우리 삶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으며 어느 한순간 핸들을 틀어 90도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p104)

뒤돌아보면 지금도 우리는 멀어지고, 사라지고 있으니...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말해둘 것. 말할 수 있을 때 미리 말해둘 것. (p147)

돌아가서는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함께 떠나자는 말을 해야겠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일 테니. (p213)


에세이라서 이야기 흐름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고, 또 관련 내용과 나와의 운명을 기대하며 무작정 어떤 페이지를 잡히는 데로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렇게 펼칠 때 마다 순간 몰입되었고, 정신없이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페이지를 꽤많이 넘기게 되었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화두로 다양한 빛깔의 사랑에 관한 문장을 소개하며, 이를 여행의 순간순간들에 맞춤으로서 그 시너지가 더욱더 커진다. 그래서 여행지의 이국적인 풍경에서 오는 이국적인 감성과 함께 그 문장이 마음 속으로 스며들게 해주는 것 같았다.


책을 볼 때 그 페이지에 인덱스를 붙여두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며 형광펜 체크를 해놓는데, 이책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거의 모든 페이지가 그러했고, 오히려 타로카드처럼 그 순간 나의 마음을 흔들어줄 운명같은 페이지를 무작정 펼쳐 만나는 문장이 곧 삶이라는 연속성 중에 지금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작가님의 역시나만족시켜줄 다음 책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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