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드라이라는 제목의 의미..

건조한.. 타들어가는.. 가뭄..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부제의 의미..

비참하게 죽은 일가족 장례식장에 모인 마을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부러워하며 편하겠다고 질투한다. 가족의 죽음에 질투할만큼 힘든 극한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깡말라버린 강, 긴 가뭄으로 인해 대충 씻어야 하는 샤워, 손실을 막기 위해 모두가 총을 다루고, 토끼까지도 죽여야 하는 상황, 마른풀과 뜨겁고 건조한 바람, 대출과 이자 그리고 불황 , 주민들의 폭발직전의 스트레스, 황폐해져버린 인심 등이 그들을 말라죽이겠다는 지옥 같은 곳이었다.

 

옛 친구의 죽음은 시간을 훌쩍 과거로 되돌려, 닫혀있었던 마을을 떠난 친구와의 비밀이야기를 소환한다. 그리고 이를 드라이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쏟아내기 시작한다. 지나치게 다크하거나 소름끼치게 잔인한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성, 톤에 있어 절묘한 궁합이 메마른 이야기에 지친 주인공들에게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가 딱 맞는 이야기를 찾아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창작해 냈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 딱 맞는 이야기를 찾고 쓰고자 얼마나 노력했을지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 책의 띠지를 보면 "모든 페이지에 비밀이 담겨있다. " 라고 되어있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과거에 있었던 진실들이 쓰여져 현재의 이야기와 동시에 교차진행되고 있다. 가뭄으로 퍽퍽해진 현재와 푸른 숲이 있고 강물이 흐르던 과거의 대조적인 이야기를 읽어 나가며 처음에는 그 비밀이 뭔지 눈치채기 어렵다. 그러다 소설의 말미에 그동안 던져놓은 장치(seed)를 정말 탁월하게 활용하는 것(seed)을 보고 놀랐다. 건조한 톤이 지속되는 중반부까지 약간은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후반부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그 건조했던 장면들이 보다 뚜렷한 청사진으로 집중되며 정신이 또렷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본다면, 장치(seed) 때문에 "모든 페이지에 비밀이 담겨있다. "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단지 여러개의 파편에 지나지 않던 것들이 진실을 드러나자 그것들이 어떻게 진실의 파편으로 부서져 었고, 각기 그 파편들은 변형되어 의심을 일으키고, 비밀로 숨겨졌으며, 진짜 피해자는 누구이고, 가해자는 누구인지 명확해졌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다시 한번 처음부터 읽어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