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행이 되다 : 작품이 내게 찾아올 때 소설, 여행이 되다
이시목 외 9인 지음 / 글누림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어떻게 보면 여행과 소설은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소설이란 정적인 행위이고, 여행은 동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여행길에는 늘 책을 한권씩은 지니고 가게 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그 여행이 어떤 것인지 짚어준다.

 

 

아침이란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첫시간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끝나지 않은 일상의 반복이다. 그 때 필요한 것은 여유이며, 그것은 곧 시간과 시간 사이의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을 찾는 방법이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적 연상작용이 무척 와닿았다. 이전 직장 생활에 지쳐 직장과 직장 사이 3개월의 공백기를 가졌고, 이를 여행을 통해 비로소 완전한 을 얻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획단계에서 시리즈로서의 짝을 지니고 있다. 한 권은 작품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권은 작가를 중심으로. 이는 작가의 생애나 문학적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공간과 작품에 주요 소재로 등장해 스토리가 풍성해진 공간이 달라서라고 말한다. 작가 파트에선 작가의 삶과 작품이 공간과 맺은 관계를 들여다 보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작품 파트에서는 작가와는 별개로 작품 속에 드러난 공간 자체나 공간에 배인 작품을 이야기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기획단계라기 보다 문학 본연의 본질을 기획으로 담은 게 아닌가 싶다. 보다 잘 팔리는 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야기라는 본질을 반영한 기획! 이야기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와 닿는 찰나를 재미있게 풀어낸 것일테고, 그런 이야기 들이 모여 바로 그 작가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담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러운 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전개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될 때쯤,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이끄는 여행이야기가 나오고, 또 마무리로 문학기행을 떠날 수 있게 문학을 거닐다라는 팁으로 정리해 주어서, 작가들의 글과 그리고 그 글들을 묶는 대표 작가의 배려와 아이디어가 참신하고도 고마웠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진들을 면면히 살피다 보니, 이미 읽었던 작품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모든 문학 작품에는 배경이 있고, 근원이 되는 정서가 있다고 본다면, 이 책은 바로 그 곳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래서 잠시나마 이 책의 페이지를 따라 간 그 곳에는 현대인으로 살아가느라 무뎌진 감수성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자연 그대로의 나를 보다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싶다. 또 만약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개개인의 그 곳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여행계획을 잡아주는 것 같아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