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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ㅣ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지음, 김난주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식(食)'의 관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주목한 책이다. 먹방이니 뭐니 하면서 먹는 게 세상의 전부인양 되어가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소설가의 작품들을 ‘식’의 관점에서 본다는 점은 기발한 기획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또,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이 저자라는 것도 왠지 웃기면서도 참신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의 책을 모두 읽어보지 않았던 사정도 있지만, 하루키의 책 자체가 소위 ‘훅’이 있는 컨셉으로 책을 쓴다기 보다는 소위 일본 작품이라 불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터라 기억에 강하게 남는 경우가 없다 보니 사실 책을 보면서 내용이 새록새록 생각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파게티, 샌드위치, 메인 디시, 제이스 바 또는 술 안주, 그리고 디저트로 나눠 놓은 다섯 개의 주제와 그 주제별로 몇 가지 음식을 소개하고 있어, 음식에 문외한이면서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요리 수준이어서 그것만으로도 나름의 의미와 재미가 있었다.
요리의 출처가 작품의 어디인지 밝히고 있다 보니, 이 책을 기본으로 새로운 음식에 도전도 해보고, 그동안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한 채 책꽂이 한 편에 놓여 있는 하루키의 책을 다시금 읽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외에도 ‘음식이 있는 풍경’이라는 꼭지로 풀어놓은 작은 내용들이 재미 있었다. 어쩌다 31 아이스크림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던킨도너츠는 어떤 의미인지, 또 실제 작품 속에 나오는 곳은 어떠한지 등등 말 그대로 음식과 관련한 장소, 문화 등을 소개하는 부분이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이러한 팬덤이 있다는 사실과 이런 ‘먹을 거리 향연’이라는 또다른 재미를 발견한 팬쉽이 부러웠다. 나아가 더 부러웠던 것은 이렇게 한 작가의 소설을 곱씹고, 이를 함께 나누는 팬이 있는 일본의 순수문학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