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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7월
평점 :
최근들어 부쩍 개인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20대에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나 싶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래서 사회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미쳤으며, 다시 사회로 영향을 미쳐 그 여파가 순환되는지가 궁금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시끄럽고 불안하며 골치아픈일 천지가 되면서 오히려 시선이 사람들 내면에 머물게 된다. 한편으로는 휴머니스트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위의 말이 이 책의 전체를 꿰뚫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심리에 대해 상담을 할 때 3대에 걸쳐진 인간관계와 배경을 알아야 객관적으로 내담자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내담자의 마음을 헤아려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하는 상담자의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장은 감정조절에 대한 개념 소개이고, 2장은 감정조절에 바탕이 되는 우리의 뇌에 대해 뇌과학을 측면으로 살펴보며, 3장은 애착유형들에 대해 살펴본다. 4장은 사회적 안전감에 대해 다루며 5장은 증상과 해결책을 담고 있어 1~4장에서 배운 기본 개념과 지식을 보다 깊이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무엇보다 와닿았던 것은 트라우마의 대물림이었다. 영화 <국제시장>을 예로 들면서, 아버지와 자식에 있어 어떻게 트러블에 대한 사례가 무척 인상 깊었다. 당시 아버지에게 있어 삶이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텨내야 하는 것이었고, 행복이란 소위 먹고 사는 문제로 개념화 되었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내면서 이룬 것들과 아들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대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버지로서 전부는 아닌 세상이 되었고, 그게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의 의무였지, 아버지의 역할은 아니었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트라우마란 그런 것이었다.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90년대 말 IMF 광풍 역시 그랬었고, 그렇게 벗어나고 회복되고 나니 다시 경제침체라는 국면에 다다랐다. 과연 나는 어떠한가부터 시작해, 나는 어떤 아들이었으며 장차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할지 까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가난은 물려주지 않겠다던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가 남긴 트라우마는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그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굶어죽지 않는 세상이 왔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그렇게 의무를 짊어지다 사라져 가는 자들의 후손으로서 나는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다음 세대에 무엇을 전해주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