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 요즘 연애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연극은 끝났다.”

내가 30대의 연애를 하면서 거듭 깨닫게 되는 결론이다.


얼마전 우연히 작곡가 유희열님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연극은 오래 가지 않는다.”


연극타령일까

20대 남자의 연애는 어쩌면 연극의 연속이 아닌가 싶다. 연극이라는 말 안에는 도전실패그리고 성숙이라는 말로 귀결된다. 남자의 연애는 보통 이러하다. 소위 예뻐서, 몸매가 좋아서, 착해서, 애교가 많아서 등등으로 정리되는 여성 매력포인트에 꽂혀 구애를 하고 프로포즈를 하는 과정에서 도전과 실패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행착오를 줄여 연애가 시작되면 그에 어울릴 법한 혹은 그러한 장점 뒤에 숨어 있는 단점들을 바다 같은 마음으로 포용해 줄 수 있으리라 믿으며 자신을 맞춰 나간다.


하지만 연애가 지속될 수록 무엇인가 이상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무척 버겁고 힘들게 된다. 그래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오다 보면, 여성분들은 변했다고 평한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진실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 ‘연극을 지속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뿐이다. 연극이 끝나고 나면 배우도 스태프도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듯이, 남자의 사랑 극장24시간 지속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자들은 변했다고 평한다.


그렇게 30대가 되면, 약간의 연극과 라는 타협점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아니 의 찌질함과 단점에 보다 집중하게 되면서, 서로 기댈 수 있고, 세렝게티 같은 사회생활에서의 생존이라는 미션을 함께 헤쳐나갈 팀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천이 제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첫 달엔 상처의 종류를 분석하느라 애를 먹었다. 미진이가 내게 준 상처는 어떤 종류일까. 날카로운 창에 찔린 것처럼, 범위는 좁지만 깊은 상처인 걸까. 커터 칼에 난도질을 당한 것처럼, 얕지만 넓게 퍼진 상처인 걸까, 지금 타는 듯한 아픔은 팔팔 끓는 물에 데인 화상과 비슷한 걸까, 영하 백 도의 냉기가 파고드는 동상에 가까운 걸까.

두 번째 달부터 네 번째 달까지는 각각의 상처를 입었을 경우를 가정하고 어떤 상처로 여겨야 조금 덜 아프게 느껴질지를 생각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리고 다섯 달째가 되자 그 과정마저 의미가 없어졌다. 아픈 건 아픈 거지, . 정체를 알 수 없던 이별의 상처는, 그 정체를 제대로 분석하기도 전에 그렇게 금방 아무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면 회복력이 더디다는데, 다행이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 4인은 그러한 과정을 겪는 중이거나 겪고 난 이후 데미지를 입은 상태이거나 혹은 휴식기를 얻은 이들이다. 소설 형식을 빌어 4명의 <섹스 앤 더 시티 남자편>을 듣다 보면 웃다가 멈칫하다가 찌질하다가 책장을 조심스레 덮어놓고 회상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깨달은 것...

어쩌면 사랑 극장은 끝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연극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죽을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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