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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신 -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일 것인가
최철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평점 :
협상의 신
우리는 매일 협상을 한다. 마치 하루하루 숙제를 해야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 숙제는 하루에 한번이 아니라 시시각각 찾아온다. 부모 자식 간, 직장 상사 부하직원 간, 친구 간, 부부 간 등으로 말이다. 어쩌면 그 협상 속 핵심이 ‘선택’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복잡해진다.
이 책은 ‘전투’와 ‘전쟁’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전투’는 한번의 싸움에 대한 것이고, ‘전쟁’은 그 싸움의 연장선 상에서의 보다 큰 개념이다.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지만, 전쟁에서는 이길 수 없다면 이는 실패한 전투일 것이다. 반대로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이는 값진 전투일 것이다.
협상도 그러한 것 같다. 저자는 ‘이기는 협상’과 ‘성공하는 협상’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궁극적으로는 후자가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상대의 요구를 최소한 받아들이고, 내 요구를 최대한 관철해 일방적으로 ‘성공적’이라고 일컫는 협상을 ‘이기는 협상’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이 보다 더 높은 클래스인 ‘성공하는 협상’이란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가치’를 충족시키는 협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전투와 전쟁 개념과 비교해본다면, 당연히 ‘성공하는 협상’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한번의 협상으로 끝이 나는 것이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협상안에서 말을 잘하고, 이기기만 해서 상대방에게 박탈감과 다음 협상안에 대해서는 꼭 이겨야 한다는 분노를 일으킨다면 이는 결코 잘한 것이 아닐 것이다.
저자가 예를 든 세계대전의 예는 더더욱 와 닿는다. 세계 1차대전 이후 전쟁보상금을 내야했던 국민들로 하여금 2차대전에 대한 지지는 히틀러 한명의 작품이 아니라, 협상에서 졌던 이들의 다음 협상안이었던 것일 것이다.
또, 3천 달러를 받겠다는 아인슈타인에게 1만 달러를 준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장,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서 업무가 아닌 등산 얘기를 늘어놓는 임원 등 얼핏 보기엔 이해가 안 가지만 상대와 힘겨루기를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의 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협상 전략들을 흥미진진하게 알려준다. 이 밖에도 미국 남북전쟁과 오늘날 대북문제, 그리고 청계천 복원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주민 간의 협상이라든지, 한국과 EU의 FTA 협상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요 협상 사건의 뒷이야기도 들려주며 과연 ‘성공하는 협상’이란 무엇인지 이야기 해주면서, 현실에서는 ‘이기는 협상’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눈을 뜨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