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서사는 참 특이하다.
마약중독 부모와 학대당한 자매, 그리고 평생 사랑을 부정당한 옆집 게이 노인을 중심으로 풀어가면서 자매와 게이 노인의 독백이 1인칭으로 중간중간 마치 영화 ‘인서트’처럼 들어가면서 그 것들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제일 처음 질문의 답까지 다다르게 한다.
“과연 자매는 부모를 왜 죽였는가? 그리고 왜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매장했는가?”
이 매력적인 물음이 내용의 흡입력이 때문에 어느새 잊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론에서 자매가 헤어지기 싫어서라는 답에 마지막 강펀치를 맞고 아찔해 진다. 그 결론과 이어지는 작가의 말이 특히 눈길이 간다. 영국의 빈민가에는 마약과 알코울에 취해 사는 부모가 많고, 이 때문에 생활보조금을 다 써버리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게 너무 힘들어서 술집 앞에서 아버지가 그 생활보조금을 다 쓰지 않고 나오길 바라는 아이들이 앉아 있는 풍경이 무척이나 흔하다는 것이 슬펐고, 그게 영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또, 각자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 때문에 이를 발현시키지 못하던 자매. 그녀들에게 아버지라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딸을 성폭행 하고, 이를 서로 알기에 자매들이 아버지의 죽음이 각자 상대방이 ‘살해’ 했을 것이라고 믿고 이를 발설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삶의 무게와 애증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짐작이 가 안쓰러웠다.
그리고 아버지를 진짜 죽인 범인이 소녀라는 것을 안 노인 레니가 자매를 위해 말없는 희생을 감행하면서 뭉클한 순간이 있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새로운 가족들 사이에서 서로를 위하는 중에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는 자매들의 모습은 제목 ‘벌들의 죽음’이 아닌, ‘벌들의 비상’처럼 여겨져 더더욱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