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떠오른 신예..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읽게 되었다. 아니 떠오른.. 촉망 받는 신예라서 선택했다기 보다는 성장과정 속에서 그녀가 접했던 다양한 국가와 문화가어떻게 케미스트리를 일으켜 글로 녹아들었을까 하는 게 궁금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듯 하다.

 

책 디자인과 관련하여 특별히 생각한 적은 없다. 어느 정도 생각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그 뛰어나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 있어 참신하다는 느낌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마치 뮤직비디오의 연출처럼 노래의 내용을 드러내든지 아니면 그 이미지를 함축하든지 혹은 조금은 다른 이미지로 이종결합하는 듯한 게 책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열림원의 띠지를 활용한 책 디자인 기법은 신선했다. 이 책은 장르를 뛰어넘는다는 게 우선적으로 눈에 띠는 특징인데 이 띠지가 그런 부분을 어필한 것 같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책이 몇부가 팔렸느니 작가가 누구라느니 하는 마케팅적 카피라이팅과는 상반되게 조금만 책의 내용과 작가의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면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오묘하다..
이 책을 압축하자면 이렇다. 어찌 보면 이야기는 단순하다. 건조할 만큼 단순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매일 오후 네 시부터 여섯 시까지 이웃집 불청객과 보내는 이 2시간 동안의 상황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마치 부조리극을 보는 듯이 "그렇소", "아니오" 혹은 긴 침묵만이 이어지는 그 대화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긴장감이 넘친다.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서로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표정과 말투 행동이 심각한 상황과는 반대로 위트 있게 펼쳐진다. 무거운 주제 같은데 지루하지 않게 하는 작가의 스타일에 조금씩 매료되며 책에 빠져들게 된다. 중독되듯이 말이다.
살아가는 동안 사람이 지켜내야 하는 예의란 것이 어느 선까지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막바지에 툭 하고 던져놓은 듯 마침내 드러나는 반전은 독자에게 궁극의 질문을 던진다.

 

‘나’란 내가 알고 있는 ‘나’인가?
를 시작으로한 책장을 덮은 후 떠오르는 속사포 같은 질문들이 머리 속을 맴돌며 책의 취기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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