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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평점 :
처음에는 여성들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만 하는 줄 알고, 조금은 눈길이 가지 않았다. 깊이의 문제가 아니라 저마다 이야기가 갖고 있는 특수성, 쉽게 말해 소재주의에 입맛이 중독된 상태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많은 여성작가들이 회자하는, 여성으로서 살아가기에 있어서의 고단함을 그린다거나 상처 등을 그렸을 거라는 막연한 추측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소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주는 깊은 여운들은 하나의 단편을 읽을 때마다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콩쥐 마리아>라는 단편소설은 양공주인 주인공의 토로와 그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다. 도움을 줄 때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보은하겠다던 가족들은 그녀에 의해 자신이 만들어 졌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한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에 의해 모멸감에 휩싸여 자신을 숨기던 주인공이 ‘아나운서’라고 불릴 만큼 뻥이 심한 노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자질하듯 이야기 하는 그녀의 심정, 그리고 나아가 사회적 이슈 거리로 만들어 진 이후 남긴 말이 무관심해졌다는 것...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뜻도 되겠지만, 더이상 상처로 인해 놀랄 것도 없다는 자조적인 그 심경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쿵하고 떨어뜨리게 만든다.
그렇게 단편들을 지나고 마지막 이 소설의 제목이자 단편의 제목인 <건너편 섬>을 읽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전에는 섬이 아니었는데, 삶 속에서 점점 거리가 생겨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고 받는 관계를 그리는 게 아닌가 싶다. 섬이라고 완전히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섬에도 뭍과 다리가 놓여 있듯이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은 한다. 하지만 이는 모자르고, 깊이 역시 터무니 없이 얕으며, 그 관계가 있을 수록 고독은 짙어만 간다. 그렇게 각자가 건너편 섬이 된 그러한 인간관게 속에서의 여성의 고독을 그려냈고자 했던 게 이 작가의 작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