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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라, 아티스트처럼 -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
오스틴 클레온 지음, 노진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서 밝히는 아티스트처럼 훔쳐라의 주된 메시지를 조금 막말(?)로 해본다면, “당신이 존경하는 그들도 다 훔쳤으니, 당신도 훔쳐라” 정도가 아닐까? 쿨하게 그렇게 다가와 있었다. 이 책의 어조는 쿨하면서도 자신만만하다. 오히려 당돌하고 뻔뻔하다. 그런 내용의 전개가 계속 될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결국 카피를 하다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주는 듯 하다.
핵심이 될 법한 인용 구절은 NBA 농구스타 코비브라이언트의 말이었다.
“나의 모든 동작들은 전부 훌륭한 선배들로부터 훔친 것이다. 그들에게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난 그들을 제대로 대접해야만 한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이것이 나에겐 대단한 큰 의미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여 놓았다.
“내가 늘 꿈꿔온 롤모델처럼 되는 것, 그것에 실패함으로써 우리는 존재감과 독창성을 갖게 된다.”라고.
인간에겐 참 멋진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똑같은 카피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존경하는 나의 영웅들과 완벽하게 똑같아질 수 없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만의 색깔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생각해본다면 존경하는 선배들과 다를 것이다. 키, 점프력, 슈팅의 정확성, 드리블 능력, 패싱 능력 등으로 타고난 조건과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지점에서 바로 변주가 발생하여 자신만의 것이 된다는 깨달음은 가슴 깊이 남는다.
또,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해 방식을 나눈 것도 눈여겨 볼 만했다. 만화가 톰 굴드는 만화에 대한 구상이 거의 정리되기 전까지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았는데, 컴퓨터가 작업에 개입되는 순간 “모든 건 반드시 끝이 나야만 하는 대상이 되고 말지만, 스케치북에서는 가능성이 끝도 없이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나도 역시 동감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컴퓨터 프로그램과 그 툴이 인간의 크리에이티브와 효율성을 넓혀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는 하나, 인터넷 삼천포에 빠질 위험은 차치하더라도 흰 여백을 빤듯빤듯하게 써 내려가야 하는 워드 프로그램과 기타 드로잉 툴들은 왠지 뭔가 족쇄를 찬 듯 해서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돌고도는 과정이 나에겐 시너지 효과가 있고, 그러한 전진하기와 되돌아 정리하기가 번갈아 가면서 이루어져야 일이 진행되는 게 나뿐이 아니었고, 그것이 겉으로 보기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그게 맞는 방식이라고 한표 동감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