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라이프 - 도시생활자의 낮과 밤
김석원 지음 / 이덴슬리벨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건 사실 사진으로부터가 아니라 소설로부터였다. 대학시절 교양수업에서 이청준의 소설 <시간의 문>을 접하게 되었고, 찰나를 포착한다는 태생적 운명과 인간의 시간 속에서의 화학작용이 인상깊었다.

플라스틱 라이프..

도시에 대한 사진 에세이다. 도시에 살면서 도시를 사랑하지만 때로는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도시가 키운 사람들과 도시라는 공간 자체에 대하여 작가가 삶 속의 순간순간의 단상을 글로 적어 놓았다. 재미난 것은 저자의 글이 발화하는 지점이 글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것은 영화, 소설, 글귀 등에서 사진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일상 사람들의 부대끼는 일화 중에서 사진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사진에서 일상으로 혹은 또 다른 지점으로 들어가면서 저자의 생각이 자유롭게 유영한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가르치려는 고자세를 보이지도 않고, 사진에 대하여 마치 지인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편안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깨달음들은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깊숙하기도 하여서 진한 여운과 동감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머리 속을 훅훅 스치고 지나간다고 느낀다면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그 점에 대해 지적하기 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보다 거리감 없이 손에 잡혔고, 지하철에서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작은 짬짬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페이지를 넘겼을 무렵, 비로소 사진을 말하며 이 책에 담고 싶어던 게 무엇인지 조금은 느껴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한다. 그리고 이를 기억하고 기록할 때 자연스럽게 편하고 잘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기 마련이다. 작가에게는 사진이 그랬던 것 같다. 어떠한 지점에서 생각이 발화하였든지 간에 결국 돌아돌아 정리되는 것은 결국 사진이었던 것 같다. 지나치게 논리로 맞추려 하기 보다도, 그냥 자연스럽게 연상작용을 통해 흘러가다가 딱 생각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사진이였던 것이다.

생각의 발걸음이 멈추는 자신의 지점이 사진이었다는 책을 읽고 난 깨달음이 어쩌면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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