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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하는 건축 - 함성호의 반反하고 반惑하는 건축 이야기
함성호 지음 / 문예중앙 / 2012년 7월
평점 :
사실 건축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기회는 멋진 건축물을 봤을 때의 경이로움 앞에서 일 것이다. 혹은 조금은 소박하게 예쁘게 가꾸어진 예쁜 집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건축이 공간 기획이라는 개념을 느꼈을 때부터였다.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사무소 이름이 공간이고 펴낸 건축전문 잡지도 공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읽어본 김수근 건축가의 책에는 어떻게 본인이 88올림픽 전후에 랜드마크적인 건축물들을 지었는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커지고 삐딱해졌을 때 (건축가의 업적과 상관없이) 이 저변에 깔린 정치 논리도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집값 대란이 나고, 정기용 건축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조금은 사람을 위한 건축과 공간 활용을 배우게 되었고, 그 결과 예전에는 막연히 아파트에 살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주택이면서 그 속에 사람답게 어울려 사는 집을 꿈꾸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맞딱 뜨린 이 책은 인문학적 깊이에서 나의 풋생각들을 깊어지게 만들어 준다. 기본적으로 건축의 시작과 인간의 역사, 욕망, 정치논리, 기능 등을 통해 그 발전사와 헤게모니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담는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 헤게모니는 자본주의, 정치권력이 정서와 지역보다 앞섰고, 타국의 현대적 건축을 모방하면서 한국 전통건축문화의 맥을 잇지 못했으며, 자본가들을 위한 신도시 건설 때문에 도시 각자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되어버렸다는 자신의 메시지를 얹는다.
또 절반이 넘어가면 건축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면서 과거 건축은 기능을 따른다는 대전제가 있었고 정해진, 규격화된 건물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성냥갑 아파트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건축계 안의 모더니즘이나 다른 경향에 대해 언급한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겪었고, 기존 민족의식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경향이 짙은 편(물론 개인의 고정관념입니다)이어서 헤게모니에 따라 쏠림현상이 있었고, 그 결과 공간기획과 건축 역시 그렇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젠 보다 합리적이고 다음 인류를 위한 건축, 공간 기획, 더 나아가 도시 계획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