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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어느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
송세진 지음 / 서랍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기라는 게 결국은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A-Z의 기록이자 독자에게는 마음을 흔드는 러브레터일 것이며, 준비를 하게 만드는 제안서일 거이다. 필자는 여행을 통해 소소한 정보를 아는 누나가 들려주는 듯하게 편하게 말해준다. "너 거기 가봤어? 이 누나가 거기 갔었는데 말이야~"쯤으로 시작되는 가볍고 마음 편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조금 매몰차게 말한다면) 딱 거기까지였다. 이 책의 마케팅 측면에서 앞에다 놓은 "카피라이터의 여행기"는 후킹에서 멈추고 마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허장성세인 태그라인이었다. 차라리 "친언니가 들려주는 조근조근 여행기" 정도가 더 어울릴 것 같았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정작 이 책에 대해 기대했던 것은 무엇인지? 난 어쩌면 여행기 자체를 기대했던 것보다, 여행을 통해 발견한 참신한 시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 라오스 여행을 가게된 소설가 정이현이 주위에 하도 볼게 없어서 도대체 여기를 왜 추천했는지 한참을 헤맨 끝에 라오스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일상의 무엇을 비우고 올 수 있는 곳이라는 통찰을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그런 깨달음이 대롱대롱 메달린 발견기였던 것 같다. 더불어 카피라이터라는 게 그런 일상의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잡아내어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재주를 지닌 이들로 치부해온 나의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폐해였던 것 같다.
그냥 딱.. 지극히 현실적이고 공감하게 되는 여행의 고민, 또 여행지에ㅔ서의 경험 등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고 있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작은 미소와 고민의 공감 지점을 짚어주며 머리를 끄덕이게 만드는 게 작가의 의도 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앞서나간 내가 포커스를 잘못 맞춘 채 잘못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정보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떠나고 돌아옴 자체를 여행이 주는 가치 자체라고 본 이들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