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영화에 있어 열린 결말이라는 게 있다. 관객들을 위하여 결말을 확실하게 맺지 않고, 관객 저마다 상상으로 결말을 채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전에는 이런 방식이 조금 비겁한 건 아니었는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작가나 감독이 그 주인공 속으로, 혹은 어떤 식으로 결말 내리는 데 있어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회를 보는 시선이 조금은 유순해 지면서 이런 자세는 달라졌다. 또 그 열린 결말을 채울 수 있는 경험들 때문에 그런 작품들이 좋아보이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서 마음대로 되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영화 한 작품의 결말만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기도 했다.


어린왕자는 열린 결말이냐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에피소드별로 그 주제와 의미에 대해서 열어두었다고. 그래서인지 10대, 20대, 30대에 읽는 이 작품의 의미는 각기 다르게 느껴진다. 지나고 보니 10년 단위로 내 인생의 화두가 있었던 것 같다. 10대에는 성장에 대한 열망, 20대에는 성공에 대한 열망, 30대에는 자아의 강인함 보다는 사회의 흐름을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 아니었는가 싶다. 인생과 사회의 중심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해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았다. 그 안에 많은 실패와 상처로 마음이 헤져야 했고, 그런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할 만큼 사회는 연속해서 염산을 부어대곤 했다. 그렇게 마음이 너덜너덜하게 되어서야 알게 되는 것들. 그래서 인지 이어령 전 장관께서 써 놓으신 구절 중 "고통 속에서 태어난 진주처럼 누구나 절망과 슬픔을 이겨내야 비로소 희망과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어린 왕자는 그런 젊은이들에게 순수함으로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새롭게 낭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비록 지금의 현실이 너무 힘들더라도 '젊음'이라는 특권을 가지고 항상 도전하는 인생을 살길 응원합니다"라는 글귀에서 "아.. 이어령 전 장관같이 성공한 분도 우리랑 똑같은 과정이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이 작품을 보는 자세 역시 의미를 찾는데 중심을 두지 않고, 그런 주체의식의 변화 속에서 낫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북 텔라피'로서 받아들이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