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
타니 루미코 지음 / 우린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일단 요리박약인 저에게 요리라는 것을 시도하게끔 계기와 용기를 주신 책콩 선정단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책을 보면서 많이 친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어머니께서 어릴적 부터 된장국을 자주 끓여주셨고, 이는 일본과 무역을 했던 외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아무래도 무역을 하신 외할머니 댁에는 일본 물건이 들어올 수 밖에 없었고, 어머니 역시 친숙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어머니께 보여드리니,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전에 해주셨다는 요리가 '톤지루'와 비슷하여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끼셨다고 했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이 땅의 자식들은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에 대해 맛만 좋으면 이름은 관심도 없다. (물론 딸의 경우에는 레시피는 뭐냐 비법이 뭐냐 하면서 궁금해할 수도 있겠지만, 시커먼 사내만 있는 우리 집의 경우에는 그렇다--;) 어머니의 자식으로서의 삶이, 나 역시 똑같이 걷고 있으니 인생이라는 게 거 참.. 부모님의 큰 사랑도 자식의 무지도 어쩔 수 없나보다.
반면 손자의 입장에서는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에 토달지 않고 시골에 가면 손자를 위해 수북히 준비해놓으신 음식을 맞이하고 허겁지겁 먹기 마련이고, 할머니 입장에서는 손자에게 많이 먹일 생각에 무작정 많이 준비해 놓으신다. 이런 교감! 누구나 그럴 것이다.
또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어쩌다 보니 직장생활한다는 핑계로 주말에 시체놀이나 하는 나로선 어머니와 대화꺼리가 생겼다는 점이다. 어머니가 하신 말씀으로는 할머니가 해주셨을 때에는 우엉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기억하신다는데, 우엉을 넣고 해보니 향이 나면서 조림으로 해먹을 때와 또다른 용도를 알아서 좋았다고 하셨다. '톤지루'를 함께 만들어 보면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리는 추억을 담고, 추억은 사랑을 담는다는 교훈을 준 것은 이 책의 또다른 가치가 아닐까 싶다.
이번주에는 어머니와 함께 '니쿠쟈가'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게 우리 나라의 감자 볶음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어머니께서는 감자, 피망, 당근을 준비해주신다 했고, 이번 주말 하루는 내가 요리사가 되어 가족의 화목에 일조할 계획이다.
인생에 있어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요리를 넘어 화목함을 선사한 이 책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