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선인장 - 사랑에 빠졌을 때 1초는 10년보다 길다
원태연.아메바피쉬.이철원 지음 / 시루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줄 평

"책을 얇지만, 내용은 깊다"

"문장은 짧지만, 의미는 길다"

"겉으로는 마냥 쉽게 알 수 있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마냥 오리무중이다"

 

 

우선,

이 책의 서평단으로 뽑혀서, 다른 감수성 예민하신 서평단 분의 기회를 뺐은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책에도 외모가 있다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흔히 남자들이 디자인 측면을 고려할 때 따지게 되는 '심플'이라는 면에서 좋았고..

하얀 표지에는 외로워와 땡큐가 앙증맞게 그려져 있다.

원태연님의 글을 시작으로 아메바피쉬님의 그림으로 책은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하지만ㅠㅠ 이 책은 내가 완벽히 소화해 내는데 어려웠다.

 

쉽게 연상된 책은 <어린 왕자> 였다.

이 최고의 작품은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다. 그 이유는 내가 그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조금씩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상을 보는 시야와 깊이가 넓어졌단 증거이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엔 불가능할 수 있는 고양이와 선인장의 사랑 이야기를 접하기 전, 감정의 Age를 낮추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흔히 볼 수 있는 도둑고양이가 아닌, 세상에 지친 길고양이로서 여기며 측은지심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집 컴퓨터 앞에 있는 전자파 흡수용 선인장에게도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야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할 수 있었다. 세상 무언가의 의인화인 동시에 비유라는 측면에서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내용을 알고, 누군가에게 이 책의 이런거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지점까지!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물으신다면?

이 책의 저자는 내용에서 오는 이해 즉, 머리를 쓰는 것은 이 책의 진면목을 아는데 논리 등을 요구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용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고양이와 선인장의 처지를 이해하고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공감'하는 수준까지 원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나의 현주소.. 삶이 왜 이렇게 팍팍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눈에 보이는 세상은 칼라인데 내 마음에는 흑백으로 여겨지는 듯 그닥 새롭게 보이지 않는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부끄럽고...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언젠가 이 책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순간 나도 어느새 비로서 '인간으로이 회귀'를 하는 것이겠구나 싶은 희망을 갖게 되니 말이다.

 

그러는 동시에, 영영 그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냐며, 설사 그 순간이 찾아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려니, 무턱대고 기다려 볼란다.

 

많은 예쁜 서평단 여러분들의 리뷰를 보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내 감정에 솔직한, 모르는 것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 순간...

이게 바로 '나'다.

 

못 느끼겠는 것을 모른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르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는 '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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