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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66
황선미 지음 / 사계절 / 2010년 12월
평점 :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나의 10대는 그들의 10대와 시간적 공간적 환경적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분모가 있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작지만 컸다.
입시만 하더라도 정시와 특차, 특별전형... 이렇게 간단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또 직업도 세분화된 것들이 많아서 호기심을 갖고 찬찬히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의 고등학교라는 것이 시대의 흐름을 쫓아갈 만큼 유기적인 곳이 아니다 보니, 학생들의 눈높이를 맞춰 자세히 알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현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안타까운 것은 출판업계가 청소년 소설을 많이 출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청소년 소설 시장이 작은 탓도 있고, 학생들도 한국 작품보다는 외국 작품에 보다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또 장르문학에 보다 친숙함을 느끼는데 반해, 국내 문학계는 장르문학에 대한 약간의 폄하(?)가 있다보니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도 있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겠지만,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의 경우, 오히려 청소년 소설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보는 편이 맞지 않나 싶다. 저자의 성장기의 난관이 요즘 청소년에게 와닿는 것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류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오늘날에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가 없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대학교에 가서 시작되는 게 요즘 세태이기 때문이다. 학부제가 되고, 요즘 학생들은 모두 어느 과로 진학을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처음으로 난관을 봉착하게 된다. 취업을 잘하려면 어문계열이나 상경계열로 가야 한다더라 하는 것은 쉬운 문제다. 그 외의 경우가 골치다. 사학과, 철학과 등등의 비인기학과로의 진학과 그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이어져, 입시 스트레스의 연장선에 놓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지금 아이들에게 너무 공감이 가지 않는, 어렵고 힘든 시절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갈림길에서의 고민, 집중과 선택은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는 고스란히 자신의 책임과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은 없다.
이 책이 차가워지는 현실과 길어지는 방황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책의 광고 문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