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앞부분에 배치된 'Travel Route' 섹션이다. 짧으면 8일짜리 핵심 코스부터 길면 45일 일주 코스까지, 그리고 역사 여행이나 기독교 성지 순례 같은 테마 코스까지 아홉 갈래로 나눠놓았는데, 여행 계획 세울 때 가장 막막한 게 "그래서 몇 일 기준으로 무엇을 중심으로 두고 어디를 도는 게 맞는 거지?"라는 질문이라는 걸 잘 아는 구성이다.
특히 중부, 동부와 남동의 아나톨리아를 별도 루트로 떼어놓은 점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에게해, 지중해, 흑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까지 나누어 다뤄놓음으로서 보다 입체적으로 튀르키예를 이해하게 해준다. 그만큼 이 책이 안전하고 무난한 코스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저자의 의도와 그 야심이 느껴진다.
예상대로 이스탄불 파트는 예상대로 가장 두툼하게 다뤄진다. 볼거리부터 레스토랑, 쇼핑, 숙소까지 카테고리별로 빠짐없이 채워져 있어 첫 도시 가이드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물론 실전 정보 쪽도 짚을 만하다. 생존 튀르키예어나 사건·사고 대처 요령처럼 초행자가 실제로 당황할 법한 상황들을 따로 챙겨놓은 게 좋고, 환전이나 여행자보험, 배낭 꾸리기 같은 준비 단계 정보도 다뤄 놓았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사진 예쁜 감성 여행서라기보다, 계획 세우고 발품 파는 실전형 여행자를 위한 책 같다. 정보량과 지역 커버리지는 확실히 강점이지만, 반대로 짧게 이스탄불을 중심으로만 다녀오려는 사람에게는 다소 과분하게 두꺼운 책일 수 있다.
또, 최근 영화 <오디세이>를 재미있게 관람해서일까?
미처 몰랐던 튀르키예 여행책에서 트로이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신기하고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