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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부검 - 사람은 왜 자살하는가
서종한 지음 / 시간여행 / 2018년 10월
평점 :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만큼 죽음이라는 것은 운명이 다가오지 않는 한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라는 운명을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다면, 자살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자살... 오죽 힘들면 자살을 할까?
저자는 자살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자살이 왜 일어나는지, 자살 사망자가 어떤 아픔을 지니고 있는지 근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모든 내용은 비단 연구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경찰청 프로파일러로 재직하면서 자살에 관심을 둔 이후 현장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더욱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책의 내용은 심리부검이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자살’이란 무엇인지.. 왜 사람은 왜 자살하는지.. 그리고 이 둘을 합쳐 현장에서 자살자에 대한 심리부검을 설명해 주고 있다. 또 청소년의 자살을 이야기 하고, 그 자살을 어떻게 예빵할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심리부검이란 사망자의 삶, 생활 형태와 환경,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과 행동을 재구성하기 위한 사후 조사 과정ㄹ이라고 한다. 현장 조사, 자료 분석, 유가족과의 면담 등을 통해 사망자의 삶과 사망 직전 행적을 다양한 각도로 조망해본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에 가슴 아팠던 것은 ‘사후’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주위 사람들에게는 ‘왜 몰라주었을까’하는 안타까움과 ‘몰라줘서 미안해’하는 미안함을 남기기에 관련 내용을 읽으며 울컥했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심리부검이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또 다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그 고통스러운 상황을 헤집고 공감하는 행위에 대해서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전공서적을 읽는 느낌이 들만큼 자살을 체계적으로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수록된 예시들을 통해 ‘자살’이 무엇인가를 알수록 몰입하게 되었다. 사망자들은 자살의도를 표현했음에도 방관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어도 대처 방법을 몰라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자살이라는 게 무엇인지, 과연 이 책을 읽는 나의 심리 상태와 현재는 어떠한지를 반추해 보고, 내 주위의 사람 중 누군가는 이런 곤경에 처해 있고, 나한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한명 한명을 생각해보면서 읽어 나갔다.
무엇보다 눈길이 갔었던 것은 “삶과 죽음을 솔직히 직면할 수 있는 용기”라는 구절이었다. 삶이 힘들어서, 현실을 자각하고 나면 밀려올 더 큰 고통이 두려워서 우리는 외면하고 만다. 나 역시 그랬었다. 정신질환 수준은 아니었지만, 생활과 주어진 환경에 지쳐있었다. 다행히 심리전문가인 친구가 이를 일깨워주어서 알게 되었지, 그 전에는 몰랐었다. 알고 나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깨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이 ‘심리 부검’,‘자살’이라는 특정 키워드에 집중되어 있는 듯 하지만, 읽는 이에게는 결국 그 과정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