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첨벙 첨벙 - 이와사키 치히로 아기 그림책
마쓰타니 미요코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목욕탕에서 첨벙첨벙>은 발가벗은 채 뛰어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아이에게 그림을 가리키며 "누구야?"하고 물으니 짧은 머리가 인상적이었는지 "오빠"라고 대답한다. 이 책에도 꽥꽥거리며 수건을 들고 가는 오리가 등장한다. 우리 아이에게도 오리와 관련된 책이 꽤 있는데 모두 사랑받는 걸 보니 아이들에게 '오리'는 참 친근한 존재인가 보다.

게다가 이 오리가 자기가 좋아하는 비누와 수건을 들고 목욕탕으로 간다고 하니 얼마나 신이 날까? 아이가 윗옷을 벗고 그 다음에 바지와 속옷을 벗는 장면은 일반적인 아이들이 목욕하기 위해 옷을 벗는 모습과 똑같다. 우리 아이는 괜히 자기도 따라하고 싶어서 옷 벗는 흉내를 낸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오리와 목욕을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책 또한 작가 특유의 투명한 수채화 그림 톤이 돋보인다. 리듬감 있는 언어로 글을 구성하여 아이들이 내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오리와 함께/ 목욕탕에서 첨벙첨벙/ 비눗방울 보글보글/ 목욕은 즐거워"

이렇게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는 책이라면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도 머리 감기를 귀찮아 할 때가 많은데 맨 끝장을 펼치면 머리 감은 아이의 예쁜 얼굴과 함께 "머리 감은 내 모습 꼭 천사 같아!"라는 구절로 마무리가 되어 있다.

일본도서관협회에서 좋은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이 시리즈는 일본에서는 꽤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의 시각은 어른과 참 많이 다르다. 밋밋한 수채화 그림이 뭐가 좋을까 싶지만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행복해 한다.

<창가의 토토>에서 동그란 얼굴을 하고 까만 점 같은 눈으로 세상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던 토토처럼 아이들은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어 세상을 뛰어다닌다. 전화 받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모모와 목욕하기를 좋아하는 이 아이처럼 말이다. 이렇게 책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아이들은 동화책 속의 아름다운 나라로 빠져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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