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동아일보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추락'을 읽고

중년을 넘긴 학자 하나

이혼을 끝내고 자유로운 사랑을 즐겼네

그 때 마침 제자에게 빠져들어

그녀를 유혹하였네

고발을 당해 사직을 하게 된 노 교수

하루  아침에 명예는 떨어지고

시간도 돈도 사람도

마음처럼 다 시들어버렸네

하나 있는 딸 마저

흑인들에게 당하고도

그들의 땅에서 살겠다는 걸  보고만 있네 

죽어 가는 개를 취급하며

하루를 연명하는 늙은 인생

비슷한 처지의 바이런 삶을 

오페라로 승화시켜 

삶을 노래하고 있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읽고  


  현기영님의 장편 소설이다. 실천문학사,8,000,374페이지,1999,3월에 초판되고 엠비씨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선정도서다.

현기영님은 1941년 제주출생이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어린시절 유년의 풍경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을 가기까지의 제주도에서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소설치고 꽤 두껍고 글시도 작고 어쩌면 지루할 지도 모르는 책인데 내용이 워낙에 실감나고 가슴아프고 또 때로는 너무 배꼽 빠지게 재밌어서 다 ᄋ읽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다. 이렇게 재미나게 묘사를 실감나게 표현한 작가도 없을 것 같다. 내가 읽은 소설들은 대부분 감동적이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상적인 책들도 많았지만 배꼽빠지도록 혼자 미친 사람처럼 깔깔대고 웃도록 만든 소설은 진작에 없었다. 그런데 이 작가는 정말 재미있게 표현을 한다. 지저분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우스광스럽게 표현을 한다. 꼭 만화의 한 장면처럼. 아이들의 심리를 어찌그리도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겪은 이야기를 쓴 거라지만 벌써 언제적 이야기인가. 나 같아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여 묘사를 하려면 잘 못할 것 같다. 그런데 방금 겪은 일처럼 그렇게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쓴 것 보면 역시 작가는 작가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를 쓰더라도 대충쓰지 않는 철저한 프로정신, 읽는 사람이야 쉽게 읽는다지만 글을 쓴 사람은 그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이 준비를 했을까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게 생생하게 쓰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싸워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나도 이 글을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을 더듬어보고 또 저절로 기억이 나곤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내 유년시절을 소설로 써야지 하는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이렇게 잘 쓰려면 기억을 잊지 않고 보관해야 할 텐데....실감나는 이야기를 잘 써낼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아무튼 누구나 유년은 있게 마련이고 지나온 세월 속에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작가는 그걸 끌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거니까 그래서 작가니까. 나에게도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현기영님의 어린시절은 참으로 불우하다. 가난하였다. 일제시대를 이어 전쟁까지...그러나 그 와중에 겪은 4,3사태는 정말 끔찍하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비로소 4.3사태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제주도에서도 그런 참혹한 일이 있었다니 놀랄일이다. 그렇게 떨어진 섬에서도 사람들이 무참히 죽어갔다니...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아픔을 낱낱이 보아온 어린 아이들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처참하게 죽어가는 식구들을 사람들을 보아야 하는 슬픔, 그리고 그걸 표현도 못하고 감추어야 하는 시대의 처절함.

계속되는 흉년에 먹을 것도 없이 기근에 시달려야 했던 어린시절의 소년, 나가서 집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 어린 동생들과 할머니 어머니만 남아 연명을 위해 산 세월...그러나 작가는 가난이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까. 그리고 아이들은 힘들고 어려운 것들은 금방 잊어먹는 습관이 있다. 뛰어놀 대자연의 공간이 있었고 볼거리가 많았다. 자주 울던 마음 약하던 아이, 우울한 아이...그러다가 공부에 취미를 붙인 아이,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었던 만큼 어린 아이는 끔찍하고 참혹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마음이 자라났던 것 같다.분명 행복하고 좋은 시절은 아니었다.아이에게도 그런 시절은 나쁘다.

열병으로 한 쪽 귀가 안들리게 되었고 또 얼마동안 앓고 난 후에 소년은 말이 없어진 조용한 아이가 된다. 중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가난한 집에 도움을 주었다. 3년 학비면제였다. 그 사이 책에 몰두하고 소설도 써서 현상모집에 입상도 했다. 중학교 때 현역군인을 마친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그러나 그것도 딴 살림을 차려 살다가 사업에 실패하고 돌아왔는데 계속되는 실패로 그동안 어머니가 애써 지은 집과 땅마저 다 날리고 놀음에 빠져 지내게 되자 소년은 심하게 우울증에 걸린다. 사춘기에 접어든 그에게 아버지의 그런 행동은 참을 수가 없었다. 두번이나 자살하려 했다. 대학입학을 앞두고 서울로 가기위해 자기가 마련해둔 돈을 아버지가 놀음으로 날린 것이다. 소년의 상실감, 아픔 그런 것들이 아마도 훗날 소설을 쓰게 한 기초가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참 읽을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덤벼라, 곰! - 제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반달문고 12
김남중 지음, 박은희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덤벼라,곰>을 읽고  

제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김난중 글 /박은희 그림 /문학동네 어린이 /8,500 /p.127/  

    <누나와 아기>,<덤벼라, 곰>,<내동생 진달래>, <봄을 부르는 옷>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에 의하면 네 편 모두 지리산 근처에 있는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여행을 떠나 있는 느낌이 든다.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시골에서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시골스럽게 순박하고 따뜻하다. 자연 속에 어우러져 사는 모습에서 그 순수함을 더한다.  

   <누나와 아기>에서 엄마를 일찍 여읜 은순이 누나는 이사 온 목사네 아기를 측은하게 여기고 돌보다가 아버지의 걱정과 오해로 갈등이 붉어져 목사네는 결국 그 동네를 떠나간다. 동생 은규를 생각하는 누나의 마음은 모성애와 별반 다른 것이 아니다. 섬세한 심리 묘사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찡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잘 짜여진 플롯. 누나의 행동과 심리변화, 사건의 진행, 그에 맞선 아버지와의 갈등심화 등은 읽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아버지가 구두와 책을 아궁이 속에 던져버릴 때 사건은 최고조에 이른다. 짧은 글이지만 좋은 구도를 가지고 있다.  

  <덤벼라,곰>은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와 산지 몇 년 안 된 가족의 이야기인데, 규민이는 혼자 노는 걸 좋아한다. 낚시를 즐기는 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곰 때문에 잡은 물고기나 버섯을 전부 먹이로 빼앗겨야만 했다. 그러다가 대추씨알로 총알을 만들어 곰을 잡으려 했지만 결국 또 실패로 돌아갔다. 곰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가을에는 먹을 것을 준비한다는 큰아빠의 말에 곰을 이해하게 된다.  

  <내동생 진달래> 이발사인 아빠가 가게에서 동생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고 앓아누웠으나 별다른 처방을 받지 못하고 죽게 된다. 성이는 다섯 살 명이가 그렇게 떠나가자 동생 무덤에 가서 놀아준다.진달래가 피어 있는 그 곳에서. 60년대 이야기로 병원도 없고 별 약도 없던 때라 그냥 죽어간 아이가 불쌍하고 안됐고 그런 얘기다.  

  <봄을 부르는 옷> 뭘 내다팔아도 값을 못 받는 살림살이 때문에 사고 싶은 옷도 못 사 입는다. 대신 아버지는 집에 있는 오리를 네 마리씩이나 잡아서 그 오리털로 아들 잠바를 만들어준다. 눈 오는 날 세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그린 풍경이 인상 깊다.  

   전체적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수다스럽지 않으면서 잘 짜여진 이야기 전개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다양성을 느끼게 한다. 시골의 정적인 분위기는 한층 쓸쓸함과 안타까움 슬픔 등의 분위기도 부추긴다. 한결같이 옹색한 살림살이를 말해준다. 가난하여 누나는 아무한테나 시집보내져야 할 운명에 처해있고, 너무 없어서 병원에도 못 갔고, 돈이 없어서 마음껏 사 쓰지도 못했다. 시대적인 사회적인 공간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우울한 이야기들이지만 가슴 따뜻하게 그렸다. 그래서 은근한 감동이 여운처럼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덤 속의 그림 -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14
문영숙 지음, 윤종태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덤속의 그림>을 읽고


이 책은 다 읽고 싶어서 손을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나는 학교 다닐 때 국사를 제일 싫어했다. 재미없게 엮은 국사책 때문이었다. 국사가 이해하기 어려웠고 재미도 없어서 싫어했다. 그런데 역사에 대한 이야기마다 이런 식으로 풀어놓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지루한 국사공부가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 될까 생각을 하였다. 간결한 문장. 똑똑 떨어지는 내용들. 그러면서 앞뒤 연결이 매끄럽고 파노라마적인 내용 전개로,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상상의 그림들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그려놓은 묘사 때문이리라. 차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독자를 안으로 몰입시킨다. 잘 짜여진 구성. 치밀한 사건의 전개. 이야기 속의 이야기. 복잡하지 않으면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역사동화였다. 교훈까지 아끼지 않았다. 사신도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왔지만 그렇게 사연이 얽혀 있는 사신도였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승화시킬 줄 아는 작가분이 대단하게 여겨졌다.


장백산. 장무암, 무연, 퉁구, 스승(망혜),화첩,화필,사무랑,무사들,해동무사,고구려,선비족,설봉선인,장수,시월 동맹제,왕궁,무술대회,그림대회,화공,왕릉벽화.선왕,선비족,모용외,집사장,순장자,막리지공비추,족장,수장들,메뚜기떼,선왕제사,무두지장군,환도산성,마지막 순장자,오녀산성,화공장,공탁,연소랑,연대인,활잡이,순장제도,폐하,진인,제가회의,사신도... 


책을 읽으며 나오는 단어들을 정리해 보았다. 역사적인 배경 아래 나오는 이름들은 그 시대와 사회상까지도 잘 말해주고 있다. 옷에서부터 풍습, 관습, 나라의 제도에서부터 신선에 관한 새로운 사상까지 겸비한 내용들로 꽉 차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양한 고구려 문화를 만날 수가 있다. 요컨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영혼에 관하여 신비롭고 놀라운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런 장면들은 판타지 적이다. 내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또 그렇게 빠져들게 된다. 왕이 죽으면 산사람을 함께 묻었던 시대였으니 그 시대로서는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교훈, 또 악습을 없애려는 노력의 결과 순장제도를 폐지하게 했던 것등은 오래된 관습을 초월하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충신과 간신의 갈등과 모함 속에 권선징악 같은 면이 나타난다.

주술적인 면도 보인다. 여성들은 역시 남성중심에서 밀려나 있다. 결말은 그래도 화해다. 스승의 가르침이 헛되지 않았다. 집사장으로 산 게 죄라고 생각을 하고 착하게 살려고 했던 망혜. 자식도 저버린 채 스스로의 권력과 욕망을 채우려고 했던 공비추, 기꺼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무두지, 부모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도 원수를 용서한 무연, 멋모르고 해코지만 하려고 한 공탁, 부모 대에 있었던 일을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지지 않게 한 점, 또 곳곳에 도교나 신선사상이 어우러져 벽화를 그리는 무연과 화공들의 이야기가 예술적으로 나타난다. 사이사이 묵화처럼 그려져 있는 그림들은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돕는다. 그림을 통하여 마음을 순화시키고 그림을 통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고구려의 기상과 후대의 번영도 표현하였다. 벽화에 혼을 불어넣은 작가의 글 솜씨에 또 한번 놀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여우 사계절 아동문고 45
베치 바이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검은 여우'를 읽고

엄마 아빠가 여행을 가는 바람에 톰은 농장을 하는 이모네 집에 있게 된다. 가기 싫다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 막상 가서는 그런대로 잘 적응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 여우를 보게 된다. 몇 번이나 그 검은 여우를 좀 보려고 혼자 길을 나서 탐색을 한다. 그런데 그 여우는 이모네 가축을 훔쳐 먹다가 잡힐 위험에 처한다. 톰은 그렇게 특별한 경험을 하고 무사히 지내다가 부모님과 집으로 돌아온다.

이야기 사이사이 톰은 친구 피티와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그 내용들은 아이답게 기발하고 신선한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톰은 나름대로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무슨 일이 닥치면 그 위기를 무한한 생각 속에 빠뜨린다. 친구라면, 나라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생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날개를 달고 언제 어디서나 무궁무진하게 날아다닌다. 온갖 자잘한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길가에 핀 채송화처럼 작지만 이쁘고 아기자기하게 톰의 일상을 구석구석 빛내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이자 특징인 것 같다. 톰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이답게 톡톡 튀는 감성으로 새로운 것들과 만난다.

책의 제목으로 봐서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 혹은 우화 같지만 전혀 아니다. 톰으로 하여금 관찰을 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만나게 한다.폭풍이 치던 날 밤, 새끼 여우를 우리에서 빼내 어미인 검은 여우에게 보내주는 장면은 감동적이다.어린애 다운 따뜻한 마음씨가 녹아있다. 행복해 하는 장면들은 읽는 이도 즐겁다.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이 생활 속 습관처럼 녹아있다.농장 식구들의 따스한 마음도 한몫 한다.  한 번 더 자세히 읽고 싶은 책이다. 여러가지로 배울 점이 많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