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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한차현 장편소설
한차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6월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세계. 어떤 기사에서 보니 새로운 은하계를 발견했는데 그곳에는 수억개의 태양이 있다는 것이 관측되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과연 생물체가 살고 있을 것인가?
외계의 생명체가 있다 없다하는 것은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어떤사람은 없다하고 어떤사람은 있다하고,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지긋지긋하게 넓은 우주, 아니 지구만 해도 얼마나 넓으며 평생을 다녀도 다 못돌아 다닐텐데 우주에 비하면 한줌 모래알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지구에 사는 우리가 알지못하는 우주에 대해 어떻다고 단정지어서 말한다는 것은 새장속의 새두마리가 겪어보지 못한 숲속을 있다 없다고 각기 규정짓고 논쟁하는 것만큼 웃기는 이야기는 아닐런지. 지금 생존해 있는 인류가 모두 없어질때까지도 밝혀지지 않을지 모르기에 그런 이야기는 무의미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마음대로 상상아닌 공상을 할수 있다. 영화나 먼저 나온 소설에 의해 외계인의 모습이 고정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긴 하지만.
한차현이라는 본 작품의 작가 이름과 비스무리한 주인공 차목사 차연. 어느날 자신의 저서를 읽었다는 낯선 사람에 의해 외계인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부인과 함께 먼 외계의 별로 공간이동을 하게 된다. 부부가 도착한 허무한다르아한다르라는 허무한 이름의 별은 지구보다 월등하게 발달된 문명속에서 살고 있으며, 여러종류의 인종이 여행을 오는 곳이기도 하다. 모든 여행자를 위한 숙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자동번역기가 제공되어 부부는 외계인과 어려움 없이 대화를 할수 있다. 그별의 생명체들은 책읽는것을 좋아하여 주로 도서관에서 일생을 보내기에 최첨단 도서관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지구에 대한 자료가 있는 열람실을 찾아간 부부는 자신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신에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예수의 생전 모습의 영상을 목격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55시간안에 돌아가야함에도 부인 소원은 그곳에 남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할수없이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차연만 귀환하게 된다. 하지만 시공간의 어긋남 때문에 같은 시대로 돌아갈수 없어 바로 공간이동했음에도 5년이 지난 후의 허무한다르아한다르에 도착한다. 하지만 아내는 이미 다른 별로 떠난 후. 차목사는 아내를 쫓아 펠라커닝힐에 도착하고 우여곡절 끝에 아내를 만나게 되는데....
독특하고 스케일이 큰 스토리에 종교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볼수 있는 작품이다. 공상소설을 쓴다는 것은 많은 공상을 요하며 새로운 창조를 해야하는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이 남겨둔 아내를 찾아 바로 이동하지만 시간이 엇갈리는 부분도 신선했다. 다만 단점이라기 보다 개인적으로 신경 쓰이는 부분은 언어의 문제가 번역기 하나로 간단하게 해결되었다는 점이다. 원할한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그런것이겠지만 거슬리는 것또한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로 찾아간 별에서 그곳에 나름대로 적응을 한 뒤에 아내를 찾게 되는데, 발달된 문명을 피해 자연지대를 찾아 개척을 이룬 펠라커닝힐 사람들의 이야기도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언어문제는 자동번역기로 해결했다지만 전혀 다른 문명속에서 살아갔을 사람들간의 대화 내용또한 단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전개상 그리 중요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제법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니 이부분이 좀 지루하기도 했다. 게다가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면서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자세한 묘사라든지 작품속의 우주관은 자세하지 못하다.
작가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외계문명을 소재로 삼은듯하다. 여러종의 다양한 문명을 가진 생명체를 묘사함으로 인해 인간의 형상을 닮았다는 신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부정된다. 자신들의 신만이 유일한 신이며 진리라고 주장하는 기독교를 비판하며 시야를 넓게 가질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제목인 변신은 주인공 차연이 가지고 있던 세계관에 대한 변신일 것이다.
이책이 어떠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생각해 봤다. 단순히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로 말하지 못하겠다.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독특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흥미로울 것이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는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틀리겠지만, 역설적으로 어떤 시각을 가지지 말고 보기를 권하고 싶다. 말그대로 공상소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