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훔친 소설가 -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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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연구의 역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으며 밝혀진 사실도 일부에 불과하지만, 우리를 놀라게 하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과학자보다 작가들이 뇌의 특성들을 먼저 알고 있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놀랍게도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들과 거의 일치하는 뇌의 특성을 문학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어노문학과 전공자인 저자는 이책에서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책을 읽기전엔 노어노문학이 러시아와 러시아 문학에 관해 공부하는 학문이라는 것조차 몰랐다. 책을 읽던 도중에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닷가재와 공산주의, 더럽게 매서운 추위, 그리고 명성이 자자한 대문호들의 이름이다. 공산주의는 한물갔고바닷가재는 비싸고, 교수님의 극찬에 힘입어 도전한 전쟁과 평화는 백작 자작 공작들을 핑계삼아 포기하고, 체홉과 톨스토이등의 단편몇편을 읽은 것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나의 교류는 단절상태에 가깝다.

하지만 이름 높은 러시아 문학의 아우라 때문인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인지 "언젠간 읽고 말거야"란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작은 욕구에 불을 붙여주는 것이 이책이다

  흉내, 몰입, 기억과 망각, 변화의 네가지 파트로 나뉘어 뇌과학의 현상들과 그 이전의 문학작품들의 비슷한 예가 등장한다. 전운동 피질의 신경세포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게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톨스토이는 안나까레니나에서 이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거울뉴런을 발견하기 이전이다.

 안나카레니나는 그녀가 즐겨 읽던 영국 통속 소설의 영향을 받는다. 불륜을 저지르는 소설속 인물들처럼, 실재로 브론스키와 불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녀가 통속소설의 영향을 받아 그런 행동을 취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푸쉬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의 주인공 타티야나도 소설속에서 튀어나온것 같은 청년 오네긴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오네긴의 거울뉴런 또한 그당시 '대세'이자 문화현상이었던 바이런의<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의 주인공 해럴드를 모방한 것이다. 그 당시에는 모든 낭만주의 소설, 모든 젊은이들이 바이런의 해럴드를 동경하고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 작가 프루스트의 소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기억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기억에 관한 소설이다. 프루스트는  이 소설에서 기억의 과학적 특성, 고착화하고 변형.왜곡하고 상상을 보태는 기억의 특성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뇌과학이 입증해내기 전에 말이다. 




   친구와 과거를 이야기 할 때, 함께 경험했던 일인데도 기억이 서로 달라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가끔 있다. 분명히 생생하고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는데도 친구는 아니라며 우긴다. 다른 근거들을 대며 설득해보지만, 그래도 수긍을 하지 않는다. 결국엔 친구의 기억력이 좋지 않다며 결론을 내리던지, 다툼으로 인해 의가 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은 왜곡되는 것이다. 기억은 정보가 입력되어 어딘가에 응축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것을 고착화라고 부르며 이것이 환기될 때 변형을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저장된 기억은 유동적이고 회상하는 장소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다. 마치 비디오를 재생하듯이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는 기억들이 왜곡된 기억일 수 있다니?  쉽사리 인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로 잘못된 기억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있다. 한 여성이 강간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수사가 시작되고몇명의 용의자의 얼굴을 확인한 여성은 한 남자를 범인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용의자는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여성의 확신때문에 그는 감옥에 수감된다. 수년 후, 피해 여성은 어떤 계기로 인해 자신이 범인을 잘못 지명했음을 깨닫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실제 범인이 검거되었다. 피해자의 잘못된 기억때문에 남자는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사람은 어떤 암시에 의해, 들은 이야기일 뿐인데 자신이 경험한 것이라고 믿게될 수가 있다고 한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내가 계단을 몇개 올라가자 아버지가 번쩍 들어 안아주는 모습이다. 

지금도 생생한 이장면은 그러나 나의 착각일 것이다. 그때 나는 발에 신을 신고 손에도 신을 끼우고 네발로 기어서 계단을 올랐으니까. 걷기도 전이기 때문에 기억날리 없다.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하도 들었기때문에 기억으로 착각하는 것일테다. 

 

  본서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일본 소설 덤불숲(영화 라쇼몽)도 기억의 특성을 잘 표현한 문학작품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을 보거나 읽은 사람은 타죠마루와 사무라이의 아내, 죽은사무라이의 혼령이 각각 다른 증언을 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짧은 소설이 명작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작품 역시 기억의 특성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지만 옛날의 역사기록은 사람의 손에 의해 씌여진 것이다. 입장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마천도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인물을 별 근거없이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삼국지의 경우 소설을 정사에 빗대어 사실은 이랬으니 이것은 허구라고 말한다. 연의와 정사를 비교한 서적만 해도 수없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 사실은 기록에 적혀있다는 것이지 실제 사실인지 아닌지는 타임머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르며 알수도 없다. 설사 타임머신이 개발된다 해도 만화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두번째 찾아간 과거(만화의 현재)와 그가 알고있던 사실이 미묘하게 달라진것을 알게된 것처럼 왜곡이 될지도 모른다. 규명할 길이 없으므로 역사는 어쩔 수 없이 기억과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틀렸다고도 말할 수 없다. 기억은 어쨌거나 현재의 우리를 대변해 주는 것이고 역사도 마찬가지니까.

  심지어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각종 기록매체가 널려있는 현대에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노통의 서거는 자살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높은곳에서 낙하한 사체 주위에 혈흔이 별로 없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의혹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참 더디게 읽은 책이었다. 서평을 작성하는데도 다른 책들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고민이 있어 생각이 딴데로 가있거나, 재미가 없거나, 내 수준을 웃돌때 책이 잘 읽히지 않는 법이다. 수준이 웃돌때는 책이 재미가 없고 딴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이책은 분명 내 수준을 웃돈다. 뇌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단락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 

골치 아플때쯤 문학작품속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재미있다. 이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을 읽고 싶다는 욕구도 일어난다. 또한 과학과 나 사이의 먼 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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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열국지 4 - 3년을 울지 않는 대붕
이수광 지음 / 대산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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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이 아비를, 아비가 자식을 죽고 죽이는 군위싸움은 계속된다. 어느나라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있어왔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친족간에 서로 죽고 죽이고, 우리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인걸 보니 권력이라는 것은 그만큼 달콤한 것인가보다. 그 야욕은 죽을때까지 포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  현대에도 재물이 쌓이고 먹고살만하며 명망도 높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있으니 사람이 있는 곳에선 언제 어디든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가보다. 그러나 그만한 자질이 없는 사람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현대에는 자질이 없는 인간들이 계속해서 높은 자리를 유지하는 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춘추시대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늦은 나이에 패자가 된 진문공 중이가 죽은 뒤, 평화로웠던 날들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진(晉), 진(秦), 초(楚)간의 싸움, 타국들의 군위쟁탈전이 계속 이어지다가, 드디어 세번째 패자가 그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다. 


 













  초장왕의 유명한 일화들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중국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일화일 것이다. 즉위직후 3년동안 방탄한 생활을 한 초장왕은 충신들의 직간을 모두 물리치고 여색에 빠져 정사를 전혀 돌보질 않는다. 직간하는 신하를 참하기도 하고, 조문에 직간을 금한다는 글귀를 써붙이기도 한다. 그때 대부 신무외가 찾아오자, 직간을 하기 위해 온 것으로 짐작한 초장왕은 조문을 보지 못했냐며 물었다. 신무외는 직간을 하러 온것이 아니라며 이야기를 해주려고 왔다고 말한다. 




"오색 영롱한 새 한 마리가 초나라의 언덕에 높이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새는 3년이 지나도록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대왕께서는 이 새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신무외의 말에 초장왕은 얼굴색이 변했다.

"그 새의 이름은 대붕(大鵬)이다. 3년을 날지 않았으나 한 번 날개를 펴서 날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를 것이고, 3년을 울지 않았으나 한 번 울음을 토하면 반드시 세상을 놀라게 할것이다."     - 207~8p 중-




  초장왕은 그 이후로 주색을 끊고 정사에 몰두하여 중원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이 일화가 이수광의 열국지에선 조금 설명이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책에서는 그가 간신과 충신을 가려내기 위해 일부러 3년동안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고 써있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초장왕이 신무외가 간한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사실이야 어쨋던 소설적 재미는 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런 느낌은 주나라를 건립하고 제나라의 시조가 된 강태공 여망의 일화에도 나타나는데, 그가 등장하고 나서 활약을 펼치는 식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고 나서 무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설한 뒤에 나중에 등장 일화를 설명하는 식으로 되어있다.

  이런식의 전개는 열국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을 헛갈리게 할뿐더러 그 재미도 떨어진다. 결말을 미리 알고 진행을 알게 되는 식이다. 이 소설 전체에 걸쳐 이런 식의 진행이 계속 되는데, 패자가 등장할 때에도 먼저 그가 등장하자마자 '이사람이 바로 후에~~이 되는 OOO이다' 라는 식으로 설명을 앞에 넣음으로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열국지를 제대로 읽은 것은 처음이지만 이책 저책에서 춘추전국시대의 일화를 접해 어느정도 익숙한 나에게도 이런 구성이 실망을 주는데, 하물며 처음 읽은 사람에겐 오죽하랴. 아무리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라고 해도, 이런 구성은 문제가 있다. 반전을 미리 알고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말희, 달기, 포사등에 이어 경국지색의 요녀의 바통을 이어받는 '하희'가 후반에 등장한다. 이 여자는 40대인데도 방중술을 익혀 20대의 미모를 가지고 여러 남자들을 홀린다고 했다. 동안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여성들이 들으면, 아니 남성일지라도 귀가 솔깃할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 방법은 자세히 써있지 않으니 기대는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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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양장)
자미에 왁스먼 & 에밀리 모스 지음, 김광우 옮김, 벤저민 바헨예 그림 / 시그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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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함부로 아무데서나 하기 민망한 말은 욕만이 아니다. 외국은 안가봐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민감한것 같다. 차라리 욕이 더 자연스럽고 덜 민망할 정도이다. 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한테나 할 수 없다. 이성간에는 특히 조심스럽다.

 친한 친구나 연인, 부부끼리나 하게 되는 이야기다. 연인조차도 이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이라도 그런 이야기들을 꺼리거나 침실안에서만 하곤 한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서 문제가 없는가? 전혀 아니다. 성매매 금지법이 통과된지 오래지만 아직도 성매매는 성행하고 있다. 어디서 알았는지 그런 곳에 갔다와서는 경험담을 늘어놓는 녀석들을 심심찮게 보곤 한다. 서울 도심지, 번화가도 아닌 평범한 동네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성에대한 억압이 겉으로는 숨기고들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욕구를 발산하기 때문일까.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너무나 꺼리다 보니 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청소년들, 어린이들까지 야동에 중독되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리분별이 없는 아이들이 일본 야동에서 본 것들을 그대로 여학생에게 자행하고 죄의식 조차 갖지 않는 집단강간 사건이 일어난 것도 성교육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뒤에서는 온갖 음란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그야말로 변태적인 환경때문일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최신야동을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이들이 조성한 것이 당연히 아니다. 불법, 음란물 다운로드가 문제화 되고 다운로더들만 탓하고 있는데 애초에 그렇게 판치는 웹하드들을 허용한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개인 사용자들만 탓할것이 아니라 책임을 회파하는 웹하드 업체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슨 이득이 있어서 그것을 감싸주는 것이 아니라면 좀더 강력한 대응을, 사용자에게 할것이 아니라 그것들로 금전적 이득을 챙기는 악덕업체들에게 해야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다 보고 배우고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역시 외국에서 쓴 책이라 그런지 이책은 문화적 충격을 느낄정도로 낮뜨거운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동성애나 공공장소에서의 섹스, SM행위, 비디오촬영까지 평범한것처럼 이야기 하고 권장한다는? 느낌까지 들게 하는 문장들도 있다. 크게 유혹, 플레이, 체위, 새로운 세계의 네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상상을 넘어선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을 모두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지 않을까 싶다.

 

 큼직한 싸이즈의 양장질에 그림까지 나와있어 읽기에 편하지만 책의 색깔과 디자인이나 크기로 보아 떡~ 하니 책장에 꽂아두기엔 민망하다. 하지만 정상적인 성생활을 즐기는 사이라면 이런 책의 존재는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이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대화이다. 대화를 통해 무드를 조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상상이상의 성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 합의하고 공감할 수 있게(당연하지만 책에 있는 것들을 모두 할필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하라고 권장한다.

 

 사람들은 자신들도 하면서 남을 탓하는 습성이 있다. 누구나 화장실을 가고 방귀를 뀌지만 남이 뀌면 무안을 주고 더럽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렇지만 취향이나 성을 밝히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잘못되고 변질된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도 강압적으로 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르는등의 잘못된 마음을 먹는 것이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아닌척 하면서 뒤에서 더러운 행동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떳떳하게 즐기고 이야기 할 수 있는것이 낫다.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될것이다.

 

  우리나라는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한다. 어떨때 보면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다루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피해자를 집중 추궁하거나 힘들게 하는 심문자들이나 별로 죄의식이 없는 가해자들을 보면 분노한다. 특히 아동 성범죄자들은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아동 성범죄자는 초범이라도 사형에 처할것이다. 술먹고 한 행동이라고 그 처벌을 감해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술은 어른이 마시는 것이고 어른이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게 당연하고 얼마나 취했던 간에 자기가 선택해서 한 행동이다.

어린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을 보면 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원래 아이들을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성격인 데대가 행여나 아이들이 불안해 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가 없건 내 아이가 아니건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 다운 어른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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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열국지 3 - 표랑하던 영웅이 돌아오다
이수광 지음 / 대산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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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에서는 진(晉)나라와, 진(秦), 초(楚) 세 강대국의 활약이 돋보인다. 3권에 등장하는 진나라가 세곳이나 등장하여, 친하지 않은 한자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후에 전국을 통일하는 진시황의 진(秦), 두번째 패자가 되는 진문공의 진(晉), 약소국가 진(陳)이 있다.







  오랑캐라 불리우며 인정받지 못하는 초(楚)나라는 군사력이 막강한 나라다. 

오랑캐소리가 나오니 말인데, 그렇게 오랑캐 타령을 하더니 이제와서 전혀 상관없는 티벳까지 중국으로 편입시키고, 고구려까지 지네 역사라고 우기고 있는데 다름 아닌 지들의 역사서들이 그걸 부정하고 있다. 명품 무협소설로 유명한 김용도 동북아 공정에 참여하면서도 소설에서 반청복명(청나라를 물리치고 명나라를 다시 세우자)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을 통일했던 청나라조차도 오랑캐로 취급하더니 고구려가 지네 역사라니 왠 개 풀뜯어먹는 소리인가. 중국을 사대했던 조선이 명나라를 열심히 섬겨 청나라를 열받게 했던것만 봐도 청나라조차 중국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짱개들은, 지금와서 지들의 이득을 위해 지들 스스로 했던 말을 번복하는 코메디를 하고 있는 거다. 명분이란 지켜야할 도리지만 권력자들이 이용하는 핑계에 불과하다.




   예를 들자면 조조가 허수아비 황제 헌제를 계속 데리고 있었던 것도, 명분뿐인 주황실을 제환공과 진문공이 내세웠던것도 그놈의 명분때문이다. 명분을 내세우면 상대방이 일단 할말이 없고, 백성들이 따르게 된다. 그렇게 명분을 내세우지만 나중에 경쟁자가 없어지면 지가 당연한듯이 황제가 된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그에 해당한다. 조조도 유비도 황실에 충성하는 척 했지만, 경쟁자가 없었더라면 지가 황제가 되지 통일해놓고 예전의 황제를 세우진 않는다. 명분은 경쟁자를 경계하고 민심을 잡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유방도 항우가 죽인 의제의 복수를 명분으로 삼아놓고 지가 황제에 올랐다. 명분대로라면 의제의 자손들을 황제로 추대해야 하는 거다. 




  삼국지에 대한 책을 쓴 한 저자는 저서에서, 조조가 헌제를 몰아내지 않고 끝까지 옹립했던 것을 조조가 사실 한나라에 충성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조조가 제위에 오르지 않은 이유는 유비와 손권이 아직 평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심이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헌제를 옹립하지 않은것이다. 조조가 통일을 했었더라면 과연 헌제를 계속 황제로 나두었을까? 조조가 바보도 아니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비가 후에 황제를 칭하지만 그것은 유비나 손권이 칭황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왔고, 결국 엉뚱한 사마씨가 통일을 하게 된다. 조조가 그런 조비를 봤더라면 답답해 했을일이다. 

  






  

  다시 열국지로 돌아가자. 

 천하의 기재 관중도 나이가 들어 죽음이 찾아온다. 그가 죽기전 제환공에게 수조, 역아, 당무, 개방을 추방할것을 부탁하지만, 그들을 다시 소환한 제환공은 그들로 인해 패자답지 않은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죽은후에도 관중의 예측은 적중한다. 제환공의 아들들은 군위를 다투며 서로 죽이다가 결국 세자 소가 즉위하게 되는데, 효자라고 해서 제효공이라 부른다. 그는 아버지 제환공의 무덤을 매우 크게 만들며 궁녀들과 궁인들 수백명을 생매장시킨 잔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제 두번째 패자 중이 진문공이 등장한다. 진헌공의 애첩 여희는 세자 신생을 죽이고 자신이 낳은 못난 아들을 군위에 앉히려고 해서 피바람을 불러온다. 총명하고 백성들과 가신들이 따르며 싸움까지 잘하는 세자 신생을 죽이고 둘째 중이와 이오마저 죽이려고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두 아들이 가신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가신들은 중이를 군위에 앉히려 하나 중이는 군주를 시해한 가신들을 앞세워 군위에 오른다면 꺼름칙하며 백성들의 지지도 얻지 못할거라고 생각해 거부한다. 그래서 이오가 군위에 앉아 폭정을 펼치게 된다. 

이 부분은 이해못할 대목이다. 중이는 19년동안 자신을 따르는 가신들을 데리고 이나라 저나라를 떠돌며 고생하다가 조카를 죽이고 60이 다되서야 군위에 오른다. 시켜줄때 했으면 되었을 것을 뭐하러 사서 고생을 하는지. 꺼림칙하다면 왜 조카를 죽이고 조카의 아내까지 지 마누라로 삼고 군위에 오른 것일까? 둘다 꺼름칙한것은 마찬가진데. 아마 소설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왜곡된 것이리라 생각된다. 




  또 한편으론 그의 자질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던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당시엔 군위에 오르기 겁이났던 것은 아닌지. 그를 따르는 가신들이 뛰어났기 때문에 그는 패자가 될수 있었을 것이다. 첫번째 패자 제환공이 살아생전 중이가 망명해오자 제강을 그에게 시집보낸다. 중이는 제강에 빠져 지내며 평생을 그냥 그럭저럭 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제강은 보통여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신들과 짜고 술취한 중이를 수레에 실어 떠나보낸다. 스스로 야망따위는 없다고 말하며 편하게 안주하려는 중이를 그렇게 떠나게 하지 않았다면 중이는 두번째 패자는 커녕 수많은 공자들 처럼 그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되지 못했을 것이다. 진문공은 제강때문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여자들이 들으면 기겁을 하고도 남을 속담은 춘추시대에서 유래되었다. 폭군 주왕의 첩 달기가 설쳤기 때문에 나라가 망한것을 빗대어 한 말인데 그것은 달기의 죄이지 여자들의 죄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로 인해 남자가 크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위에 말한 제강이 그렇고, 제환공의 부인 장위희가 그렇다. 그외에도 여성들이 활약을 한 경우가 상당한데, 열녀전이란 책에 그것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보니 유비가 생각난다. 손권의 누이동생에게 시집간후 오나라의 호화스러운 생활에 빠져 촉으로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고, 평생 자신을 따라온 조자룡조차 귀찮아 한다. 조조가 쳐들어온다는 거짓보고를 받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손부인을 데리고 촉나라로 도망을 가게 되는 것이다. 중이나 유비나 유방이나 그 인덕과 사람을 끄는 매력은 상당하지만 그뿐이다. 다만 훌륭한 부하를 두었고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었으며 운이 좋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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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열국지 2 - 제왕의 도
이수광 지음 / 대산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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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초반이 매우 지루하던 1권을 넘어서자 드디어 재미가 쏠쏠해지기 시작했다. 2권은 손에 놓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전국시대 최고의 스타중 한사람인 관중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관중이 집필한 '관자'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필독서로서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고, 동양고전 추천목록에 빠지지 않는 명저이다. 




  제나라의 제환공은 관중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얻어서 춘추전국시대 최초의 패자가 될 수 있었다. 삼국지의 스타 제갈량이 본받고자 한 인물로 유명한 관중은 우여곡절끝에 제환공을 섬기게 되었다. 관중이 제나라에서 큰 인물이 될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역량도 있겠지만 친구 포숙아의 공이 크다 하겠다. 




  "나를 낳아준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주는 이는바로 포숙아였다"고 말할정도로 포숙아는 그의 재능을 높이샀다. 장자였던 규를 섬기던 관중과 소백을 섬기던 포숙아는 제양공 사후에 서로 자신의 주군을 군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다툰다. 백발백중의 활솜씨로도 유명했던 관중이 소백을 활로 쏴버리지만, 그럴것을 예상했던 포숙아는 소백에게 갑옷을 입히고 관중이 쏜 화살에 죽은 시늉을 하게 한다. 소백이 죽은줄로만 알던 관중과 규가 안심한 사이 소백, 즉 제환공은 노장공을 압박해 자신의 형인 공자규를 죽이고 군위에 오른다. 규를 따르던 소백은 자살을 하지만 관중은 목숨을 부지하는데, 포숙아는 관중을 제환공에게 천거한다. 제환공이 패자가 된것은 팔할이상이 관중의 공이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인물을 스승의 예우로 대하며 재상에 임명하고 전권을 맡긴 제환공도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2권의 대부분은 제환공과 관중의 이야로 구성되어있다. 제환공은 주황실의 떨어진 권위를 전략적으로 다시 세우고 신하를 자처한다. 그리고 관중의 말을 쫓아 덕으로서 다른 나라들이 굴복하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한다. 제환공은 호승심이 많은 인물이라 노나라를 합병하고 초나라와 결판을 내고 싶어했지만 그렇게 되면 신의를 잃어 패자의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리라고 예상한 관중의 판단이 그를 막는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 제환공이 영웅이고 관중이 그렇게 대단한 양반이라면 진시황이나 유방처럼 그냥 천하를 평정하면 되지 않느냐 하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 당시 시대상황으로는 그것이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진시황이 통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대에서 이미 진(秦)의 영토를 크게 확장시켜 놓았고, 춘추시대의 수많던 나라가 전국칠웅으로 좁혀져 있었기 때문이 가능했다. 진시황도 전국시대가 아닌 춘추시대였다면 통일하기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유방이 통일을 한것도 경쟁자가 하나뿐이었으며 부하의 말을 듣지 않는 어리석은 군주였다는 이점이 있다. 조조가 통일을 하지 못한것도 촉과 오라는 단단한 나라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조조나 제환공이 진시황시대나 유방의 시대에 있었더라면 통일의 위업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질도 중요하지만 시대도 잘 타고나야 하는 거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도 한번쯤 들어보았을 고사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열국지의 재미중 하나다.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을 기우라고 하는데 그것은 기나라 사람의 근심이라는 뜻이다. 천지가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라는 쓰잘떼기 없는 걱정을 하면서 식음을 전폐한 기나라의 한사람이 그의 친구의 설명(지금보면 당연한)에 의해서 그 근심을 멈춘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역시 1권에 이어 짱개들의 구라는 계속된다. 춘추시대 최고의 역사로 알려진 남궁장만이 송민공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데 화극을 공중에 띠우고 4, 5장을 뛰어올랐다고 씌여져 있다. 1장은 3.03m 이다. 4장이면 9미터가량 되는 것이다. 1척이 30cm인데 그당시에는 19,9cm였던것 처럼 지금의 치수와 조금 차이가 있었다고 쳐도 말도 안되는 구라가 아닐 수 없다.




  제환공의 시대도 저물어 가고 두번째 패자의 등극을 예고하며 2권은 막을 내린다. 제환공 못지 않게 유명한, 19년동안 떠돌이 생활을 한것으로 잘 알려진 중이 진문공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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