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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먹는 서양 철학 ㅣ 써먹는 시리즈 1
레슬리 레벤 지음, 이시은 옮김, 윤형식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서기전 몇백년대부터 20세기까지의 주요 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이책은 어려운 철학자와 철학사를 잘 요약한듯한 책이다. 최초의 철학자라고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불리운 탈레스부터, 철학을 모르는 사람도 익히 들어 알고 있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천재독서법으로 잘알려진 존 스튜어트밀, 비운의 천재 철학자 니체를 거쳐 현대 철학자 하이데거와 철학사를 정립한 버트런드 러셀, 미셸푸코와 자크 데리다까지. 한 철학자를 설명하는데도 여러권의 어려운 책들을 읽어내야 한다고 하는데, 이책은 많지 않은 분량으로 많은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심도있는 접근은 어렵지만, 이책에서 그런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그것을 기대하고 이 얇은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부담없는 분량에 쉽게 여러명의 철학자들을 간략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이책의 장점이다. 익히 잘 알려진 유명한 말들이 누구 입에서 나왔는가도 알게 된다.
제목에 '써먹는' 이란 단어가 들어갔는데 어디다 써먹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써먹는 심리학이라는 책의 시리즈로 보이는데, 철학을 모르는 사람에게 '나 이사람 안다' 며 아는체를 할 수는 있을테지만 철학자체를 써먹는데는 무리가 있겠다. 실제로 '철학좀 써먹어보자!'며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것이기에 홍보성 문구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낚시에 걸릴 사람은 아마 없을것 같고 낚으려는 의도도 없었을 거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만원을 내고 10층짜리 건물을 인수하는게 가능하다고 믿는것과 같다.
설마…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하기야 최고의 자리에 앉아 있는 어떤 권력자는 시세보다 훨씬 싸게 비싼 토지를 구입하지 않던가.
어떤것을 알아갈때 뼈대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는 것과 전혀 모르고 시작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접근하는 것이 옳은 것일테다. 흐름을 간단하게 이해하고 가면 알아가기 쉽다.

시대에 따라 그 환경에 맞게 철학자들은 나름대로 세상과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끝임없이 해왔고, 그것은 지금도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고민하지만 답은 없다. 답이 있다고 누가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자신만의 결론일 뿐이며 그 사람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원히 명확한 답은 없을 것이며 답이 있다면 탐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것이 학문의 어려움이자 매력이 아니겠는가. 경영학을 예로들면 처음 배우는 사람은 경영이 무엇이라는 답을 쉽게 이야기 한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어떤 저명한 경영학 교수는 경영학이 뭔지 모른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난 이 말을 초등학교때 친구들을 비꼴때 써먹었다. (이런식의 써먹음이라면 이 책에서 충분히 할 수 있고 책의 제목과도 코드가 맞다) '니나 잘해라', '나한테 머라고 하지 말고 니 스스로를 돌아봐라'라는 뜻으로.
그러나 모르긴 해도 이 말의 의미는 다의적이라 생각된다. 소크라테스의 말중에 '내가 아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는게 있는데, 겸손함을 뜻하는 말이라기 보다 무엇에 대해 섣불리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끝없이 탐구해야 한다는 자세에 대한 의미가 아닐지 감히 확신없는 짐작을 해본다. 이 말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심오한 것같다. 이런 고민 자체,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