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독서법 - 책 속의 보물을 찾아주는
서상훈 지음 / 지상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인기작가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인문고전 독서의 효과를 강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철학 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도전하기 시작했다 하니, 대단한 영향력을 미쳤다. 나 또한 덩달아 고전 철학서들을 여러 권 사놓았으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천재 독서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독서법에 관한 이야기는 이지성의 책이 출간되기 훨씬 전부터 떠돌던 이야기다. 동명의 출처가 불분명한 텍스트 문서가 떠돌아 다닌 것을 본 것이 이 독서법을 처음 접한 계기였는데, 존 스튜어트밀 독서법이라고도 불리 웠다. 천재 사상가로 알려진 존 스튜어트밀은 아주 어릴 때 부터 철학고전 서적들을 읽고 독서토론하기를 아버지로부터 훈련을 받았고, 남들보다 10년 이상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궁금증이 생긴 나는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나, 그 땐 책에 취미자체가 없었기도 하고 곧 기억 속에서 잊어버리게 된다.

 

 

  저자 서상훈의 책은 '독서로 시작했다'로 먼저 만났다. 독서로 시작하여 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인데, 그 과정을 자세하게 책에 담아놓았다. 독서로 시작해서 출판을 결심하고 출판을 의뢰하고 실제로 그것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문서들을 담아놓았는데, 상세하게 설명된 것이 장점이지만, 너무 뚝딱 책 한 권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과정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었다. 저자와 같은 분야의 자기계발서나 학습서를 출판할 목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장르의 책을 출판하는데 있어서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복되는 사례문의 내용도 그대로 다 담고 있어 '페이지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게 한다.

그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당신도 책을 출판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서 독자를 유혹하지만, 특정 책의 장르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독자는 실망을 하게 될거란 점인데, 독자는 모든 책의 출판에 관련된 과정을 담아놓았을거라는 착각을 하고 책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 사실을 저자가 몰랐을 리 없다. 저자는 그런 사실을 책의 표지나 부분에 정확하게 명시해놓아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책을 더 많이 팔아보려는 수작으로까지 보이게 한다.

  

  '독서로 시작했다'에도 천재독서법이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 잊고 있었던 '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를 다시 상기시킴과 동시에 저자가 같다는 사실을 알았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존재를 안 후로부터 읽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흘러버린 거다. 

 

  이 책 역시 저자 특유의 상세함이 나온다. 허나 더 쓸모가 있다는 느낌이다. 1장에서는 열심히 고전 독서를 했던 유명인들의 사례가 담겨있고, 2장에서는 독서 토론에 대해서 설명한다. 3장에서는 배껴쓰기와 그에 관한 사례, 4장에서는 저자가 운영한 카페 모임에서의 토론사례를 그대로 담았다. 이번 책에서는 이 사례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독서로 시작했다' 역시 상세한 사례가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 출판 분야에 적용될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책은 독서 토론 자체에 대한 하나의 사례이고 특정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도움이 될만 하다고 본다.

 

 

  혼자 책을 읽고 덮는 것보다 여러사람과 토론을 하면 읽기 효과가 극대화 되며 말하기의 능력도 상승된다. 저자는 강의 듣기, 필사, 독서토론, 비판적 글쓰기의 활용이 단순히 독서를 하는 것보다 높은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우선 뜻이 많는 사람을 찾는 것이 힘들다. 내 주위의 친한 친구들은 내가 얼마전까지 그랬듯이 책이라곤 일 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녀석들로 가득하다. 아직도 내가 책을 읽는다면 믿지 않는 녀석들에게 토론하자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자신의 마음이 우러나지 않는 이상 권한다고 들을리 없다. 가장 친한 녀석에게 독서를 좀 하게 하려고 엄선해서 가져다 준 책이 열 권이 넘는데, 녀석은 일 년이 넘도록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독서 카페에도 토론방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저자의 카페로 가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베껴쓰기의 효과도 이 책을 통해 더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고, 열 번 읽는 것보다 한번 써보는 것이 낫단다. 필사를 하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들도 이해가 되며 기억에 오래 남게 되고, 문장력도 향상되며 집중력도 좋아진단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키보드 자판은 두들겨도 글씨를 써볼 일은 카드 긁고 서명할 때 밖에 없다. 그래서 쓸 일이 생겨도 번거롭고 힘이 든다.

그래도 이젠 시작해야 겠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는 서예의 효과 -심신 안정과 집중력 향상, 필체 교정등의 효과를 똑같이 볼 수 있단다. 손은 제 2의 뇌라고 할만큼 두뇌자극에 좋은 효과를 미친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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