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리더십 -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청소년 멘토 시리즈
전도근.윤소영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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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는 상당히 독특한 인물이다. 소위 엘리트이면서도 기존의 엘리트들과는 다른 말과 행동을 보인다.

공익을 생각하고 실천하며 살아온 그의 삶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진나머지 가장 존경하는 CEO 1위, CEO로 영입하고 싶은 리더 1위, 우리 시대 신뢰받는 리더-경영인 1위, 차세대 리더-경제 부문 1위, 직장인이 뽑은 최고의 멘토 1위 등 10년넘게 수십가지의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세지향의 여타 인물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그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당선이 유력함에도,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를 했다. 그 이유는 박원순 후보가 공익을 위하는 깨끗하고 헌식적인 아름다운 삶을 살아왔기에 시장임무를 잘 수행해내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가 평생을 살아오며 지켜온 원칙에 부합되는 인물이라는 판단하에 그런 큰 결정을 내레게 된 것이다. 높은 자리에 서로 앉기 위해서 안달을 하는 지금까지의 정치계에 안철수의 존재는 충격적이었고, 급기야 대통령감으로까지 거론된다.

 

  지금껏 어떤 사람도 이런 통큰 행보를 보인적은 없었다. 이 책은 안철수의 어린시절부터 의대교수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CEO, 카이스트 경영학 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간략하게 담고 있다.

청소년을 주 독자로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의지를 북돋게 해주는 귀한 조언들을 담고 있으며 어른이 읽는다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삶은 깨끗하다. 천재가 아니라면 서로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모두 성공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는 천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중, 고등학교때의 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으며 내성적인 성격탓에 친구들도 많지 않았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친구가 별로 없는 그는 자연히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혼자서도 잘 지낼 방법을 찾다가 선택한 것이 독서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된 안철수.

 

  "나는 책 읽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내용만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의 페이지 수가 얼마나 되는지, 발행 연월일은 언제인지,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까지 모두 다 읽었어요. 도서관 사서는 내가 매일 몇 권씩 책을 빌려가고 반납하다 보니 장난치는 걸로 의심해 대출을 거부할 정도였어요." -19p中-

 

  결국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어버렸다는 그. 중 고교때는 웬만한 한국 소설은 다 읽어버렸고 삼중당 문고 400권을 모조리 다 읽었는데, 너덜 너덜 해질 때까지 읽던 그 책은 지금도 그의 책꽂이에 첨단 컴퓨터 책들과 함께 나란히 꽂혀 있다고 한다.

 

  "학교 교육이 모든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아요. 세상을 넓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학교 교육이 한쪽 눈을 제공해준다면 자기 나름대로 또 한쪽 눈을 만들어야 세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따라서 독서를 하면 할수록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습니다." -20, 21p中-

 

  "아무리 모르는 게 많아도 소처럼 읽어 나가다 보면 결국 통째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138p中-

 

  요즘 아이들처럼 사교육이 아닌 독서력을 토대로 천천히 성적이 오르게 된 그는, 중간정도의 성적에서 꾸준히 노력하여 고등학교 3학년 때서야 비로소 전교 1등을 할 수 있었고, 의사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그는 부모의 뜻을 존중하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의대에 진학하게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안철수에게 강요하기 보다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곤 했는데,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결정한 의학생활에서 컴퓨터 CEO가 된다고 하니 의견 충돌을 일으켰다고 한다.

 

"의학 박사까지 딴 사람이 그냥 의사를 하면 편한데 굳이 잘 알지도 못하는 IT회사는 왜 차리느냐?"

 

"아버님 말씀대로 의사나 의대 교수는 편함을 주지만 색다른 삶을 주지는 못합니다. 한번 색다른 분야에서 IT의술을 펼쳐 보이고 싶습니다." -69p中-

 

  안철수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아버지도 그를 말릴 수가 없었다. 사무실 구할 돈을 마련할 수가 없어 자기 집에서 창업을 시작한 그는, 수 많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지금의 안철수 연구소를 만들어 냈다.

 

  그의 양심적인 소신을 알 수 있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수년 동안 경영란에 허덕며, 자신은 한푼도 받지 않으면서 직원들 월급은 꼬박 꼬박 챙겨주었던 점, 회사가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국 기업이 그를 초빙해 1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거절한 소신, 부하직원이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며 그에게 달려 왔을때도 그는 '버는 만큼 세금을 내야지요' 하며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야당은 갑자기 등장해 큰 지지를 받는 그를 보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철저한 내부조사와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한 마디로 그의 흠을 찾아내기 위해 온갖 조사를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우선 그의 회사에는 그와 혈연관계에 있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으며, 거래처도 친구나 친척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는 거래를 하지 않을 정도이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세금을 꼬박꼬박 내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깨끗한 사람이 또 있을까? 평생을 살면서 단 한번의 약속도 어기지 않았다는 그가 그렇게 바른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비결은 그가 스스로 정립한 '원칙'을 세우고 그를 철저하게 따랐기 때문이다. 90%의 가능성이 있어도 약속을 하지 않으며 99%의 확신이 있을때만 약속을 하고 그걸 반드시 지켰다는 그는, 말바꾸기를 밥먹듯이 하는 정부와 정치인들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인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그를 믿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안철수의 기부 행위를 두고 말들이 많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포석이라느니, 무슨 음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뭐눈에 뭐만 보이는 편협하기 짝이 없는 시선일 뿐이다. 깨끗하지 못하게 살아온 사람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순수한 목적도 계략이나 나쁜 의도가 있을거라고 제맘대로 짐작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내 자동차를 걸고 확신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비리와 관련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수많은 문제가 있었고 징역까지 선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라며 입으로만 떠벌리는 누구와는 하늘과 땅만큼 차원이 틀린 사람이다. 뭐눈에는 똥만 보이는 셈이다.

 

 그의 삶은 누구처럼 입으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다. 말한마디 않고 행동으로 공익을 위해 살아온 그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의대생 생활에서도 공익을 위해 하루 세시간만 자며 무료로 백신을 만들어 배포한 사람이다.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했음에도 말이다.

 

세상 어느 누가 그런 일을 수 있는가? 세계 최초로 무엇을 개발했으며 큰 돈을 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배포하고, 7년이나 그런 생활을 지속했으며 지금도 무료로 백신을 배포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무료로 쓰고 있으니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안철수가 없었다면 우리는 윈도우처럼 외국회사에 큰 돈을 지불하며 써야했을 것이다. 지금 알약등의 무료 백신도 존재하지만 안철수가 처음부터 무료로 했기에 그들도 무료로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의 의견을 따르고 존중하고 싶다. 한번 한 약속과 결정은 지금껏 한번도 지키지 않은 적이 없는 그다. 안철수같은 인물이 있기에 더 나은 미래를 보고 희망을 본다.

안철수에 대해 잘 모르거나 궁금한 사람, 청소년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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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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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우리가 일본을 제치고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고 있지만, 가장 많은 자살률을 꾸준히 보이고 있는 나라는 역시 일본이 아닐까. 일본은 자살이 죽음의 미학으로 까지 승화된 나라라고 하니.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들이 할복 자살을 하는 장면은 영화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일본 문단역시 자살한 문인이 참 많다. 라쇼몽으로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노벨상을 수상한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본 작품의 저자 다자이 오사무등등.

 

  다자이 오사무는 5번의 자살시도 끝에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그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난 '선택된 자'라는 긍지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가족들을 실망시켰다는 자조에서 비롯된 첫번째 자살시도와 본가에서 제적당한 충격으로 인한 두번째 자살시도는 그가 가족들을 실망시켰다는 자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후자를 어느 정도 증명한다.

작품해설에선 그의 자살시도를 일종의 처세술 이라고 해석한다. 도저히 타개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면 죽음으로서 면책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네번째 자살시도는 믿었던 주위사람들에게 일종의 배신을 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 후다. 맹장염 수술후 복막염 진통제로 복용했던 파미널에 중독된 그는, 아내와 스승이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자 크게 충격을 받는다. 자신과 가까운 화가와 아내가 자신히 입원한 동안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한번 더 충격을 받은 그는 아내와 함께 네번째 자살을 시도하지만, 아내만 죽고 그는 살아난다. 이 체험을 바탕으로 쓰인 인간실격은 작가 자신의 내면심리가 크게 투영된 작품이라 하겠다.

 

 

 

 

  평생 사회비판과 자기비판을 하며 살아온 작가는 소설의 주인공 요조처럼 심약한 성격이었다. 그의 세부적인 실제 성격과 작가의 성격이 완전히 일치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요조의 인생 행로는 작가 자신의 것과 많이 닮아있다. 소설속 요조의 삶은 인간을 두려워 하고 원죄적 자조감을 가진채 남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는 심약한 성격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릴때는 익살꾼으로서 가족들의 귀여움을 받고, 후에는 여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그것이 모두 인간이 몹시 두려운 나머지 그들에게 잘보이기 위해 행한 가식적인 행동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요조의 삶의 행로는 작가와 비슷하지만 다자이의 생각도 이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아닐것이라고 생각된다. 큰 실망을 경험한 뒤에 쓰인 작품이기 때문에 비관적인 관점에서 쓰였을 것이다.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유약한 성격은 실제 작가와 일치한다고 한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선의 해방 전후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프롤레타리아 문학동맹(카프)가 문학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처럼 일본도 그랬던 모양이다. 당시 그런 흐름은 세계적인 대세라 할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좌익운동에 가담한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과 평생에 걸친 끝없는 자조. 세상에 대한 비관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뒤편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짧은 단편 '직소'가 담겨있었다. 겉표지에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실린 의외의 단편이다. 교회는 다니지 않았으나 기독교에 심취했던 그가 가롯유다의 관점에서 그의 심리와 예수를 묘사한 작품이다. 상당히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의 작품이다.

 

  인간실격에도 드러나지만, 다자이 작품의 특징은 쉬지않고 떠들어 대는 듯한- 요설체라고 하는 기법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이 기법으로 인해 인물의 심정이 독자에게 쉽고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는것 같다. 인간실격에서는 요조의 수기를 읽는 것으로 표현되었지만, 요조가 직접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울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익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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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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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알리는 절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다. 뒷산에는 지난번에 내린 눈이 너저분하다.

눈 내리는 날 이 책을 읽었으면 좀 더 와닿았으려나? 길지 않은 분량의 책을 읽었음에도 두꺼운 책을 덮은듯 나른하다.

 

세계문학전집 100권이 내뿜는 존재감을 처음 홈쇼핑에서 목격하자마자 강림하신 지름신은, 좁은 공간과 여유자금이라는 현실앞에선 조금씩  그 거대함을 깎아내려야 함을. 그 존재의 위용을 소화하기 힘듬을 비로서 깨달았을 땐 이미 30여권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 특가로 강림하신 펭귄 50권 세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먹고 말거라는 멘트를 되풀이하고 있는 치타처럼, 언젠가 읽겠지 하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지만, 90%를 채 소화하지 못하고 방치된 녀석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혼란스럽다. 그 빛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는 의도에서, 얇아 보이는 놈을 골라집어든 것이 이 책'설국'이다.





 

  지름신의 폭력적 충동질을 힙겹게 누르는 과정에서 나름 엄선해서 골라본 놈들.

누구의 추천도 받지 않았다. 그냥 땡기는 대로.

설국은 왜 포함되어 있었을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작가와 작품의 대단한 명성이 문학에 무지했던 나에게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는 눈으로 가득 찬 풍경을 연상시키는 제목이 가져다 준 상상속의 이미지 때문이거나.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는 시마무라. 가끔 서양무용에 관한 글을 쓰지만 주목받기를 원치도 않고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반백수이다. 눈의 고장이라 불리우는 한 마을에서 만난 게이샤 고마코에게 끌리게 되고, 다시 그곳을 찾아 가는 기차안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한 병자를 수발하는 요코라는 여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자태에 끌린 시마무라. 자신을 향한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고마코와 함께 있지만 계속 요코의 존재를 신경쓰고 있다.

 

  세사람의 미묘한 삼각관계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세사람 모두 느끼고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이미 가정을 가지고 있는 시마무라는 어떤 입장도 취하지않은 채 그저 두고 보고 있다.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두 여성에게 끌리어 또다시 찾아온 세번째 방문에는 오래 머무르게 되나 다시 오지 않을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인물들의 내면심리묘사와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그들의 대화. 그리고 자연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하며 대단한 평가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세계 명작에 꼽혔다고 해서 받지도 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거나 대단함을 찾지 못했는데 대단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재미의 유무를 떠나 읽는 내내 문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몰입이 되질 않았다. 일본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고 내게 문학적인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면 할말은 없으나, 못느낀것은 못느낀 것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20세기 초반 일본의 시골마을 풍경과 그 당시 문화에 대한 묘사, 인물들의 절제된 감정과 내면묘사와 상상력등인것으로 추정되나, 전혀 와닿지 않는다. 답답하게 느껴지는 인물들의 행동과, 내 상상력의 빈곤을 의심할만큼 연상이 잘 되지 않는 이미지.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그것에 대한 조사라도 해본다면 알 수 있겠지만 그럴 욕구가 생기질 않고 그럴 의무도 없기에 그냥 지금의 감상 그대로 두겠다.  

 

 소설 자체가 허무함을 추구한 소설이라면 그점에서는 와닿는다. 다 읽었는데 마치 아무것도 읽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명작으로 꼽힌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굳이 알고싶지 않다. 어렵게 번역한 역자의 노고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다른 번역서를 읽어보거나 원서로 읽어본다면 무언가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원전의 문체나 느낌이 원래 이렇지 않을테니.

어떤책의 원서를 읽어본 사람들은 번역서보다 훨씬 감동적이고 재미있다고 말들을 한다. 그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가가 그 언어 특유의 운율같은 무엇으로 표현해 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볍지 않은 세계문학들에서는 은유적 표현들이나 작품 전체로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녹아내었을 것이고 그것이 그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이기에 번역이라는 자체가 그걸 읽어내는 과정이 어려운것 같다. 잘 모르기에 하는 소리지만 이럴때는 차라리 역자들이 철저하게 의역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릴적 아동용에서 느꼈던 감동을 완역본에서 느끼지 못하는 이유엔, 긴 세월의 많은 경험들이 내 감정들을 익숙하고 무뎌지게 만든 탓도 있겠지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떤 역서들은 한국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세세한 하나하나까지도 완역을 하고, 주석을 길고 복잡하게 달아 설명하곤 한다. 이렇게 설명해도 모르면 니가 부족하기 때문이야~라는 듯이.

 하지만 한 국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나라의 문화를 공부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조금 간결하고 쉬운 번역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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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3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8
박하익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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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소설보단 장편을 선호하는 취향때문에 단편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실생활에서도 상대방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소설에서는 오죽 하랴~ 그러다 보니 편마다 다른 인물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힘들거라는 편견에 접하기 싫었던 것이였다. 특히 번역소설들, 러시아 소설이라도 읽게 되면 긴 이름 기억하기가 참 어렵다. 적어도 읽는 동안에 기억이 나질 않으면 앞페이지를 뒤적거려서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기에.

 

  그나마 한국 단편은 좀 낫다. 오랫만에 추리 스릴러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어든 책.

이런 류의 책을 보고 있으면 왠지 아주 기대를 하게 된다. 추리/스릴러 라는 단어가 뭔가 잔뜩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것들을 하나도 아니고 여럿이 담고 있을것 같은 느낌. 무슨 협회 선정 세계 우수 공포 단편 스릴러 소설 같은 것들을 읽기 전에 그런 느낌이 강했으나 기대만큼 되돌려 주시는 책은 없었던것 같다. 잔인하고 독한 영화를 많이 봐서 감정이 무뎌진것인지 원래 별것 없는 건지 혼동스럽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볍게 읽을 목적으로 첫장을 넘겼다.

 

 

 

 

 

  이름 모를 작가들이 이곳 저곳의 계간지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은 단편집이다. 유명한데 나만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일단 내가 모르면 이름모를 작가라고 해두겠다. 처음에 실린 작품은 무는 남자. 왠지 일본의 가벼운 추리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학원 명랑 추리물이라고나 할까? 정체 불명의 한 남자가 얼굴을 가린채 여고생들의 팔목을 깨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선암여고. 주인공 채율도 말로만 듣던 그 공격을 당하고 만다.

바바리맨도 아니고 성추행범도 아닌, 팔을 깨무는 이상한 범죄를 저지른 후, 사탕을 입에 물리고 달아나는, 변태성욕자라 심히 추정되는 의문의 남자에게 1학년 최초로 물린 것으로 주목 받는 채율. 무는 남자 체포 수사대라는 이상한 학생 클럽이 채율에게 가입을 권유하고, 마지못해 가입을 한다.

그러나 그 클럽은 수사보다는 여고생들의 호기심과 장난끼가 앞선 모임이었다.

외고를 지원했다 떨어진 채율은 유명한 작가 어머니와 천재로 소문난 오빠를 둔 덕에 상대적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전교 1등을 하면 조기 유학을 보내주기로 한 엄마와의 약속때문에 공부에 몰두하려는 채율에게 무수대는 귀찮은 모임일 뿐이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정이 들어가는데.

드디어 중요 제보를 입수한 무수대. 소동끝에 겨우 검거하는데 성공하지만 놓치고 마는 무는남은, 뜻밖에도 학교와 얽혀있는 인물이었다. 독자적인 추리로 범인을 만나게 되는 채율. 범인의 입을 통해 의외의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는데….

 

 

  지하철에서 폐지를 모아 파는 노인 들도 자기 구역이 있다. 폐지 수집으로 3년 째 어려운 삶을 연명하고 있는 박.

그 질서를 깨고 들어온 젊은? 최 때문에 분노하는 박. 한때는 시장통을 호령했던 박이었지만 그를 제압하기엔 너무나 늙어버린 자신이 한탄스럽다.

용기를 내어 훈계를 하지만 금방 제압당해 버리고 마는데. 낙담한 최는 구역을 나누고 정도 나누던 정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다. 크게 상심한 된 박의 분노를 최를 향한다.

이 작품의 화자는 어렵게 삶을 연명하는 노인들의 삶의 현장을 무협 소설처럼 읊어나간다. 코믹스러운 분위기로 전개 되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쓸쓸하게 읽히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한국적인 맛이 살아있는 단편집이다. 고구려 시대의 추리물도 섞에있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벌이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볼만했다.  '이 씨리즈를 전부 읽어야겠다!!~' 뭐 이런 결심이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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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의 증언 - 나는 왜 KBS에서 해임되었나
정연주 지음 / 오마이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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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MBC파업 문제로 떠들석하다. 공정한 언론보도를 위한 그들의 파업은 비록 시청자로서 조금 불편하지만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기에 기꺼이 지지한다. 프로 몇개 못보는 아쉬움보다 공정한 보도를 못보고 기득권의 자기 안위를 위해 국민이 조장당하는 것이 훨씬 불편하고 심각한 일이니까.

언론조작은 히틀러가 즐겨쓰던 수법이다. 가장먼저 한일이 방송을 장악하는 일이었다. 한때 독일 국민의 90%이상이 그를 지지했다고 하니, 언론조작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피해를 입히는지 알 수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권력자들도 히틀러를 연구라도 했는지 비슷한 수법을 많이 써왔다. 5.18 광주항쟁때 많은 광주시민이 죽어갔지만, 다른 지역사람들은 까맣게 몰랐다. 언론에서 전혀 보도를 하지 않았으니 알 수 없는 일이며 지금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구데타를 일으킨 5.18의 원흉 전두환이 권력자였다고 해서 사형도 면하게 해주고 국민의 세금으로 보호를 해주는 한심한 일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거다. 박정희 전대통령도 언론보도를 통제했는데, 그가 한 많은 고문과 악행과 독재등의 단점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개발도상국의 시점에서 경제발전을 이룬 것만 부각되어 아직까지도 국민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에게 많은 고통을 당한 장본인들과 가족들은 아직도 괴로워 하고 있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세계의 정보가 통하는 시대라 예전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방송장악이 이루어졌고 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KBS 전사장인 정연주는 2003년 노조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개혁적 KBS사장 추천후보'로 뽑혀 공정한 절차에 의해 1표차로 KBS사장에 선임되었다.

그러나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FBI를 방불케하는 총동원 작전으로 해임되고야 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공정한 보도를 하지 않는 지금의 KBS가 되어있다. 정권에 불리한 것은 의도적으로 무시를 하거나 축소 왜곡해 보도를 하는 것을, 현 상황의 이슈들을 잘 알고 뉴스를 들으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구독하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조중동을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KBS에는 두개의 노조가 있는데, 1직급 이상 간부들이 만든 KBS 노조는 2008년 6월 전국언론노조에서 탈퇴한 정연주 사장 퇴진을 위해 결성된 노조이다. 노조회비도 협회에 내지 않고 정연주 사장이 퇴진하자마자 아무 활동도 하지 않아 등록이 취소된, 그야말로 정연주 죽이기, 수구세력의 방송장악을 위한 고위급 간부들의 노조, 특정목적을 위한 가짜임시노조였던 것이다.

 그리고 2010년 결성된, 젊은 기자와 피디를 중심으로 방송독립을 외치는 새 노조(2010년 결성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있는데 분명히 목적이 다른 노조이다.

KBS노조는 정연주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경영부실등의 조작된 사실을 주장하고, 조중동은 미리 계획된듯이 일제히 사실이 아닌 것을 계속 보도하였다. 조중동등 수구언론이 하는 짓거리가 바로 이런 것이다. 자신들의 기득권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리한 것은 무시하거나 거짓된 추측보도를 기정사실인것처럼 국민들에게 교묘히 인식시킨다.

 

  공정한 언론이란 자본과 특정세력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는데, 중앙일보는 삼성의 자본이 섞여있어 삼성 사태에 대해 불리한 보도는 일절 하지 않는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추호도 언급하지 않는다.

조선과 동아일보는 일제시대에 일제찬양을 했던 신문으로서, 사주와 그에 얽힌 기득권 세력에 의해 심하게 간섭을 받기 때문에 공정하지 못하다. 특히 사설은 가관인데, 노무현 정부때 장관 예정자에게 개인적인 의혹이 있으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장관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라고 하면서, 이명박 정부때는 '문제가 조금 있다고 해서 능력있는 사람을 선임하지 못하면 안된다' 라는 식이다. 나는 이런 조중동을 신문이랍시고 구독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구독하거나 선물받으려고 구독한 사람은 무지한 것이고, 알면서 구독하는 것은 웃기는 사람이다. 자신이 기득권도 아니면서, 지키고자 하는 이득도 없으면서 기득권에 의해 조장되는 신문을 구독하고 그들을 대변해주고 옹호해 주는 것이다. 남의 집 재산 지켜주는 개 꼴이 아닌가?

 

  정연주 사장은 모든 판결에서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고, KBS사장에 복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으나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가 해임당하기 전후의 사정과 수구 언론과 작전노조의 비방, 그에 대한 명백한 증거와 근거가 있는 반박이 담겨있다. 그리고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정치와 내가 관련성이 없다고 관심을 전혀 가지지 않는 사람이 많다.

내 주변의 친구들 또한 거의 그렇다. 하지만 국민의 정치에 관한 무관심은 기득권 세력이 가장 바라는 바이다. 청년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권장하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자신들이 무슨 짓거리를 해도 밀어주는 고지식하고 답답한 고정 유권자가 있고 그들은 투표를 열심히 해주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 수록 그들에게 유리한 것이다. 이명박 당선 당시의 투표율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 당시의 투표율을 참고해 보면 감이 올것이다.

 

  정치는 결코 내 생활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골치아프고 생각할 개인적인 문제도 많겠지만 적어도 언론에 휘둘리지 않는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식견은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 뚜렷한 자기 주관도 없이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다 결국 남의 농간에 놀아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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