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김형경을 알게 된 계기가 2004년도 11월 무렵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평론집을 보다가
한국의 평론가들이 하나같이 (이구동성으로)  경탄하는 작가 <김형경>이 누구인가?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그날 빌린 책이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2>였고 그 책을 읽은 이후,

김형경은 이제 나에게 그녀가 썼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가장 읽고싶은 책 목록에 그녀작품을 모두넣고 있다.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그 책...<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알랑 드 보통의 책<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만큼이나, 이별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과 이별>을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알라딘의 책소개에서>


....이 소설에서 나는 한순간의 휴식도 없이 정신의 칼날 위에 몸무게를 온통 지탱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번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곤 했다. 우리 시대를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 정신분열적인 조건을 다루는 그의 내적인 치열함을 누가 흉내낼 수 있을까. - 조선희(씨네21 전 편집장)

....알고 보니 김형경의 소설은, 여자로 사느라고 골병이 든 우리들을 위한 원고지 2천6백 매짜리 처방전이었다. 덕분에 나는 얼마간 신나게 살 만큼은 치유되었는데, 그것은 이 세상 모든 여성들과 공유하고픈 치유의 경험이기도 했다. - 최보은(프리미어 편집장, 문화칼럼니스트)

.....요즈음 진심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일정 정도의 분노에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에서는 진정한 평화가 고이는 것을 느낀다. 그것을 향해 나를 맞추려 했던 거짓 이미지도 깨어지고, 그런 환상을 추구했던 생존법도 벗었고, 좋은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허영심도 버렸다. 나는 이제 내 안의 추악함을 보았고, 그 추악함이 내 것임을 인정했고, 그런 추악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283쪽)



<2004년 4월 어느날..내 야후블로그에 올렸던 .....글중>


얼마전 부터 도서관에 가면 한 두시간씩 시간을 보낼 때 보는 책 중엔 평론집들이 많았고,그 때마다 내 관심을 모으는 작가가 김형경이다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여성작가'란 타이틀로 폄하시키는 세 작가 공지영,신경숙,은희경과는 구별해서 무언가 다른 깊이가 있는,작품성을 갖고 잇는 작가란 인상을 그들 평론가들로부터 받았다.난 사실 은희경과 김형경을 구별하지도 못할만큼 두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난 두 작가가 여성이고 '경'이란 이름 때문에 그 둘을 구별하지 못했던 것 같다.그동안의 평론가들의 은희경에 대한 평을 종합하면, 작품성은 없으면서 성을 상품화해서 잘나가는 작가였다.이렇게 그녀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되어 난 굳이 그녀의 글을 읽지 않앗던 듯하다.안타까운 점은 그 은희경과 김형경을 구별하지 못하고 여태껏 김형경마저 내가 만나지 못햇다는 점이다.

아, 편견의 아둔함이여...하지만 넘쳐나는 작품들,글들,거기다가 낭만적인 문학에 대한 거부감,그런것 때문에 난 인간 삶의 진실한 단면을 보여주고,절절한 존재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잇는 작품이 아니면 그걸 읽는데 시간을 보내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아닌,사랑이란 이름 또는 허무의식이란 이름하에 방황하는 군상들의 이야긴 내게 역겨웠기 때문에,그 역겨움을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컴퓨터 고장으로 시간이 많아진 (이런 때 난 인터넷 중독임을 느끼지) 나는 도서관에서 일부러 김형경을 찾았고(한국문학 서고에 글자순으로 배열),왠 일인지 그의 책은 딱 두 권,'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란 1,2권 짜리 장편이었다.책 제목이 너무나 소설제목으론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대출했고,아마 다른 '세월'(사실 이 책을 빌리고 싶었다) 같은 제목의 책이 있었다면난 이 책을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그게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집 에 와서야 난 그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하, 사.선.특.기 로 표기) 2권을 두개나 빌려왓다는 걸 알았다.그 2 권의 책이 각 1,2 권인 줄 알고 대출 했던 것,다시 도서관 까지 가는게 귀찮아서 그냥 그 2권을 읽었다.난 그렇게 이상한 순서로 이 '사.선.특.기'를 만났고,김형경을 만났다.그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내 맘은 좀 읽어보다가 맘에 안들면 그냥 반납해버리고 1권은 읽지 않을 예정이었다.

난 지금도 김형경에 대해선 아는게 없다.책에 소개된 약력을 빼고는..그 런데 우연히 요 며칠 전에 그녀와의 에피소드를 한 유명인사가(누군지 기억안난다) 쓴걸 읽었다.김형경의 명리학 수준이 꽤나 높아서,그녀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사주팔자를 봐달라고 했더니 요즘은 그런거 안해요 하며 거부하는 그녀를 졸라서 보았던 자기 과거 사주풀이가 거의 일치하더라는 이야기였다.이렇게 난 요즈음 김형경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 사.선.특.기 2권을 다 읽고난 후 더욱 김형경이 궁굼했고,사.선.특.기 1권이 궁굼했다.지난주에 그 1권을 빌리면서 함께 대출한 책이,'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권이다.어제 그 지독한 치통의 괴로움 속에서 '새들은..'1권을 끝냈고 오늘은 도서관에 들려 2권을 빌려올 예정이다.

이 두 권의 책을 우연히 동시에 읽게 됐지만,이 두 권을 함께 읽게 됐다는건,김형경을 이해하는데는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는 그녀가 삼십대를 눈 앞에 둔 시점인 1990년대 초에 썼고,'사.선.특.기'는 다시 십년 후 사십대를 눈 앞에 둔 2000년대 초에 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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