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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노래 ㅣ 창비 노랫말 그림책
유희열 지음, 천유주 그림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딸에게 보내는
노래』(유희열 글/천유주 그림|창비)라는 신간이 나왔다.
저자 이름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유.희.열? 혹시 내가 아는 그 가수? 그림작가도 익숙한 이름 천.유.주.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다 받은 책이었다.
천유주작가의 그림은 늘 그렇듯이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체가
감성을 듬뿍 담아 그림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듯 했다.
작가가 들려주는 노래이지만 왠지 딸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듯하여
애써 태연한 척 페이지를 넘겼다.
*
우리 딸은 열 달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미숙아로 태어났다.
다행히 인큐베이터에는 들어가지않았지만 청색증이 와서
퇴원하고도
수시로 병원을 들락날락하였다.
얼마나 입이 짧던지, 먹는 양은 늘지도 않고 노심초사하며
좋은 것 예쁜 것만 담으라며 귀하게 키웠었는데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나의 키를 넘어서고도 아직 더 자라야한다는
딸,
먹기도 놀기도 얼마나 잘
하는지...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딸이 오던 순간이 떠올라 울컥하게
했다.
*
처음 샀던 엄지만 한 신발 품에
안고
기뻐하던 어느
봄날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던 엄마의
얼굴
그토록 빛나던 사월의
미소
실제로 우리 딸은 사월생이이라 돌 때는
이제 막 배운 걸음마가 너무 재밌어 수시로 나가자고 했다.
마치 내 아이를 이야기 하듯 감정이입이 되어
그 때의 설렘였던 행복함이 다시 밀려왔다.
서툰 부모였지만 아이를 통해 부모가 되고
아이로 인해 세상을 배우고 살아갈 힘을 얻었던
시기,
이
젠 중년의 길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훌쩍 자라버린 아이를
보며
처음 만나던 순간,
내가 가졌던 그 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 책이 아닐까 싶다.
예전만큼이나 나의 손길이나 도움이 많이 필요하진 않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들려주고 싶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어른이라는 이름
앞에
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릴 때면
이 노래를
기억해주렴
너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작은
선물
꿈 많던 엄마의 눈부신 젊은 날은
너란 꽃을 피게
했단다
너란 꿈을 품게
됐단다.
기억해
주겠니
널 위한 이
노래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책을 보고 『딸에게 보내는 노래』 라는 곡을 찾아 들었다.
노래도 좋지만 나는 이 책을 펼치면 마치 그림이 노래를 들려주는
듯 하여 더 좋았다.
나는 노래보다 그림책으로 먼저
만났기때문일까?
치열하고도 현실적 삶을 살아가기에 바쁜
우리들(
엄마라는 이름을
짊어진)이
누구에겐 귀하고 사랑스런 딸이였을테고
지금은 그 딸을 키우는 엄마일테고
누구의 아내로 인생을 살아간다.
아이의 탄생은 서툼이전에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지만
어느 덧 무뎌진 일상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삶을 어루만지듯 조용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