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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이 ㅣ Dear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용철 그림 / 사계절 / 2017년 6월
평점 :
황선미 작가님의 작품인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던 나로써는 이번에 새로나온 "칠성이"를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
칠성이를 통해 작가님이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너무 궁금해서 책을 보자마자 읽어보게 되었다.
소 두마리가 머리를 맡대고 싸우는 표지그림이 인상적이다.

처음 시작부터 외양간에 있는 소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소 앞에 있는 기둥에 동여매진 삼색천이 눈에 띈다.

4년전.
도축장에 끌려온 소들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 뿐이었다.
여기에는 갓 두 살이 된 칡소도 끼어 있었다.
그리고 도축장에 있던 소들을 살피고 다니던 황영감....
황영감은 눈에 띄게 된 칡소를 보고 아까운 토종이라며 싸움소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다.
이렇게 이 둘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도축장에서 데려온 칡소는 황영감에게 오고서는 칠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그리고 싸움소로 길러졌다.
원래 황영감에는 싸움에서 네번이나 우승한 범소가 있었다.
하지만 장노인의 태백산이 달아나는 범소를 기어이 쫓아와 옆구리에 깊은 상처를 내고 만다.
그렇게 송아지 때부터 정을 붙이고 길렀던 범소를 잃고 황영감은 다시 칠성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칠성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싸움소로 길러낸 황영감..
칠성이는 싸움소가 된지 삼년만인 봄에 첫출전을 하게 되고 계속해서 우승을 하게 된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우승을 하자 칠성이를 비싼값에 사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나지만,
칠성이는 황영감의 자존심이자 식구였기에 황영감 옆에 있었다.
그러다 어느 가을 날.
범소를 잃게 만든 장노인의 태백산과 칠성이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싸움 끝에 태백산이 도망가기 시작하자 태백산이 범소에게 했듯이 칠성이 또한 태박산을 따라가 목덜미를 들이받게 된다.
오래 전 범소를 잃고 황영감의 모든 기운이 꺽였을 때, 칠성이 덕에 기운을 차리고 태백산에 대한 원망을 삭일 수 있었는데,
마치 앙갚음이라도 하듯이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 황영감이 칠성이의 양 뿔을 잡고 신음처럼 말한다.
"언제 멈춰야 할지, 그걸 아직도 모르느냐. 네가 태백산을 끝내 버렸다.
더는 싸울 수 없게, 항복하고 도망치는 걸 쫓아가 결딴을 내다니!
비굴해도 안 되지만, 비겁한 건 용서받지 못한다."
이대로 칠성이의 운명은 끝이나려는 것일까??

하지만 여기까지가 과거였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과 연결된 시점은 지금부터다.
태백산과의 사건이 그렇게 마무리 되고 그 이후 산으로 들어가 한동안 내려오지 못하고
산속에서 먹고, 자고, 훈련하고, 울고 때로는 노래하던 칠성이..
그 칠성이가 이제는 특갑종 백두들의 대결에 출전하게 된다.
백두들의 대결에서는 천하가 이름을 떨치고 있었고 그 천하와 칠성이는 대결을 하게 된다.
천하는 싸움에 져본적이 없는 싸움에 능한 중년이고,
칠성이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아는 영리하고 힘이 넘치는 청년이었다.
이 둘의 싸움을 그린 삽화는 투박하지만 긴박한 상황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림 또한 글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하다.

치열했던 천하와 칠성이의 싸움이 결국 천하의 복종으로 칠성이의 우승이 되었다.
이에 칠성이는 속이 터져라 외친다.
"엄무우우우우!"
도축장의 두려움을 향해, 단 하나의 가족 황영감을 향해.

황영감과 칠성이에게는 죽음과 상처를 입은 마음이란 공통점이 있었고,
서로를 의지해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간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글 구절에서 움찔하게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림책이지만 글밥이 많은 그림책이라고 보면 좋을 듯 싶다.
아니 그림책이 아닌 글밥책 이라고 표현해야 할려나?
이야기의 흐름을 보니 고학년 이상부터 보면 좋을 듯한 이야기이고,
이 책을 보고 소싸움에 관해 자료를 찾아보며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듯 싶다.
역시나 황선미님의 글은 실망시키지 않고 느낌이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