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졸업학교 교과서
임부돌 외 11인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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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키우며 매일매일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지금,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이미 친가 부모님의 노환과 이별을 겪으며 상실의 아픔을 통과한 반면, 처가 부모님은 아직 건강하게 생존해 계셔서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준비해야 하는 복잡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자녀 양육에 대한 답만을 치열하게 구해왔던 나에게, 임부돌 원장을 비롯한 12인의 전문가가 쓴 <인생졸업학교 교과서>는 신선한 충격이다. 우리는 학교를 졸업하는 법과 아이들을 졸업시키는 법만 배웠지, 정작 인생을 졸업하는 법은 배운 적이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죽음을 어둡고 두려운 종말이 아닌, 삶의 자연스러운 마무리이자 절기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책을 관통하는 3대 핵심 문자인 ‘존엄’, ‘돌봄’, ‘준비’는 남은 삶을 어떻게 재설계해야 할지 명확하게 이끌어준다.

첫째는 인간다운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는 ‘존엄’이다.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삶의 자연스러운 마무리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명의료 중단이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같은 의료적 의사결정은 단순히 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한 인간으로서 주체성을 지키겠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 표현이다.

둘째는 익숙한 내 공간에서 이웃과 동행하는 ‘돌봄’이다. ‘웰다잉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완성은 공동체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차가운 요양원 시설로 떠나는 대신, 내가 살아온 집과 지역사회에서 존중받으며 나이 들어가는 ‘현지 노화’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친가 부모님을 보내드리며 느꼈던 아쉬움을 바탕으로, 여전히 곁에 계신 처가 부모님의 돌봄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셋째는 남겨진 이들을 배려하고 내 삶을 갈무리하는 ‘준비’이다. ‘노년의 핵심은 '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은 큰 울림을 주었다. 장례 기획, 유산 정리, 유품 정돈을 미리 설계하는 것은 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일인 동시에, 내 삶의 지혜와 기록을 세상과 아름답게 나누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을 지우고 얻는 ‘삶의 주도권’과 ‘현재의 소중함’이다. 마지막을 미리 설계해 둠으로써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남은 생을 더 밀도 있고 가치 있게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또한 자녀 세대에게는 미래의 짐이 아닌 아름다운 기억을, 나 자신과 처가 부모님에게는 품격 있는 마무리를 선물하는 구체적인 실천 매뉴얼을 손에 쥐게 된다.

내 삶의 주체적인 마무리를 위한 ‘나의 인생 졸업 학교 교과서’로서의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추가로 제시한다. 나이 듦에 따라 찾아오는 신체적 변화와 노인성 질환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건강관리 지혜부터, 은퇴 후 경제적 자립을 유지하기 위한 시니어 재정 관리 방법까지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실제 삶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웰다잉 홈스쿨링 교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미 겪은 이별의 경험과 앞으로 마주할 준비를 동시에 해나가며, 매일 커가는 자녀들과 함께 남은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딱 좋은 시기이다. '이제까지 잘 살아왔으니, 잘 죽자!'. 나다운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게 돕는다. 아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면서도, 내 인생이라는 작품을 가장 아름답고 눈부시게 완성하고 싶은 모든 부모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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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강숙아·김상철·이미자·이은정·임해숙·조시원·조숙희·지선령·황경애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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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들린 책들이 어쩌면 치열한 현실을 피하기 위한 도피의 성격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자가 주는 안온함에 숨어 세상의 소란을 지워내던 나는 자칭 타칭 ‘활자 중독자’였다. 마주하기 두려운 책임감과 삶의 무게로부터 도망쳐 타인의 문장 속으로 숨어드는 일은 달콤했으니까. 하지만 도피가 길어질수록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자라났다. 남의 생각에 밑줄을 긋는 일에만 머물러 있던 내가 이제는 나의 마음을 세상과 잇고 싶다는, 즉 ‘나의 글’을 쓰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었다.

그동안 읽었거나 읽기 위해 책장에 꽂아 놓은 책들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었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그리고 그 후로도 이 책들은 와이프와 가장 큰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버린다. 1년 이상 깨끗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책, 분명 읽었지만 머릿속에 아무런 기억이 없는 책들을 미련 없이 비워낸다. 그렇게 솎아내고 남은 책들은 손때가 묻고 내 손으로 직접 밑줄을 그은 책들뿐이다. 나는 그 남겨진 문장들을 읽고 또 읽는다.

이러한 전개 속에서 마주한 <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는 책 속의 한 문장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에서 문장은 단순한 위로에 그치지 않고 무너진 자리에서 다음 한 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구체적 행동의 단서’로 작용한다. 저명한 작가들의 문장은 그저 종이 위의 활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독자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며 살아 숨 쉬게 된다. 현실 도피의 수단이었던 나의 활자 중독이, 실은 삶을 다시 살아내기 위해 붙잡을 단 하나의 문장을 격렬하게 탐색하던 과정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성공한 이들의 화려한 영웅담이 아니라, 우리 주변 평범한 이웃들이 고난의 터널을 통과해 낸 서사라는 점이다. 뇌종양, 사업 실패, 깊은 갈등 속에서도 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한 열 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는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그 진솔함 덕분에 더 큰 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옆집에 사는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친근하다. 그들과 함께 책장을 넘기고 밑줄을 그으며 내 마음의 상처 역시 시나브로 아물어 갔고, 타인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연결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얻었다. 이 책에는 거친 폭풍이 아닌, 대지를 적시는 이슬비 같은 묵직한 울림이 있다. 그리고 그 울림은 나에게 '나도 쓸 수 있다'는 시작의 용기를 격려하듯 불어넣었다.

이제 나는 남이 쓴 활자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독자에서 벗어나려 한다. 내면의 깊은 감정과 울림을 밖으로 이끌어내어 오롯이 나만의 문장으로 빚어내려 한다. 타인의 문장에 밑줄만 긋던 관객의 삶을 지나, 내 삶을 글로 마주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로 거듭나고자 한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결코 없다. 도피처였던 방구석 책방에서 걸어 나와 글쓰기라는 광장으로 향하는 지금, 오늘 밤 오랫동안 노트북을 연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문장을 적어 내려간다. 타인의 문장에 그어 내린 밑줄이 마침내 나만의 글로 온전히 이어지는, 또 다른 인생의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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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ㅣ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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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명을 알고 삶의 소명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쉰을 넘겼지만, 현실의 나는 여전히 흔들린다. 수십 년간 앞만 보고 치열하게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닥친 AI의 일자리 위협과 무한 경쟁의 일상은 매일 사정없이 마음을 뒤흔든다. 후배들의 무서운 추격과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은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온다. 최근 회사에 도입된 생성형 AI 시스템을 바라보며 '내 전문성은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심란하던 차에, 부하 직원의 작은 실수를 강하게 질책하고 돌아서며 서글픈 자괴감이 밀려왔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마주한 <맹자: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은 단순히 옛 성현의 말씀이 아니라, 흔들리는 중년의 삶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방향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이 다가왔다.

이 책은 2,300년 전 맹자 사상을 21세기 현대 사회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흔히 고전이라고 하면 한자로 쓰여진 따분한 훈계나 윤리, 도덕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 책은 철저하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다룬다. 나 역시 성과 지표와 효율성만을 따지는 냉혹한 일터에서 매일 상처받고 지쳐가던 중이었다. 매출 압박에 시달리며 부하 직원의 처지보다 당장 내 고과를 먼저 챙겨야 했던 비정한 순간들 속에서, 저자는 맹자의 말씀을 근간으로 인간성의 본질적인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특히 이 책이 지닌 미덕은 고전을 바라보는 깊이와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주자, 다산 정약용, 저자(단산)의 시선을 모은 '3인 3색' 평설로 다각도로 접근하여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원문과 현대어 풀이를 넘어 주자의 엄격한 내면 수양론과 다산의 역동적인 실천론,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중재하는 저자의 시선이 긴밀하게 조화를 이룬다. 매 분기 '이게 정말 맞는 길인가' 고독하게 결단해야 하는 팀장으로서, 세 사상가가 나누는 치열한 논쟁은 지혜로운 멘토 세 명이 한자리에 모여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듯하여 깊은 위로와 통찰을 얻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마주한 '인간다움'에 대한 정의는 가슴에 가장 깊은 울림을 남긴다. 첫째는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숫자가 아닌 사람을 먼저 보는 마음이다. 고과와 실적, 효율성만을 따지는 냉혹한 일터이지만 부하 직원의 실수를 질책하기 전에 그의 처지를 먼저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다. 기계는 오류를 잡아내지만, 인간은 지친 동료의 어깨를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둘째는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부끄러움을 알고 중심을 지키는 태도이다. 내 고과를 위해 후배의 공을 가로채거나 편법을 쓰고 싶은 유혹은 늘 존재한다. 이때 내 안의 양심을 바라보며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 부정을 멈추는 것이야말로, 명함이 사라진 은퇴 이후에도 떳떳할 수 있는 당당함의 원천이 된다. 마지막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으로, 아홉 길 우물을 파는 끈기이자 책임감이다. 퇴직이라는 종착지가 보인다고 해서 대충 시간을 때우거나 방관하지 않는 것이다. 맹자가 말한 '굴정구인(掘井九軔)'의 비유처럼, 마지막 샘물이 솟아날 때까지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태도이다. 이것이 후배들에게 기술이 아닌 '삶을 대하는 뒷모습'으로 기억되는 선배가 되는 길이다.

AI의 확산과 무한 경쟁 속에서 미래를 불안해하는 직장인들에게 권장하며, 조직 내 냉혹한 실적 압박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공감과 양심을 지켜내며 '삶을 대하는 품격 있는 뒷모습'을 남기는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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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정한 실패가 내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 사마천이 전하는 부서지지 않는 자존감의 비밀 ㅣ 동양철학전집 - 승자병법 시리즈 1
사마천 지음 / ORIGIN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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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일지 몰라도, 내 삶의 역사서는 오직 나만의 품격과 진짜 자아로 기록된다. 나는 오늘부터 남의 무대 위 들러리가 아닌, 내 역사서의 압도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가겠다."

사마천이 바라본 승자와 패자의 기준은 '권력의 유무'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유지'였다. 그는 유방에게 패해 자결한 항우를 제왕들의 기록인 '본기(本紀)'에 당당히 올렸고,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신념을 지키다 굶어 죽은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로 '열전(列傳)'의 첫 장을 시작했다. 권력을 쥔 승자보다 자신의 신념을 지킨 패자가 역사적으로 훨씬 숭고하다는 선언이었다. 지금의 성공이 영원하지 않듯 지금의 패배 역시 영원하지 않기에, 우리는 남들의 평가와 조롱 속에서도 마땅히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켜내야 한다. 찰나의 결과보다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낸 그 위대한 과정이 결국 나라는 인간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은 늘 우리에게 최고가 되라고 압박하지만, 정작 그 자리에 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돈, 성적, 아파트 평수 같은 하나의 기준표로만 사람을 줄 세우는 세상에서는 아무리 달려도 늘 나보다 앞선 사람이 존재한다. 그러니 이제는 남보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오직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인생의 기준점을 세상의 중심에서 나의 중심으로 옮겨오는 순간, 나는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 경쟁자가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가 된다.

세상은 오직 성공이라는 결과만 보지만 우리 삶은 실패하고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긴 이야기다. 오늘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내 인생 전체가 실패한 것은 결코 아니며, 그것은 내 인생 드라마에서 더 멋진 대반전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물일 뿐이다. "내가 못나서 실패했어"라며 자책하기보다, "이번 시도는 실패했지만 이것은 내 인생을 채우는 경험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며 차분히 오답 노트를 만들면 된다. 처절한 실패를 딛고 일어선 자의 서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남들의 화려한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슬퍼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곳에 가봐야 우리는 들러리일 뿐이다. 차라리 나만의 작은 방에서 나만의 연필을 들고 나만의 이야기를 한 줄씩 써 내려가는 편이 훨씬 가치 있다. 사마천이 끔찍한 굴욕 속에서 방 한 칸에 박혀 완성한 역사책이 결국 황제의 권력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승리한 것처럼 말이다. 거센 폭풍이 몰아치고 모든 것이 휩쓸려 간 자리에도 끝까지 남아있는 단단한 돌멩이처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은 가치가 바로 우리를 살아 숨 쉬게 하는 붓이다.

가장 두려워했던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을 이미 지나왔기에, 역설적으로 우리의 마음은 무한히 자유로워진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에게는 세상의 눈치나 타인의 평가가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다. 세상이 아무리 내 실패를 오점이라 비웃어도, 내가 그 아픔을 갈고닦아 나만의 실력으로 만든다면 그 상처는 세상에 하나뿐인 독보적인 무기가 된다. 뜨거운 불길을 견뎌낸 철이 가장 단단한 칼이 되듯이, 고통을 견디며 스스로를 갈고닦은 사람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남들의 무대에서 들러리로 서지 마라.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는 언제나 나만이 주인공이다.

세상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치여 자책하는 이들에게, 실패는 인생의 오점이 아니라 나만의 독보적인 무기를 만들어가는 위대한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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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끗 차이 영어 동사 뉘앙스 - 같은 뜻, 다른 단어! 영어의 판을 바꾸는
이시원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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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인 나에게 영어는 늘 마음 무거운 숙제이자 풀지 못한 아쉬움이었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필수인 시대라 승진이나 업무를 위해 수많은 단어장으로 단어도 외우고 학원도 다녔지만, 정작 바이어 앞에 서면 늘 입이 얼어붙었다. 한국어로는 똑같이 '타다', '가다', '돌다'로 번역되다 보니 머릿속에서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지 복잡한 계산을 거치느라 대화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제자리걸음만 걷던 나에게 이 책은 영어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꿔준 고마운 길잡이가 되었다. 마침 초등 5학년 막내가 영어학원을 다니며 발음을 자주 묻고, 한 페이지에 뜻은 같은데 단어가 여러 개라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당황스러움을 해결해줄 뉘앙스 차이가 이 책에 담겨 있어, 제가 먼저 공부하고 아이와 함께 학습하려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은 영어 동사 고유의 그림을 보여주어 '원어민의 직관'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기존 단어장처럼 뜻을 일대일 대입해 외우게 하는 주입식 학습법과 확실한 차별성이다. 탈것의 종류와 탑승 행동의 상태 차이, 단순한 이동인지 방향 전환인지에 따른 미묘한 뉘앙스를 명쾌하게 짚어준다. 덕분에 억지로 머리를 쥐어짜며 암기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동사를 써야 하는지 머릿속에 그림 그리듯 직관적으로 그려진다.

비즈니스 현장이나 일상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줄여주는 높은 실용성도 돋보인다. 내 중심의 한국어식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 기준점을 배려하는 표현이나 물리적 회전과 추상적 변화의 차이까지 구분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동안 비즈니스 미팅에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대에게 얼마나 어색했을지 아찔한 반성이 밀려왔다. 소통의 정확성과 매너가 중요한 직장인에게 이러한 뉘앙스 교정은 커뮤니케이션의 신뢰도를 한 차원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새로운 단어를 추가하지 않고 이미 아는 기초 동사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점이 중년 학습자에게 아주 큰 매력 포인트다. 노안과 기억력 감퇴로 새로운 암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Ride/Take(타다)', 'Go/Come(가다)', 'Turn/Rotate(돌다)' 같은 기초 단어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쉬운 단어 속에 숨겨진 진짜 원어민의 쓰임새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표현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졌다. 암기 부담은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회화의 유창함은 배로 끌어올리는 가장 효율적인 실전 학습법이다.

언어에 담긴 원어민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당당하고 품격 있는 영어를 구사하도록 돕는다. 글로벌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장인들과 늘 제자리걸음인 영어 실력에 돌파구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함께 공부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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