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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씽킹 - 제멋대로 이어지는 생각의 루프에서 벗어나는 법
벳시 홈버그 지음, 윤효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마음의 평화는 제어 장치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우리 집 아들들은 서로 혹은 엄마, 아빠한테도 생각 없이 이야기할
때면 씩 웃으면서 머리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고 “Think!!!”를 외친다. 생각 좀 하고 말하라는 뜻의 유쾌한 장난이다. 문득 의문이 생긴다. 생각은 안 하는 것이 나쁜가, 아니면 너무 많이 하는 것이 나쁜가? 물론 둘 다 나쁘지만, 임상심리학자 벳시 홈버그 박사는 《오버씽킹》을
통해 후자, 즉 ‘너무 많이 하는 생각’의 함정을 아프게 파고든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인류는 생각을 통해 위대한 문명을 일구었고
위험을 피하며 생존해 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생각 때문에 병들어간다. 침대에 누워 낮에 했던 사소한 말실수를 밤새 반추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불행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고문한다. 직장 생활 20여
년을 훌쩍 넘긴 50대 부장인 나에게도 ‘생각’은 오랜 무기이자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어제 회의에서 임원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곱씹으며 온갖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썼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후배들에게 리더십을 증명하지 못했나?’ 꼬리를 무는 걱정은 퇴근 후 침대까지 이어져 깊은 수면을 방해했다.
스스로를 예민하고 소심한 사람이라 자책하며 마음의 의지를 다잡으려 애썼지만, 머릿속
소음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 책은 이 지긋지긋한 걱정과 자책의 굴레가 내 의지나 성격 탓이 아니라, ‘뇌 신경망의 오작동’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명쾌하게 밝혀낸다. 과거 인류의 생존을 도왔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현대에 이르러 과도하게 켜져 잡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뜬구름 잡는 긍정주의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의지로 생각을 이기려 하지 말고, 몸을 움직여 뇌의 주도권을
강제 이주시켜라"라고 조언한다. 내면의 잡념을 키우는 DMN과 눈앞의 현실에 집중할 때 켜지는 ‘중앙 집행 네트워크(CEN)’는 시소 관계다. 따라서
CEN을 켜면 DMN은 자연스럽게 꺼진다. 얼음물로
세수를 하거나 강렬한 오감 자극을 주어 고장 난 스위치인 ‘살리엔스 네트워크(SN)’를 리셋하고, 작은 행동을 시작해 CEN을 가동하라는 가이드는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은퇴를 고민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50대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당연한 감정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불안이 엄습할 때마다 노트를 펴고 생각들을 객관적으로 시각화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머릿속으로만 맴돌던 거대한 공포가 막상 글로 적어놓고 보면 별것 아닌 일상적인 과제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에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도전 앞에 머뭇거리는 시간이
길었지만, 이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는 내 뇌에게 "또
생존 모드가 켜졌구나" 하고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
생각을 줄이고 행동할 때, 비로소 진짜 내 삶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은퇴를 앞두고 두 번째 삶을 설계하는 동료들, 그리고 매일 밤 회사
일로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든 현대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머릿속 가득한 잡념과 걱정 때문에 단 10분도 온전히 쉬지 못하는 이들, 완벽주의에 갇혀 시작이 두려운
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당신은 생각의 노예가 아닌 뇌의 훌륭한 운영자로 거듭나 감옥의 문을 열고 걸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