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박정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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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엄마는 누구인가?

어떤 슬픔이더라도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슬프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나의 슬픔이 가장 슬프고 나의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끼게 된다. 누구나 그러하다.

엄마를 잃은 사람은 그 부재의 크기와 영향을 잘 알 것이다. 아빠의 부재도 마찬가지이다.

감정적이고 세심한 부분은 엄마의 부재, 경제적인 부분을 포함한 외형적인 부분은 아빠의 부재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부족함이 여실히 느껴질 것이다. 나에게 발생한 부재가 가장 슬프고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다.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으로 인해 한 부모 가정의 아이가 되는 경우는 피할 수 없다.(흔한가?) 그 아이의 선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차별이 심하고 나와 다름은 틀림으로 판단해버리는 대한민국에서는 감추고 싶어지고, 감추고 살아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굳이 말하지 않는다. 동정받는 게 싫은 이유도 있겠지만 다름은 틀림으로 바라보는 그 시선들이 싫어서가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한가지 더. 타인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다는 것. ? 이런 상황에 대한 감정들은 냄비에서 끓는 물처럼 확 나타났다가 확 사라지고 잊혀진다. 굳이 감추지 않아도 창피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다. 또 드러내야 나의 아픔과 슬픈 감정을 한번이라도 위로 받을 수 있다. 한번 겉치레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바탕으로 한 위로를 나누며 살아가길 소망한다.

가족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빈자리는 다른 가족과 채워갈 수 있다. 가족의 구성원으로 엄마 또는 아빠를 새로 받아들이는 것. 심사숙고는 어른이 하는 것이고 아이들은 남은 한 부모의 삶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과 둘이 있다가 혼자가 되면 더 외롭고 그 외로움은 다른 짝꿍이 채워줄 수 있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또 둘이 챙겨주는 게 혼자 챙겨주는 거 보단 나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을 먼저 생각한다. 혼자가 된 아빠들의 가장 치명적인 궁상은 끼니 준비에서 드러난다.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부엌에 들어가서 밥을 하고 반찬을 해서 도시락까지 싸주느라 고생하지만 저자의 둘째 고모가 준비해 준 도시락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카자흐스탄으로 유학을 갔다 와서 적응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매일 슬프진 않겠지만 때론 슬퍼하고 그리워하면서 성장했을 것이다.

나도 뉴질랜드로 이민 가자는 아버지의 권유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큰 이유였지만, 같이 안 가겠다는 누나를 핑계로 한국에서 쭉 살았다. 매일 슬프지 않았다. 문득 생각나는 순간 슬퍼하면서 성장하고 지금은 내 기억 속의 엄마보다 많은 나이로 살아가고 있다. 일부러 감추지는 않았지만 드러내지도 않았다. 이야기를 했더라도 절친들을 제외하고 기억하는 사람도 관심을 주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과거의 일로 묻혀가지만 앞으로도 슬플 것이고, 그 슬픔은 행복과 즐거움으로 조금은 옅어지고 짧은 동안 슬프고 가끔 슬플 것이다.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이웃, 어른들이 되고, 공동체가 되고 멋진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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