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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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은 아들 엘리오를 만나기 위해 로마로 가는 기차를 탔다. 책을 읽던 그는 피렌체 역에서 기차에 올라 자신의 대각선에 앉은 여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강아지를 데리고 탄 그녀는 엘리오보다 몇 살 더 많아 보였고, 왠지 우울해 보였다. 그녀의 표정에 자기도 모르게 우울해 보인다는 말을 건넨 이후 그녀, 미란다와의 대화가 이어져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다 마침 엘리오가 아픈 피아니스트의 대타를 뛰어야 한다며 오늘 만나지 못한다는 연락을 하자, 그 얘기를 들은 미란다는 자신의 아버지와 단둘이 할 생일파티에 초대한다.

 

성당에서 열린 실내악 연주회에 처음 참석한 엘리오는 잠깐 쉬는 시간에 미셸을 본다.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쯤 많을 것 같은 그에게 자꾸만 시선이 갔는데, 대화를 조금 나눠본 후에는 관심이 생겼다. 용기를 낸 엘리오 덕분에 연주회가 끝나고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을 때, 엘리오가 강의를 나가는 음악학교에 미셸이 찾아온다.

 

올리버의 아파트에서 열린 송별회에 많은 손님이 찾아온다. 그중 요가학원에서 만난 에리카와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폴 역시 각각 남편, 남자친구와 함께 파티를 찾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이 무르익었을 무렵 폴이 연주하는 피아노 곡을 듣자, 오랜 세월 내내 잊지 않았던 한 사람에 대한 미칠듯한 감정을 느낀다.

 

처음엔 "나"라는 사람이 아들을 만나러 간다고 그러길래 엘리오인 줄 알았다. 중년의 엘리오라니 도무지 상상이 되질 않고 아들까지 있다는 것도 충격이었는데, 알고 보니 엘리오의 아버지 새뮤얼이었다. 엘리오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난 뒤 아내와 이혼을 한 그는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낭독회 겸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아들뻘인 여자와 깊은 관계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새뮤얼과 미란다의 나이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부터 약간 걸렸는데, 아무리 대화가 잘 통한다고는 해도 처음 본 사람과 둘도 없는 깊은 관계가 되는 게 내 기준엔 조금 납득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두 사람의 만남이 가벼운 게 아닌 진지한 사랑이었다는 걸 화자가 바뀌는 이후 챕터들을 통해 보여줘서 그런가 보다 했다.

 

두 번째 장에서 드디어 화자로 등장한 엘리오는 피아니스트로 살아가며 파리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새뮤얼과 미란다가 만났던 것처럼 처음 만난 아버지뻘인 남자에게 푹 빠져 깊은 관계가 됐다. 미셸이 엘리오를 사랑하는 모습이 중반까지 이어졌고, 그 후에는 미셸의 아버지가 소중하게 간직한 악보를 쓴 남자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세 번째 장에서는 올리버의 공허감이 느껴졌고, 네 번째 장에서는 다시 엘리오가 등장해 서로에게 단 하나의 사랑인 두 사람의 재회를 보여줬다.

 

어느 세대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사랑 앞에 나이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겉치레 또한 중요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자신을 사랑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줄 수도 있었다.

새로운 만남에서 깊은 사랑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그 사람이 남긴 무언가를 오랫동안 간직하며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는 모습도 애틋한 사랑이었다.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엄청나게 좋았어서 이후에 원작 <그해, 여름 손님>을 읽었었다. 영화에서 보여준 풋풋한 감정과 청량한 여름에 푹 빠졌었는데, 원작은 영화보다 수위가 높아서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원작보다 영화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후속 소설인 <파인드 미>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는지, 엘리오 아버지의 분량이 책의 절반이나 차지해서 아쉬웠다. 이전 소설은 엘리오의 시점으로만 진행되어 사랑과 이별, 그리고 먼 훗날의 이야기까지 짧게 등장해 여운을 남겼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두 사람이 각자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했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끝나고 엘리오의 시점이 등장했지만, 낯선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이 이어져서 이번에도 아쉬우려는 찰나, 엘리오에게 단 하나의 사랑은 올리버라는 걸 보여줘서 다시 감정이 요동쳤다. 그리고 올리버 역시 엘리오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영화의 후속작이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고, 주인공들 모두 그대로 돌아온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티모시 샬라메가 아닌 엘리오는 상상할 수 없으니 말이다. 원작보다 더 멋진 영화를 만들어줄 루카 구아다니노의 연출을 기대한다.

"세상에는 누군가에게 상처받아서가 아니라 상처받을 만큼 의미 있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어서 상심한 사람들도 있거든요." - P69

by. 엘리오
내 눈을 감겨 줬으면 하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지만 바라건대 그는 손바닥으로 내 눈을 감겨 주기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올 것이다. 내가 그의 눈을 감겨 주기 위해 그렇게 할 것처럼. - P244

by. 올리버
"내가 상대의 가슴에 구멍을 뚫었지만 영영 치유되지 못한 건 나였어요."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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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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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는 어릴 때부터 글을 쓰는 걸 좋아했다. 백일장에 나가면 종종 상을 탔을 만큼 재능도 있었다. 선생님이 시켜서 초등학교 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를 더 이상 검사를 하지 않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썼고, 여러 일이 있어서 많이 쓰든 아무 일이 없어서 날짜만 쓰든 매일같이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14일 이후로는 일기를 쓰지 못했다. 일기만 쓰지 못한 게 아니었다. 사촌동생 승호와 도서관에 다니며 서로 책을 돌려볼 만큼 좋아했던 책도 읽지 못했고, 학교에도 나가지 못했으며, 무조건 자기 편이 되어줄 동생 제니와 승호마저 보고 싶지 않아졌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중에 좀 짧은 책을 읽으려고 집어 든 책인데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중에 읽을걸, 하는 후회를 했다. 얼마 전에 읽은 장편 소설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이 소설 역시 같은 소재가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당숙이라는 자의 더럽고 파렴치한 행동에 상처를 받은 고등학생 소녀 제야가 주인공이었다. 같은 성별의 10대 아이가 강간당한 내용에다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이라 더욱 감정이 이입되어 괴로워하며 읽었다.

판형이 작고 글자가 커서 마음만 먹으면 금세 읽을 수 있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제야는 가상의 캐릭터였지만 그녀가 겪은 고통은 뉴스에서도 볼 수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마음에 남은 상흔을 대변하는 글이라 생각하니 도무지 소설로만 볼 수 없었다.

 

소설은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2008년 7월 14일의 짧고 강렬한 일기를 시작으로 보름여가 지난 28일에 과거를 회상하는 일기가 이어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각각의 사건이 있었던 일기를 보여줬고, 7월 14일 그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진 후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제야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졌다.

 

제야는 착하고 어른스러웠으며 동생 제니와 사촌동생 승호를 살갑게 챙기는 다정한 아이였다. 제야와 승호가 각각 백일장과 사생대회에 나갈 때 참가하지 않은 제니를 데리고 다녔고, 그들끼리만 생일파티를 하며 어른들 몰래 집에 있던 맥주를 마셨던 추억도 있었다. 늘 붙어 다니며 곁에 없을 땐 서로를 찾아다니는 셋은 자매지간, 사촌지간이었지만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서로의 편이 되어줄 것 같은 그런 돈독한 관계였다.

 

이렇게 평화로운 10대 아이들의 모습만 봤으면 좋았겠지만, 당연히 그럴 수가 없었다. 제야와 제니가 길을 가다가 교회 앞에서 마주친 당숙이라는 자가 등장했을 때부터 불안한 기운을 단번에 느꼈고, 백일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때 친구가 갑자기 사라진 다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불안함은 확신이 되었다. 당숙은 제야와 제니에게 다정하게 대하며 제야에게 졸업 선물이라고 핸드폰을 사주기도 하고 학교에 데려다주는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내내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건은 일어나고야 말았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제야에게 보인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신고하겠다는 엄마는 제야의 미래를 생각해서 말렸지만, 그 말조차 제야에겐 놀라울 만큼 상처가 됐다. 경찰서 사람들의 응대는 더욱 가관이라 입안에 욕설만 맴돌았다. 그리고 신고를 받고 온 당숙 새끼는 전형적인 대사를 날리며 분노하게 만들었고, 마을 사람들의 반응 또한 울화가 치밀었다.

피해자는 제야인데 사람들은 제야에게만 뭐라고 하고 있었다. 제야가 발랑 까진 아이가 아닌 공부도 잘하고 착실한 아이였는데 순식간에 남자를 유혹한 10대 계집애가 되어있었다. 그러면서 당숙한테는 남자가 술을 마시면 그럴 수도 있지, 같은 개 짖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그를 두둔했다.

이런 과정을 글로 읽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은 무슨 감정이 들지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제야가 다 죽이고 싶다고, 나중엔 과도를 가방에 넣어 다니는 심정이 왠지 이해가 됐다. 당숙 새끼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들을 겪으면서 제야가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먹을까 봐 걱정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해서 불안했다.

 

제니와 승호를 보는 것조차 힘겨워했던 제야는 다행히 강릉 이모에게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감정이 요동친 제야가 못할 말을 하는데도 꾹 참아준 제니가 있어서, 때로 폭력을 써가면서 대신 화를 내주고 어떤 날에는 택시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와준 승호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덕분에 제야가 안고 살아가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괜찮아질 거라는 상투적인 말보다 너의 잘못이 절대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당숙 같은 놈들이 제발 좀 부끄러운 줄 알고 살 수 있도록 이마에 낙인이라도 찍었으면 좋겠다.(화가 나서 뒷골 댕긴다...)

‘끔찍한‘까지 쓰고, ‘끔찍하다‘가 무슨 뜻이더라 생각했다. 무슨 뜻이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끔찍한‘이란 글자를 백배 천배 부풀리고 진하게 두껍게, 종이가 찢어질 만큼 칠해도 그때의 감정을 다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 P13

눈을 감았다. 죽은 것 같았다. 오래전에 죽은 시체 같았다. 죽었는데 왜 계속 생각하지? 죽었는데 왜 계속 무섭지? 죽었는데 왜 죽을 것 같지? - P107

진짜 그런 일 겪은 애들은 이렇게 경찰서까지 찾아오지도 못해. 혼자 병원 갈 엄두도 못 내. 아무것도 못하고 방에만 처박혀 있다가 미쳐버리고 말지 학생처럼 이렇게는 못해.
제야는 생각했다. 방에만 처박혀 있다가 미쳐버리는 자기를.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해도, 그게 피해자다운 거라고 해도, 제야는 그럴 수 없었다. 미치고 싶지 않았다. 안전해지고 싶었다. 제야는 눈물을 닦았다.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제야는 강해지고 싶었다. - P116.117

찢을 수 없다. 찢으면 안 된다. 찢어버리면 지금의 나를 설명할 수 없다. 지금은 중요하다. 아름다운 과거보다 중요하다. 더 나은 미래보다 중요하다. 지금 나는 살아 있다. 그러니 다음이 있다. 내게도 다음이 있을 것이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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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대마법사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 3
찰리 N. 홈버그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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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는 다음 달에 있을 마법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종이 마법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에머리 세인 마법사에게 들어온 파티 장식 의뢰를 대신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도 시어니는 에머리 몰래 종이 외에 다른 재료와 결합해 마법을 다루는 공부를 한다. 지난번 그래스와 있었던 사건으로 시어니는 마법 재료와 결합을 끊고 맺는 주술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사건이 마무리됐을 때 에머리에게 마법 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가 영 꺼림칙해 하는 바람에 몰래 공부할 수밖에 없다. 처음과는 달리 이젠 종이 마법이 좋아졌지만, 다른 마법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형 선고를 받은 신체 마법사 사라즈 프렌디가 이송 중에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자신의 가족도 위협했었기에 시어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를 쫓지 않겠다고 에머리와 약속했는데도 시어니는 다양한 마법 재료와 결합하고 끊는 걸 반복하며 사라즈를 추적한다.

 

 

 

앞서 읽은 두 권의 책에서도 느꼈었는데, 이번 3편을 읽으며 확실히 깨달았다. 시어니 트윌은 천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처음엔 그녀가 종이 마법을 너무나 잘 다루고, 견습생이 된 지 2년여 만에 마법사 자격시험에 응시한다고 그래서 견습생들이 다 그런 속도로 배우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시어니의 동창생이자 같은 종이 마법사 견습생인 베넷 쿠퍼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알게 됐을 때 그녀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베넷은 학창 시절에 반에서 3등을 했었다는데 말이다.(시어니는 당연히 1등.)

그렇기 때문에 시어니는 종이 마법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시어니는 습득력도 워낙 뛰어나 불, 유리, 고무, 플라스틱, 금속 마법까지 조금씩 다룰 수 있었다. 그것도 독학으로 이뤄낸 거라 보통의 천재가 아니었다.

 

몰래 다른 마법을 공부하는 시어니는 바쁜 와중에도 에머리 마법사와의 사랑을 키워갔다. 서로 같은 마음이어도 마법사와 견습생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밖에서는 조심스러웠고, 집안에서도 선을 넘지는 않았다. 물론 시어니는 더 짙은 애정 표현을 원한 것 같긴 했지만.

 

평화롭게 마법사 자격시험 준비만 하면 됐을 텐데 사라즈가 탈옥하는 사건이 일어나 시어니는 심란해진다. 거기다 에머리가 시어니의 자격시험을 주관하지 않겠다며 그와 같은 종이 마법사인 프리트윈 베일리의 집에 가서 2~3주가량 따로 교육을 받으라고 했다. 문제는 베일리 마법사가 에머리와 사이가 나쁘다는 점이었다.

정식 마법사가 되기 전, 시어니에게 고난이 몰아닥친 셈이었다.

 

사건이 일어났으니 당연히 주인공인 시어니가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그러면서 몰래 사라즈를 추적할 것을 예상했다. 그러지 않으면 소설이 진행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때로는 시어니가 너무 동분서주해서 걱정스러웠다. 가족과 에머리를 위협했던 사라즈였기 때문에 잡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몸에 한 번 닿으면 언제든 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신체 마법사에 대응하기 버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1권에서 만난 리라는 신체 마법사 초보 수준이라 사라즈가 더욱 두렵기만 했다.

그런 우려에 응답이라도 하듯 사라즈는 시어니를 먼저 찾아내기도 하고, 그녀가 마법 재료와 맺고 끊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시어니와 에머리 둘 다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악당은 무슨 짓을 해도 주인공을 절대 이길 수 없었다. 선한 자가 이기는 게 당연한 결말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없이 약하다는 생각을 내내 했었던 종이가 의외의 마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베일리 마법사 때문에 걱정했던 자격시험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고, 그 후엔 시어니가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도 맞이했다.(급했던 에머리...)

아쉬운 건 이제 시어니가 여러 마법 재료를 다룰 수 있는데 시리즈가 끝났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많은 사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줬으면 싶어서 말이다.

 

1권에서부터 해피엔딩이라고 정해져 있었던 시리즈는 시어니의 마법 능력이 향상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줬고, 그녀가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영화화된다는데, 영상으로 펼쳐질 마법이 사뭇 궁금하다.

돌아온 사라즈에게 희생되긴 싫었다. 본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중 누구라도 사라즈에게 당하게 놔둘 수는 없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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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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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요즘 자주 읽는 것 같은 미술에 관한 책을 읽었다. 여태 읽은 관련 주제의 책과는 달리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화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화가가 겪은 사건이나 사람, 사랑으로 인해 화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은 어릴 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소아마비로 성장이 멈춘 오른발을 가지고 있었고, 열여덟 살에 사고를 당해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사고로 의학 공부를 접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래서 디에고를 만나게 됐다. 그걸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당시 멕시코의 국민 화가라던 디에고 리베라는 희대의 바람둥이였다는데, 외모는 전혀 아니라서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여자들이 그 남자에게 빠져들었는지 알 수 없다.

 

21살의 프리다 칼로는 43살의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한 후, 가정생활의 불행을 그림으로 남겼다. 아기를 가져보려고 애를 썼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번번이 유산을 했고, 디에고는 프리다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질렀다. 프리다가 아기를 잃은 고통을 그림으로 표현한 걸 보며 디에고가 평론가처럼 말한 부분이 정말 어이없었다. 프리다를 사랑하긴 한 건가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남편 디에고의 유명세 덕분에 프리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가가 될 수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33살의 나이에 예술을 발견하고자 파리로 향했는데, 당시 파리에서 가장 유행을 떨치던 것은 "녹색 요정"이라 불리는 술 압생트였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가 굉장히 높은 독주이고, 잡초처럼 잘 자라는 향쑥이라는 허브를 주원료로 만들었단다. 거기다 저렴하기까지 했으니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술이었을 터. 동생 테오의 후원으로 예술가 생활을 하는 가난한 고흐가 압생트에 중독되지 않을 리 만무했다.

 

그런데 여기서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고흐의 그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깔은 당연히 노란색이다. 고흐가 그 노란색을 많이 사용한 까닭은 압생트 때문이었단다. 향쑥의 주요 성분인 "산토닌(Santonin)"은 과다 복용 시 황시증이 나타난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고흐는 모든 사물들이 노랗게 보이는 그대로 그림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실은 향쑥의 "튜존(Thujone)"이라는 성분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정신착란과 간질발작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알코올 중독이 됐을 정도였던 고흐인데, 그림을 노랗게 그리는 것도 모자라 정신착란으로 안타까운 죽음까지 이어져서 그런지 압생트가 큰일을 저질렀구나 싶다. 고흐의 마지막을 파괴한 악마 같은 술이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그림 "키스"가 가장 유명하기 때문에 왠지 처음부터 그런 스타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클림트는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살았지만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서 14살의 나이에 오스트리아 최고의 명문 빈 미술공예 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가난해서 자퇴를 하려고 하니 교장이 장학금을 주며 말렸단다. 그 시기에 그린 그림이 바로 "목가"이다. 괜히 천재라고 불린 게 아닌 듯싶다.

 

이런 재능으로 주문을 받아 그림을 그려주는 회사를 차려 승승장구하지만, 동생과 아버지가 같은 증세로 사망을 한 이후 고전적인 화풍을 버리고 반항기가 시작됐다고 한다. 화풍을 그렇게 완전히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천재라 그런지 뭔가 다르긴 하다.

 

 

 

 

야수주의 앙리 마티스와 입체주의 파블로 피카소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며 서로를 잘 알고 의식했다는 사실이 왠지 재미있었다. 서로의 아이디어도 빼앗아 그림을 그렸다. 마티스가 패턴 그림을 그리면 피카소가 패턴을 오려 붙인 그림을 발표했으니 참 유치한 것 같은데 자존심 때문에 굉장히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사이도 안 좋았지만, 세월이 약이라 나이가 들면서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고 한다. 서로에게 윈윈이었던 동시대 라이벌인 것 같다.

 

 

 

 

바실리 칸딘스키 역시 클림트와 마찬가지로 초기 화풍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추상주의라고 하는 사조에 걸맞게 색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은 무얼 말하고자 하는 건지 한참을 봐야 하고, 제목을 보고 봐도 모를 때가 많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초기엔 역시나 무난하다고 할 수 있는 그림을 남겼다. 제자인 가브리엘레 뮌터와 연인으로 지내면서 연작처럼 그림을 그렸다.

 

문제는 칸딘스키가 유부남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이 결혼할 수 없었다. 그러다 결국 이혼을 한 칸딘스키는 8년 동안 곁에 둔 뮌터를 버리고 러시아로 돌아가 51세의 나이에 24살짜리 여자랑 결혼을 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저명한 예술가지만 사생활은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화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 화풍의 변화 등을 알게 된 책이었다. 야사를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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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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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의 네 남자가 있다.

배우를 꿈꾸는 잘생긴 윌럼은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건축학을 전공한 맬컴은 회사에 다니면서 부유한 부모님 덕분에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제이비는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언젠가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나타나길 희망한다. 세 사람보다 두 살 어린 주드는 로스쿨을 마친 뒤 미연방지검에서 검사보로 일한다.

 

대학 시절 내내 룸메이트였던 그들은 서로 다른 인종에 전공도 달라 졸업 후 각자 자리를 잡아가느라 바빴지만,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는 건 변함이 없기에 자주 만나며 함께 어울린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유일하게 주드만은 가장 가까운 그들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았다. 다리를 왜 저는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말하지 않는다. 남녀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어도 그 누구도 친구 이상의 선을 넘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겐 인사나 다름없는 포옹과 키스, 심지어는 팔이 닿는 것조차 왜 두려워하는지 절대 말하지 않는다.

 

처음엔 이 소설이 네 남자의 사회적인 성장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다. 대학을 졸업한 네 남자는 아직 그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했지만 자신만만했고, 가끔은 불안해할 때가 있긴 했어도 조금씩 조금씩 꿈을 이뤄가며 인생을 살고, 우정도 유지하는 그런 내용일 거라 예상했다. 책 뒤편에 쓰인 글로 주드가 그 중심에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과거에 겪었을 사건으로 다리를 절게 됐어도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그런 희망적인 소설일 것 같았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이 소설은 10대 시절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들을 겪은 주드가 온몸에 남은 흉터와 정신적인 트라우마, 끊임없는 고통을 안고 죽고 싶어 하면서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주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 대충 예상은 할 수 있었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그가 수도원으로 보내져 어린 시절 내내 수사(修士)들에게 맞으면서 교육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랬다. 하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매를 맞는 생활이 차라리 나았다는 걸 알게 된 건 루크 수사가 언급되면서부터였다. 유일하게 때리지 않으며 칭찬하는 말, 다정한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어린 주드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사랑이었으니 믿는 게 당연했다. 그렇게 루크 수사를 믿으면서 주드는 천국을 꿈꿨지만 그건 지옥이었고, 몇 년이 지난 후에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트레일러 박사를 만나게 됐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8살밖에 되지 않은 그 어린아이를 속여서 지옥에 떨어뜨리고선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니, 짐승만도 못한 더러운 쓰레기였다. 그 부분을 읽는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 이런 지옥이 도망치고 싶을 만큼 끔찍했어도 주드에겐 루크 수사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선 트레일러 박사에게 거의 납치되다시피 한 주드의 인생이 가엽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라 괴로웠다.

 

그들이 주드의 몸과 마음에 새긴 상처는 너무나도 깊었다. 그래서 주드는 좋은 친구들을 만났어도, 친하게 지낸 로스쿨 교수 해럴드와 아내 줄리아가 서른 살이 된 주드를 입양하고 싶다고 말해도, 친구들의 친구와 가족들이 주드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표현하고 걱정해도 그걸 온전히 믿질 못했다. 언제든 버려질 거라고, 자신이 15살 때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그들이 알게 되면 더러워하며 실망해서 떠날 거라고 생각하며 습관적으로 자해를 했다. 그리고 행복하고 즐겁게 보낸 날 밤에도 화장실에서 팔을 그었다. 이 행복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일깨우면서 말이다.

 

주드의 삶, 과거를 읽은 뒤에 나는 희망을 꿈꿨다. 어릴 때 씻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들을 소재로 한 내용의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주드도 그런 삶을 살았지만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그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으니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다가온 어떤 남자에게 마음을 열었던 주드가 또다시 상처를 받은 사건이 일어나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해졌어도, 세 친구들 중 가장 사려 깊고 주드와 가까웠던 윌럼이 그토록 걱정하던 마음이 사랑이었다는 걸 깨달아 두 사람이 어렵게 이어진 이후로는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 내 생각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점점 깨달아갔다. 내가 여태껏 읽은 소설, 감상한 영화에서의 희망이 이 소설엔 없었다. 주드에겐 고통만 있었다. 자신의 몸은 치욕스러웠고, 기억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짐승이었다. 살아있는데도 사는 게 아닌 삶이었고, 죽음만이 유일한 해방이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더해져 고통 속에서 삶을 이어갔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일들은 있었다. 괴로움과 행복이 늘 주드의 삶에 공존했어도 이제는 행복이 점점 더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안도했다. 그러다 이번엔 주드가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사건이 일어나면서는 작가를 원망했다. 안 그래도 괴로운 사람에게 자꾸만 행복과 희망을 빼앗아가서 대체 어디까지 할 작정이냐고, 그만 좀 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니 가상의 캐릭터인 주드가 마치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은 사람들의 모습 같았다.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사건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피해자들은 주드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고통으로 가득 찬 실존 인물의 인생을 쓴 글을 읽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 피해자들이 이런 지옥 속에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 괴로웠다. 고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삶이 어떤 것인지 가늠하지도 못하면서 괜찮아질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한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희망을 품었다는 것도 죄스러웠다.

 

천 페이지가 넘는 책 속에 담긴 인생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주드의 고통과 인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걸 보고 싶어서 괴로워도 꾸역꾸역 읽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흡인력이 굉장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울다가 안도하다가 화를 냈다가 다시 희망을 품었다가, 마지막 100여 페이지를 읽을 땐 콧물까지 흘리면서 울다가 잠깐 멈춰 진정하고 다시 읽어야 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검색을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번 시작하니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작할 때 각오를 하고 읽어야 했던 책이었다. 물론 그 사실 알았더라도 나는 이 책을 읽었을 것 같다. 그리고 괴롭지만 언젠가는 다시 이 책을 읽고 싶어질 것 같다.

"아무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그것도 인생이라고 말해주길 원해." 2권 - P207

어린 시절 행복을 정의할 수 있었던 기억 같은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은 온통 비참함이나 공포, 그리고 비참이나 공포의 부재뿐이었고, 그가 필요했고 바랐던 건 그저 후자의 상태뿐이었다. 1권 - P135

그는 대단히 운이 좋았다. 그는 사람들이 꿈꾸는 어른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오래전 있었던 일들을 고집스레 곱씹고 되새길까? 왜 그냥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걸까? 왜 과거에 그렇게 경의를 표해야 할까? 왜 거기서 멀어질수록, 기억이 점점 덜해지는 게 아니라 더 생생해질까? 2권 - P59

"내가 배운 한 가지는 아직 그 일이 생생할 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거야. 아니면 절대 이야기하지 않게 될 거야. 어떻게 그 이야기를 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 왜냐하면 더 오래 기다릴수록 그건 점점 더 힘들어질 테고, 안에서 곪을 테고, 넌 언제나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 물론 그 생각은 잘못된 거지만, 그래도 넌 언제나 그 생각을 할 거야.
(……중략)
너한테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할 너만의 방식을 발견하게 될 거야.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래야 해. 하지만 네 인생은 ─ 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간에 하나도 부끄러워할 거 없어. 그리고 그 어떤 일도 네 잘못은 아니야. 그거 기억해줄래?" 1권 - P156.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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