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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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11월 15일. 캔자스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가족이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농장주인 아버지 허버트 윌리엄 클러터, 병약한 어머니 보니 폭스, 아직 어린 학생이던 낸시와 케니언까지 모두 집안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클러터 부부의 성인 자녀 이비나는 결혼 후 일리노이에 살고 있었고, 둘째 딸 베벌리는 캔자스시티에서 간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이었기에 화를 면했다.

사고를 당한 가족을 발견한 이는 함께 교회를 가기 위해 찾아온 소녀, 그 집 딸 낸시의 가장 친한 친구 수전 키드웰과 같은 이름을 가진 낸시 에월트였다. 낸시 에월트는 함께 교회를 가기 위해 집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이상하게 여기고 낸시 클러터의 친구 수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수전과 낸시가 함께 클러터의 집에 들어가 친구 낸시의 방에 다다랐을 때, 두 소녀는 피 범벅이 된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선 집 밖으로 뛰어나와 낸시 에월트의 아버지 클레런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보안관과 경찰들이 클러터 집안의 농장에 도착해 수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페리 에드워드 스미스와 리처드 유진 히콕(일명 딕)이 붙잡혔다.




작년에 영화 <카포티>를 보고서 이 책에 관심이 생겼다. 읽어보려고 읽을 책 목록에 진작에 메모해뒀지만, 영화 덕분에 다시금 인지하게 됐고, 이제서야 생각나 읽게 되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주관적 관점에서, 소설처럼 살을 곁들여 쓴 논픽션 소설의 장르를 개척한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사건 기록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고, 더러는 소설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끔찍하고 잔혹함에 몸서리 쳐졌고, 범인 페리와 딕의 무감정한 모습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건 딕이 같은 감방에 있던 사람에게서 클러터 집안의 농장에 대해 듣게 된 것이었다. 수많은 일꾼들을 부리며 보수를 잘 챙겨주고, 보너스까지 넉넉하게 줬다는 클러터 씨에 대해 들었을 때 감옥에 갇힌 범죄자는 당연히 가진 게 많을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그 농장에서 일했던 사람에게 꼼꼼하게 모든 걸 물어봤고, 출소 이후에 페리를 꼬드겨 캔자스로 향했다. 두 사람은 가는 동안 클러터 농장만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가는 도중에도 여러 사람을 죽였다는 게 밝혀져 역시 글러먹은 인간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죽이고선 늦은 시각에 농장에 도착해 클러터 씨를 깨워 금고의 행방을 물었을 때, 그 어디에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와 노여움을 갖게 만들었다. 클러터 씨는 주로 수표를 썼기 때문이었다. 그런 노여움은 가족들 모두를 죽이는 것으로 끝이 났는데, 더욱 놀라운 건 두 사람이 그렇게 해서 손에 쥔 게 고작 40달러였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목숨 값이 고작 10달러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에 분통이 터졌다.

이들은 그렇게 일가족을 죽이고선 돈이 되는 물건들을 훔쳐 멕시코로 달아났는데, 가는 길에 수표를 남발했고 팔아넘긴 물건값을 다 써버리는 멍청한 짓을 저지르고 만다. 그렇게 가진 걸 펑펑 써댄 후 결국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수감된 그들은 재판을 기다리게 되는데,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질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금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소아성애자인 딕은 낸시를 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페리에게 강하게 제지당해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는 게 밝혀졌다.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해서 페리가 좋은 인간은 더더욱 아니었다. 페리는 사이코패스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고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대해서는 손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트루먼 커포티가 직접 듣고서 옮겨 쓴 것인지 아니면 논픽션 소설답게 지어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페리가 한 어떤 말은 인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그들이 사형 선고를 받은 게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다. 유족의 입장에선 갈가리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것 같았다.
살인과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반성하지 않았던 페리와 딕은 1965년 4월 14일, 사건이 일어나고 약 5년 6개월이 지나서야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을 받았다.

책을 다 읽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아무래도 너무나 잔인한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 때문이었을 것이다. 읽는 동안 몇 번이고 분노를 일으킨 탓에 쉽게 읽을 수가 없었다.
죽을 때까지도 반성하지 않았던 두 인간이 지옥이든 어디든 끔찍한 곳에 떨어져 억겁의 고통을 받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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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끌 만한 사건은 홀컴에서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270여 명 되는 마을 주민들은 마을이 이렇듯 평범하다는 사실에 참으로 만족하고,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지나가는 생활에 안심하며 살아갔다.
(……중략)
그 당시 잠들어 있던 홀컴 마을에서는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결국 모두 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마는 네 발의 엽총 소리를. 그렇지만 그 이후로는, 그때까지만 해도 대문을 잠그지 않고 다녀도 전혀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던 마을 주민들은 환청처럼 그 소리를 자꾸 되살려냈다. 그 음울한 총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의심의 불길을 지펴 오랜 이웃이던 사람들은 서로를 낯선 눈길로, 이방인으로서 바라보게 되었다. - P16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 그 자식들만큼은 눈물 나는 사연이 있어요. 나를 포함해서. 나는 술꾼이지만, 냉혈한처럼 네 사람을 죽인 적은 없소이다." - P464

"나는 그 일에 아무 감정을 못 느껴. 나도 내가 뭔가 느꼈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심란하지 않아. 그 일이 일어난 후 반 시간쯤 지나니까 딕은 농담을 해댔고 나는 그 농담을 듣고 웃었지. 어쩌면 우리는 인간이 아닌지도 몰라. 난 내 자신에 대해서는 유감을 느낄 정도로는 인간적이지. 넌 여기서 나갈 수 있어도 난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게 유감이야. 하지만 그게 다지."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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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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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얀 스테판스는 4대째 음악가를 지낸 가문에서 기대를 듬뿍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쇼팽 콩쿠르에 나가 2차 예선에서 탈락했기에 얀에게 거는 기대는 부담일 뿐이다. 특히나 음악원 교수인 아버지 비톨트는 얀에게 쇼팽 콩쿠르 우승 외에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으며, 피아노에만 매달리라는 잔소리를 해댔기에 얀은 지긋지긋한 마음이 든다.

폴란드의 대통령 전용기가 폭발하고 몇 개월 후, 바르샤바에서 권위 있는 대회인 쇼팽 콩쿠르가 열린다. 국가 원수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기에 대회가 취소될 뻔했으나 쇼팽의 음악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대회를 속행했다. 대회에는 폴란드의 기대주 얀이 참가했고,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참가자들이 있었다. 그 대회에 최연장자로 미사키 요스케 또한 참가했다.
이렇게 대회가 열리는 동안 바르샤바에서는 각종 테러가 일어났고, 심지어 콩쿠르 공연장의 대기실에서까지 사건이 생긴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는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소설 초반을 읽으면서 제대로 읽고 있는 게 맞나 싶어 검색을 해보기까지 했다. 일본 배경이 아니라 머나먼 폴란드가 주 무대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 얀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18살 소년이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쇼팽 콩쿠르 우승이라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피아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교육을 받게 되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재능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보다 아버지가 정해준 길을 가야 하는 현실로 인해 얀은 그저 의무감으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오히려 그런 얀을 다독여주는 존재는 그의 피아노 선생이었던 아담 카민스키였다. 얀에게 카민스키는 실제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고, 카민스키 역시 얀을 아들처럼 대했다. 카민스키가 이번 쇼팽 콩쿠르의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얀과는 조금은 거리를 두긴 했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얀은 마음의 위안을 얻는 듯했다.

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쇼팽 콩쿠르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시리즈의 주인공 미사키 요스케 또한 등장했다. 얀은 미사키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대화를 하게 되면서 그와 안면을 텄다. 얀은 콩쿠르가 시작되기 전에 카민스키에게서 미사키가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참가자 중 한 명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런 말을 듣긴 했어도 일본인 피아니스트는 로봇과도 같은 연주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기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공원에서 직접 만난 미사키와 대화를 한 이후에도 그에 대한 감정은 그다지 변한 게 없었다.
이런 상황에 폴란드를 향한 테러리스트의 위협 역시 시작되었다. 콩쿠르 관계자만 드나들 수 있는 대기실에서 대통령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피아니스트'의 습격을 받아 경찰이 사망했다. 그리고 다른 공연장에서는 그야말로 직접적인 테러가 일어났고, 얀이 자주 가는 공원에서도 큰 테러가 일어나 얀의 꼬마친구에게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쇼팽 콩쿠르와 테러,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전쟁 등이 조화를 이루며 추리물의 묘미 또한 더했다. 테러리스트 피아니스트가 누구일지 예측했었는데 추리력이 꽝인 나는 당연히 맞히지 못했다. 그래서 결말이 충격적이었다.
결말이 밝혀지기 이전에 돌발성 난청을 앓고 있는 미사키가 콩쿠르 리스트에 없는 곡을 연주할 때는 가슴이 뭉클해졌는데, 이후에 일어난 상황은 오래전에 읽은 책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 얀은 이전 시리즈의 아키라가 그랬듯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옭아맨 굴레에서 벗어난 대견한 성장이었다.

일본을 벗어나 폴란드를 배경으로 전쟁과 테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번 시리즈는 색다른 느낌을 줬다. 그러면서도 언제나처럼 미사키의 활약이 돋보였고 주인공의 성장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지금 이 현실에도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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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연주를 통해서 성장하고 나 자신과 세계를 더 깊이 알게 되지. 쇼팽 콩쿠르가 어떻게 마무리되든 거기서 얻은 건 앞으로 평생 네 자산이 될 거다." - P37

"넌 기대주다. 스테판스 집안, 그리고 폴란드에서도. 올해도 폴란드는 많은 신예들을 콩쿠르에 보냈어. 그런데 여론이 주목하는 사람은 오직 너 한 명뿐이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폴란드에 영광을 갖다 줄 사람은 얀, 너밖에 없다는 소리다."
"나도 알아."
"알면 마땅히 할 일들을 해라. 네 손가락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스테판스 가문과 폴란드의 것이지." - P26.27

음악에는 힘이 있다.
그것은 총알로 막을 수 없을뿐더러 다른 사람을 해치는 힘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테러리스트가 휘두르는 폭력과는 대치점에 있는 동등한 힘이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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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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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모자수는 형 노아처럼 학교에 다니지만 공부에는 영 흥미가 없다. 그는 길에서 당과를 파는 엄마 선자와 할머니를 놀리거나 약한 친구 하루키를 괴롭히는 일본인 아이들을 혼내주기 일쑤고, 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한다. 그날도 엄마와 할머니의 가게에 들렀다가 근처 다른 가게에서 양말을 파는 여자애를 희롱하는 손님에게 본때를 보여줬다가 이가 두 개나 부러지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한다.
다행히 모자수와 그의 가족들을 괜찮게 보고 있던 파친코장 주인 고로가 중재를 한 덕분에 모자수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 고로는 모자수에게 적성에 맞지 않는 학교는 그만두고 자신의 파친코장에서 일을 하면서 가족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라고 제안한다.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노아는 드디어 와세다대학에 합격했다. 일본 최고 대학 중 하나에 합격했다는 기쁨도 잠시, 이내 등록금과 도쿄에서 지낼 집, 생활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선자와 경희, 할머니 양진 역시 돈 걱정을 하고 있었다. 아픈 요셉으로 인해 드는 약 값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노아는 모자수가 일해서 버는 돈은 쓰지 않겠다고 하며, 자신이 학교생활과 일을 함께 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했다.
그러다 한수가 선자와 노아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한수는 노아의 대학 합격을 축하하며, 자신이 소식을 들었을 때 이미 등록금을 지불했고 도쿄에서 생활할 집까지 마련해두었다고 했다. 노아가 없는 자리에서 선자는 빌린 걸로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한수는 그 애는 자신의 아들이기도 하다며 아버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한다.



1권에서 선자를 중심으로 한 고된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2권은 그녀의 자식인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가 낳은 아들 솔로몬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선자는 이 장대한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니만큼 종종 등장해 중심을 잡아주었다.

선자가 낳은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는 성격이나 인생에 대한 주관 등 모든 게 달랐다. 일본 최고의 대학에 들어간 노아와 학교를 그만두고 파친코장에서 일하게 된 모자수를 얼핏 보면 각각 이삭과 한수의 피를 이어받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야쿠자라고도 불리며 몰라도 될 일로 돈을 버는 한수는 공부에 매진해 뜻을 이루고자 하는 노아를 대견스럽게 여겼다. 당연히 그 사실을 티 낼 수가 없어 대외적으로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나마 노아를 곁에 둘 수 있었다.
노아와는 달리 모자수는 굴하지 않는 조선인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꺾이지 않는 의지와 강인한 성격이 그를 세상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삶에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대학에서 돈 걱정 없이 마음껏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노아는 한 달에 한 번씩 한수를 만나 식사를 했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노아가 만나던 여자친구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다. 누가 봐도 노아는 한수의 자식이라고 한 말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노아는 그 길로 오사카에 달려가 선자에게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대학을 그만두곤 모두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장면에서 입을 함부로 놀린 여자친구의 경솔함에 너무나 화가 났다. 노아는 여태껏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로 인해 괴로워하던 10대를 보냈지만, 순교자가 된 아버지 이삭의 정직함과 존경스러움, 그리고 가족들의 헌신으로 그나마 버틸 수가 있었다. 태생적으로 유약한 성정이라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피를 잡기 어려워하던 노아를 잘 알지 못하던 여자친구가 불을 붙여버린 것이었다.
그로 인해 선자는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됐다. 매달 돈을 보내는 걸로 살아있다고만 짐작할 뿐이었다. 그렇게 잠적한 노아가 신분을 감추고 파친코장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게 된 건 인생의 아이러니함이었다.

노아와는 달리 굳센 성격의 모자수는 파친코장에서 열심히 일을 해 주임에서 지배인으로 승진했고, 나중엔 요코하마에 자신의 파친코장을 개업하기까지 했다. 그 사이에 모자수는 친구 하루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의 직원 유미와 가까워져 결혼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몇 번의 유산 끝에 아들 솔로몬을 낳아 행복하게 살았지만, 아이가 3살이 되었을 때 교통사고로 유미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가장 행복하고 즐거울 때, 부족함이 없을 때 불현듯 찾아오는 불행으로 인해 인생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일본에 사는 조선인으로 온갖 역경을 겪다가 드디어 이제 괜찮은 삶을 살아가나 싶을 때 찾아온 불행은 사람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수 덕분에 16년 만에 노아를 찾아 마주하게 된 선자 역시 모자수와 비슷한 불행을 겪게 되었다. 그 한 문장이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느낌이 들게 했다. 내 자식도 아닌 노아가 그렇게 됐다는 걸 알고 너무 큰 상심을 느꼈는데, 선자는 오죽했을까 싶다.
그렇지만 두 사람에게는 자식이 있어서 살아가야만 했다. 선자에게는 모자수가, 모자수에게는 솔로몬이 있었다. 삶은 그렇게 누군가로 인해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이후 성인이 된 솔로몬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재일조선인, 일명 자이니치로 불리는 삶이 어떤지 보여줬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한 번도 고향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남한과 북한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삶이 정체성의 근간을 계속해서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게 어떤 느낌일지 평범한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뿌리인 선자는 어느덧 할머니 세대가 되어 바뀐 시대와 여성을 바라보게 되었다. 여자는 고생해야 한다는 말만 듣고 자란 그녀가 만약 다른 시대에 태어나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양진과 훈이에서 시작되어 선자로, 그리고 노아와 모자수,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이 장엄한 이야기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희생과 역경의 시대를 살아간 조선인들의 삶을 말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선자, 모자수, 솔로몬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울컥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래도, 그럼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한다.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이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은 게 큰 행운이다. 소설을 다 읽었으니 조만간 드라마도 봐야겠다.


모자수는 인생이 파친코 게임과 같다고 믿었다. 다이얼을 돌려서 조정할 수 있지만,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로 생긴 불확실성 또한 기대한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 P80

노아는 아키코와 함께 있을 때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자신이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것이 무슨 의미이든, 노아는 그저 자기 자신으로 있고 싶었다. 때로는 자신을 아예 잊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 P104

모세와 유미 같은 사람들은 조선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조선인들 이야기가 항상 들려오지만 어떻게 보면 조선인들 모두가 마음속에서 영원히 고국을 잃어버렸다. - P86

선자가 그리워하는 것은 한수도, 심지어 이삭도 아니었다. 선자가 꿈에서 다시 보고 있는 것은 자신의 젊음과 시작, 소망이었다. 선자는 그렇게 여자가 됐다. 한수와 이삭과 노아가 없었다면 이 땅으로 이어지는 순례의 길도 시작되지 않았으리라. 이 아줌마의 삶에도 평범한 일상 너머에 반짝이는 아름다움과 영광의 순간들이 있었다. 아무도 몰라준다고 해도 그것은 사실이었다. - P36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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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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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18살 서유리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도중에 할아버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상담 중이라 전화를 받지 않고 상담을 끝내고 친구 미희, 주봉과 학교를 나올 때 다시 한번 할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이렇게 연락을 자주 할 분이 아니라서 의아한 마음으로 전화를 건 유리는 할아버지에게서 정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할아버지의 딸이자 유리를 입양한 엄마인 서정희 씨를 말하는 거였다.
서정희와 유리는 고작 3년 동안 함께 살았고, 이후에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졌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유리는 서정희를 원망하고 있었고, 10년이 넘도록 함께 산 할아버지와는 보이지 않는 벽을 두고 살았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이 집에서 나가 살 계획을 세워두고 공부에 전념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에 어떠한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장례식을 치르고선 서정희를 닮은 초등학생 아들 연우를 데리고 와 함께 살게 됐다. 이런 와중에 할아버지는 여행을 다녀오겠다며 며칠간 집을 비울 거라고 유리에게 통보하듯 말했다.



18살 고등학생 유리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상처를 꾹꾹 눌러 담아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는 미희와 주봉이에게까지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두 친구를 못 미더워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치부이자 상처인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유리가 살아온 환경의 영향 때문이라 여겨졌다. 유리를 입양한 서정희는 3년 동안만 함께 살고선 할아버지에게 그녀를 맡겨버렸고, 명절 때만 보러 왔다. 그것도 8살 때가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그리고 함께 산 할아버지는 각자 벽을 세우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2층에서, 유리는 1층에서 지냈고, 체크카드에 돈을 넣어두고선 알아서 생활하라는 듯 유리에게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입양한 엄마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마저 유리에게 어떠한 믿음을 주지 않았으니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이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이런 상황에 유리는 초등학교 4학년 된 연우를 떠맡게 됐다. 요즘 부쩍 쇠약해진 것 같은 할아버지는 장례를 치르고선 여행을 떠나겠다는 미심쩍은 말만 남기고 집을 비웠기에 유리는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연우를 보살펴야 했다.
연우는 유리와 달리 서정희가 낳은 아들이라는 게 분명한 듯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유리는 마음이 좀 껄끄러웠다. 입양한 아이와 배 아파 낳은 자식에 대한 심적 차이로 자신은 이렇게 할아버지에게 맡겨지게 되었나 싶어서 말이다. 유리는 자라온 환경으로 인해 나이에 비해 성숙한 아이이긴 했어도 그런 마음을 감출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아직 어린 연우를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

이 묘한 관계가 달라진 건 연우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연우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말도 잘 하지 않으며, 돌봄교실 아이의 얼굴에 상처를 내는 등의 일로 유리는 골칫덩이를 떠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우에게 어떤 상처가 있는지 알게 되면서 유리는 자신의 상처 역시 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잘못이 없었다.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혹은 입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학대와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 너무 부당했고 화가 나는 일이었다. 주어진 환경으로 인해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 연우의 상처를 보며 유리는 사람이 마땅히 보여야 할 측은지심을 보였고, 아이에게 좀 더 마음을 쓰게 되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그리고 같은 반 세윤이가 가지고 있던 비밀에도 영향을 받았고,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고, 담임 선생님의 조언을 새겨들으며 시나브로 변화했다. 더욱 놀라운 건 마음이 달라진 유리로 인해 할아버지와의 관계 역시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정을 주지 않으려는 듯했던 할아버지는 유리가 다가온 한 걸음에 놀라 주춤했지만, 이내 꽁꽁 묶어뒀던 마음을 풀고 유리를 대했다. 그리고 연우에게도 조금은 살가운 할아버지가 됐다.

어른스러운 아이였던 유리는 이제 홀로 세상을 살아갈 계획을 세우기보다 연우, 할아버지와 함께 굴곡 없는 삶을 살아가기를 꿈꾸는 고등학생이 될 것 같은 엔딩이었다. 미워했던 엄마 서정희로 인해 맺어진 이 관계는 어색함이라는 벽을 깨부수고 어쩌면 서로에게 진짜 가족이 되어줄 수도 있을 듯해서 뭉클해졌다.

선입견을 깨준 청소년 문학으로 인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입양아와 아동 학대, 가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다른 누군가의 상처를 들추지 않고 위로해 준 소설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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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느끼는 고통은 각각 다른 것 같더라. 감당해 낼 여건도 다르고. 설령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함부로 말할 수는 없을 거야.
(……중략)
살아온 길이 저마다 다르니까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나는 그 사정을 알 수가 없잖니." - P207

할아버지와 나 사이의 거리는 일종의 안전장치였다. 우리는 그 안에서 안전했다. 어떤 상처도, 어떤 부대낌도, 어떤 위태로운 기대나 상처가 되고 말 애정도 할아버지와 내게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이 집을 훌훌 떠나면 됐다.
(……중략)
할아버지와 나 사이의 빈 공간에 연우가 들어왔다. 연우와도 거리를 둘 수 있을까, 거리를 두어야 할까, 연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연우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질문들이 올라왔고 마음이 어지러웠다. - P172

나는 초등학교 정문 옆에 서서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평평하고 넓은 운동장을 바라보는데 까닭 없이 마음이 편안했다. 앞으로의 삶은 저 운동장처럼 평평했으면 했다. 나의 삶이나 할아버지의 삶이나 연우의 삶도 큰 굴곡 없이 평탄했으면 했다. 큰 욕심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프지 않고 돈에 쪼들리지 않고 적당한 공간을 깨끗하게 관리하며 살고 싶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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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박애진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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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진 × 깊고 푸른 마을 사람들의 몸을 고쳐주며 근근이 살아가던 기술자 심 씨는 정부 고위에게 눈을 빼앗겨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심 씨의 딸 청이가 공장에 나가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장의 십장이 트집을 잡아 수당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다. 더럽고 치사해도 먹고는 살아야 했기에 무엇이든 하겠다는 청이에게 정부 고위의 단발머리 기술자가 찾아온다. 얼마 전부터 특고위가 인당수 광산에 내려보낼 기술자를 찾고 있었다고 하며 청이에게 일을 맡겼다.

임태운 ×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코닐리오의 간 용궁주는 20살가량의 젊은 외모를 유지하며 200년이 넘도록 동해 바다를 지배했다. 다만 그녀는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탓에 때가 오면 간과 다른 장기들을 바꿔야 했다. 육지에 심어놓은 그녀의 클론들의 것으로 말이다. 이번엔 간을 바꿔야 할 때가 왔기에 용궁주는 살인 병기 안드로이드 타르타루가를 보내 클론을 데려오도록 한다. 그런데 이번 클론 코닐리오는 타르타루가가 이전에 데리고 왔었던 클론들과 달랐다. 코닐리오는 자신이 용궁주의 클론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하며, 죽기 전에 버킷리스트를 완료해야 하니 타르타루가에게 협조를 하라고 도리어 협박을 한다.

김이환 × 밤의 도시
중학생 소년 럭키는 대학 입학에 필요한 에세이를 쓰기 위해 우주철을 타고 '밤의 도시' 행성에 온다. 이전의 문명을 엿볼 수 있는 폐허에 가고 싶었던 럭키는 도시에서 노래를 부르는 루비에게 안내를 부탁한다.

정명섭 × 부활 행성 - 홍련의 모험
다른 행성의 탐험을 마치고 돌아온 홍련은 새어머니에게서 언니 장화가 접근이 금지된 '부활 행성'에 갔다가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오지 말라는 장화의 메시지를 들었음에도 홍련은 언니를 찾기 위해 다시 우주로 떠난다.

김성희 ×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흥부의 과학'이라는 저서로 박흥부는 유명 인사가 되어 명예와 부를 얻었다. 그리고 당연히 흥부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담은 '흥부전'이 영화와 소설 등으로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 국민 빌런이 된 박놀부를 어느 매체가 단독 인터뷰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어렸을 때 접해서 너무나 익숙한 전래동화에 SF를 가미해 현대적으로 해석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었다. 제목을 통해 단번에 알 수 있었던 이야기가 있기도 했지만, 다 읽고서야 어떤 동화인지 알아챈 이야기도 있었다.

다섯 개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표제작인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였다. 용궁의 주인은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젊은 여인이었는데, 장기를 바꾸기 위해 육지에 클론들이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동해 바다를 제패한 그녀는 수많은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를 거느리고 있었고, 그중에서 단연 타르타루가가 으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가 간을 가져오기 위해 육지로 나가 클론과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마주한 클론 코닐리오는 자신이 클론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버킷리스트를 완료해야만 용궁에 가겠다는 협박을 했기에 타르타루가는 그녀의 뜻을 들어줘야만 했다.
술을 좋아한다는 젊은 용궁주라는 부분부터 신선했고, 토끼의 간이 아니라 클론의 간을 가져온다는 것 역시 기발했다. 안드로이드 타르타루가가 코닐리오와 동행하며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게 되면서 오랜 세월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이라는 걸 갖게 되는 건 당연지사였다. 그 과정이 제법 유쾌하고도 인간적으로 그려졌다.
그리고선 용궁에 가서 이식을 위한 절차만이 남은 결말에 이르렀을 때 상황이 뒤집히며 유쾌한 충격을 줬다. 코닐리오의 버킷리스트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고, 타르타루가는 감정이 생긴 안드로이드가 해야 할 행동을 했다. 그래서 결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깊고 푸른>은 아버지를 향한 애틋함에서만 비롯된 행동이 아니었기에 좋았다. SF가 만난 장화홍련전인 <부활 행성>은 인과응보와 애틋함이 만났다. <밤의 도시>는 중반쯤에 어떤 사건으로 인해 무슨 동화인지 알아챘는데, 아무래도 눈치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는 안됐다는 마음이 짙게 남았다.

전래동화를 이렇게 새롭게 해석하다니 재미있었다. SF가 만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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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의 간을 지킨 겁니다. 당신이 가진 간의 건강과 신선도를 위해 필연적으로 그 간을 포함하고 있는 유기체의 총합을 지켰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너의 전부를 걸고, 나의 전부를 지킨다는 말이잖아? 인간들은 그런 것을 낭만적이라고 해." 임태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 코닐리오의 간>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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