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의 순간들은 언제나 아주 잠깐이고, 그 잠깐이란 시간은 경악의 순간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비현실의 감정들이 치미는 순간이며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을 다시 모른체해버릴 순간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있게 되면, 마치 지금 막 그에게 불손하게 굴기나 한 것처럼 이내 정신을 바싹 차리고 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특정한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드디어 얻게 된 삶에 대한 감정 표현이자, 정신 자세로서 전반적으로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막연한 자부심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식으로 사람들은 지쳐갔다. 자신을 설명하려는 작은 시도도 쓸데없는 말대꾸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자유롭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실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무뢰배나 마찬가지여서, 힐난하듯 쳐다보면 사람들은 곧 기가 꺾였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이런저런 유형에 따라 살면서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는 객관적 느낌을 가졌으며 자신의 출신이라든지, 비듬이 떨어져 괴롭다든지, 발에 땀이 난다든지 하는 개인적 특성이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등 매일매일 반복되는 문제들 따위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하나의 유형에 들어감으로써 개인은 부끄럽게 여겨졌던 외로움과 고독감으로부터 벗어났고 스스로를 망각했으며 비록 잠깐이긴 하지만 때로는 당당하고 떳떳한 존재가 되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개인으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에, 어쨌든 전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했던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개인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알고 싶다는 요구를 조금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새로운 절망이 있을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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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의 시대 1 - 나쓰메 소세키 편 세미콜론 코믹스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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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의외로 깊이있는 내용으로 인해 깜짝 놀랐다. 일본 메이지 시대 때의 문학가들이 대거 등장하고, 시대상 분위기도 자세하기 때문에 유익했으나 기본적 지식이 탄탄하지 않으면 읽기 힘들어 보인다. 좀 더 지식이 쌓인 뒤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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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비와 세레나데 8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카와치 하루카 지음, 심이슬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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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8권이다! 언제나올까 전전긍긍했는데, 이렇게 나오다니 감회가 새로울 따름이다. 7권에 이어 8권에선 노아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히나와 키쿠노신의 조사가 진행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과 타카아키와의 재회 등등 모든 게 인상적인 권이었다. 빨리 9권도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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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장국영 -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얼마나 좋을까 그대가 여전히 함께 한다면 아무튼 시리즈 41
오유정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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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장국영 씨를 기리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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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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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평소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신경질을 부리곤 했던 내 성격이 섬세함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해 준 책이다. 적절한 조언과 해결방안 또한 제시하고 있어 섬세한 사람이라면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상담센터에 종사하고 있는 분께도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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