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지능이다 -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자밀 자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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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만능주의가 되어버린 21세기는 사람들 사이의 공감, 엄밀히 말하자면 감정이입이 부족한 시대가 되었다. 자신과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는 어려워도 미워하기는 아주 쉬운 법이다. 인구수가 폭증하는 속도 만큼이나 인간의 존엄성이 떨어지고 공동체 역시 무너졌기 때문일까? 1970년대에 비해 확실히 우리는 주위에 훨씬 덜 신경 쓰며 산다. 2009년 현재 보통 사람들의 평균적인 공감 능력은 1979년의 75%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2006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이 공감 적자로 고통받고 있음을 언급하였듯,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이후 미국의 전반적인 상황은 더욱 나빠진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글쎄, 정말 무슨 방법이 없단 말인가.




저자는 개인과 집단이 이 추세를 뒤집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을 계속해서 되짚어 본다. 여기에는 전직 백인 우월주의자가 포함되는데, 그는 아버지가 된 후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면서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버리게 되었다.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함께 그는 한 때 그가 살았던 어둠의 세계에서 사람들을 추출하는 일이라 부르던 비영리 지원 단체를 결성하였다. 또한, 대체 양형 프로그램인 '문학을 통한 삶의 변화'는 수감자들이 자신의 난제들을 통해 고군분투한 가상 인물들의 작품을 읽고 자아 인식을 넓힘으로써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돌봄 직업군으로 대표되는 감정 노동자, 특히 의료 종사자와 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탈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온라인 기술의 발전을 일례로 기술이 공감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의 방향과 집단적 운명은 실제로 우리 각자가 얼마나 공감하느냐에 따라 더 분열될 수도, 개선될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사실, 공감이라는 용어는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구글 검색어인 동시에 페이스북과 포드 같은 유명 기업의 최신 유행어(like button)이기도 하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는 인류가 유전자를 통해 공감을 전수하여 우리 뇌에는 공감 회로가 깔려있으며 이 공감은 변치 않는 특징일 뿐 아니라 어느 순간이든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반사작용이라는 로덴베리 가설을 제시한다. 이는 상반되는 공감대의 양극단에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스타트렉의 창시자 진 로덴베리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저자는 스타트렉의 주인공들처럼 공감 능력이 고정불변이라는 생각에 매우 반대한다. 그는 연습을 통해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고 결과적으로 변화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감이라는 가장 새롭고 흥미로운 소재를 폭넓게 연구하는 이 책은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수필집처럼 읽힌다. 최상의 공감 기술은 곧 스토리텔링임을 잘 아는 저자의 영리하고 의도적인 접근법으로 보인다. 공공연히 드러내기 쉽지 않은 부모의 이혼 이야기로 책을 시작함으로써 개인사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도구로 쓰였을 때의 공감 능력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부모가 각자의 관점을 고집함으로써 서로 점점 더 단절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출생 중 뇌졸중을 일으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했던 저자의 딸 알마와 당시 그녀를 돌봐주었던 인정 많은 의료진에 관한 이야기 역시 그러하다. 신생아실 간호사처럼 극한의 감정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이다. 공감의 숨겨진 부정적 의미에 대한 최근의 논쟁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부분이다.




한편, 과도한 공감으로 인한 잠재적 해악을 설명한 후 공감이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결말 부분에서는 다소 혼란스럽게도 반대 결론으로 입장을 전환한다. 이는 일반화된 공감이라는 용어의 어두운 면을 드러냄으로써 공감이 개인적 고통이나 감정 공유로 제한될 경우 부정적인 뜻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감 연구자들은 공감이 동정심에 더 가까운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실제로 탈진 증후군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도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는 편이 더 쉽다. 보답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을 향해 새로운 종류의 공감을 키우는 일에는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하지만 점점 증가하는 잔인함과 고립에 직면하여 지금 우리는 도덕적 삶을 살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쉬운 일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으며,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그런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고, 우리가 한 선택들의 총합이 미래를 창조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363)


우리 사회가 치유되고 성장하려면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 등 주위와 공감하고, 얼굴을 맞대고 교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며 보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우울증과 고립감에 맞서야 한다. 무분별한 폭력행위로 십 대들의 자살과 사이버 폭력에 의한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책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공감의 앞날이 지금으로서는 매우 암담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공감이라는 복잡한 용어와 함께 매력적이고 기대되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협력을 도모하고 생존 확률을 높이는 공감의 진화적 역할을 알게 된다. 현재 우리 사회의 놀랄만한 공감의 결핍을 이해하고, 공감 능력이 어떻게 기술로서 학습되고 실험실에서 조작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사회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감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묻는 저자의 질문에 동참하게 된다. 일독을 권해드린다.




사족 : 이 책은 70여 쪽에 이르는 광범위한 각주와 공감의 정의를 상술한 첫 번째 부록과 책에서 논의된 증거를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평가하려는 두 번째 부록을 포함하고 있다. 아마도 까다로운 심리학자들이나 예외적으로 학구적인 독자들이라면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하거나 만족스러워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독자라면 열에 아홉은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 같다

 

#심리학 #공감은지능이다 #자밀자키 #리뷰어스클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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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지능이다 -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자밀 자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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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회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감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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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서른둘, 나의 빌어먹을 유방암 이야기 삶과 이야기 3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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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번째 생일을 맞은 젊은 엄마 니콜은 샤워 중 가슴의 혹을 발견한다그녀의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남편은 생일을 축하해주려 기다리고 있었다축하 인사를 받는 대신 바로 찾아간 병원에서 유방암 확진을 받는다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 유쾌 발랄한 젊은 엄마는 암 덩어리에게 카를 자식이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함께 지낼 마음의 준비를 한다.

 

분명 모든 여성에게 유방암 진단은 재앙임이 틀림없다여성성에 치명적인 훼손일 뿐 아니라 치료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게다가 만에 하나 잘못되는 경우 남편과 두 어린아이를 두고 가기에 서른둘이면 너무 이르다그러나 잘 정비된 의료체계로 독일 전국에 산재한 유방암센터와 의료진 그리고 낙담을 모르는 천성 덕분에 니콜은 5개월간의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만으로 무사히 완치된다완치 이후에도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전적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여 아예 가슴을 제거하기로 자발적으로 과감히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다암에 걸리는 자체만으로도 정신줄 놓치기 십상인데도니콜은 무한 긍정의 힘과 노력으로 암을 극복해 나간다물론 가족과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과 도움이 암 치료에 큰 몫을 해낸다.


 

저자가 이 괴로운 질병과 싸우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겪어보지 않은 독자들이라도 저자의 꼼꼼한 서술에 충분히 공감할 것 같다지금이야 다 지난 일이고 무사히 극복했음을 전제로 한 내용이라 하더라도저자의 글은 아름답고 유연하며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재치와 위트가 넘친다요컨대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저자 자신의 유머와 긍정적인 성향이라 할 수 있다.

 

암의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최근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한 호르몬의 교란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암 치료를 받다가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자가 인기를 끌 정도로 암 환자의 숫자가 부쩍 늘고 있다발병율과 함께 완치율 역시 상승세라 우스갯소리로 이들은 암 환자가 아니라 경험자라 불리기도 한다필자 역시 암 환자의 가족이자 보호자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경험이 있다암 투병하는 엄마갱년기가 찾아온 아빠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라니 듣기만 해도 얼마나 암울한 상황인가저자의 경우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로 5개월을 보냈고 예방 차원에서 유방 절제술을 받았지만수술-방사선-화학요법-약물치료로 수년간 이어진 배우자와 일상을 돌아보기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화학치료를 받게 되면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공격을 받아 신체 부위 가운데 생성과 소멸의 주기가 가장 짧은 말단 세포즉 구강과 손톱 발톱 머리카락 입술 등이 먼저 영향을 받는다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라면 전혀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도 막상 치료받는 환자의 입장이 되면 모든 것이 역전된다아주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불편을 겪는 환자를 곁에서 돌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가발을 구입하고병원 진료와 검사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매일 먹는 음식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환자 본인의 몸이 아파서이기도 하지만 가사와 육아의 상당 부분이 배우자의 몫으로 남는다.


 

환자의 고통을 집중적으로 함께하던 2년여는 정말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괴로울 때도 많았지만식구 가운데 누구도 환자 본인보다 더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버티곤 했다그렇게 힘겨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발견한 것은 즐거움은 물론 괴로움도 함께한 가족의 소중함이었다암 경험자와 그 가족에게는 동병상련의 아픔을비 경험자에게는 공감의 여지를 주기에 충분한 어느 젊은 엄마의 유쾌한(?) 암 투병기는 가족과 함께한 아픔의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았음을 일깨워준다.

 

#갈매나무출판사 #새드엔딩은취향이아니라 #암투병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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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읽었다 - 각 분야 전문가가 말하는 영역별 책읽기
이권우 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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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시절 필수도 아니고 선택이라 학점에 부담 없던 어느 전공과목 강의 첫날이었다. 연세 지긋하신 교수님께서 자신과 과목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소개하신 후, 이번 학기 수업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한다며 참고도서 목록을 나눠주셨다. A4용지 앞뒤 가득히 원서 제목과 저자명이 적혀 있었는데, 독서를 게을리하면 수업 따라잡기가 쉽지 않으리라 하셨다. 엄청난 양의 원서 목록에 숨이 막혀왔다. 그러나 매일같이 벌어진 민주화 시위에 참여하느라 어차피 수업을 따라잡지 못한 대신 최루탄 연기 속에서도 숨 쉬는 법을 익혔다. 1학기 중간고사만 겨우 치렀을 뿐, 그 해가 다 가도록 못 본 시험은 보고서로 대체되었다. 그 당시 배워두었으면 정말 좋았을 영역별 책 읽기 안내서를 30년도 더 지난 후 만났다.



이 책은 교양, 문학, 인문고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각 분야의 현직 경희대학교 교수들이 신입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 책 읽기 길라잡이다. 분야마다 공통으로 책을 읽는 이유, 방법, 글을 쓰게 된 배경 및 추천 도서로 구성되어 꼭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유익할 내용을 제공한다.분야별로 읽는 법을 살펴보자.

 

1. 교양도서 읽는 법(이권우)

-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 새로운 앎에 대한 강렬한 갈망, 금기를 넘어 참된 것을 알고자 하는 청년의 도전 의식,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나 자신과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책을 읽게 만든다. 나의 경우 지금보다 더 나은 나 자신이 가장 강력한 책 읽는 동기가 아닌가 싶다.

-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다면 우선 자신감부터 갖춘 후 책 읽은 습관이 몸에 배게 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만약 생각보다 어렵다면 훑어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 본문을 읽기 전에 먼저 책 제목을 통해 전체 주제를 짐작하고, 책 뒷면에 있는 저자나 번역자의 글귀를 눈여겨본다. 서문을 읽으면 책의 주제와 관점, 저자의 필력을 알 수 있다. 번역서의 경우는 번역자의 후기가 큰 도움이 되며, 목차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본문을 읽을 때는 저자가 쓴 핵심 열쇳말을 어떤 의미로 썼는지 파악하고, 중요한 논증 구조를 찾아 해석하며 읽는다.

읽기를 마치면 책을 주제로 토론하고 글을 써본다. 토론을 전제로 하면 독서 방식이 달라지는데 내용을 생각하고 메모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재화가 일어난다. 독후감 또는 서평을 쓰게 되면 읽는 이에서 쓰는 이로 전환하는 데 바탕 힘이 된다.

 

2. 문학도서 읽는 법(고봉준)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우리의 삶에 놓여있는 지점을 이해하는 경험을 한다.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타인의 삶이란 결국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의 또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다. 감성 능력의 회복, 타인의 삶에 대한 경험, 그것들을 통해 의 삶을 성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 이것들이 바로 우리가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p.63)

소설은 첫 문장에 집중하라. 작품이 겨냥하는 바를 발견하라

시는 이야기가 아니라 언어예술임을 이해하고 시에 형상화된 주관성을 상상하며 읽어라. 시를 읽을 때는 미리 정해진 규칙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경험에 비추어 읽는 것이다. , 시 읽기의 빈도를 늘림으로써 자기만의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 읽기는 말한 것을 통해 말하지 않은 것에 도달하는 일이다.



 

3. 인문고전 읽는 법(전호근)

사전을 옆에 두고 읽어라. 밑줄을 긋고 자기 생각을 적거나 감상을 적어두면 다음에 읽을 때 더 쉽고 재미있다.

반복해서 읽고 필사하고 머릿속에 기억하라. 정말 간절하게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암기하라.

눈으로만 읽지 말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라. 큰 소리가 아니더라도 buzzing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읽기 방법이다.

입을 넘어 몸으로 읽어라. 몸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한다.

책을 덮고 탄식하거나 눈물 흘릴 줄 알아야 한다. 마치 바늘에 찔리고 잠이 확 깨는 정도라야 글에서 감흥을 받은 것이다.

나를 성찰하며 읽어라. 윤봉길 의사와 매국노 이완용 모두 논어를 읽었지만, 성찰의 여부는 애국과 매국으로 드러났다.

멋진 문장을 찾아라. 대개 첫 문장에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자료형 고전은 빠르게 읽어라. 그 자체로 읽는 재미는 없지만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비판하면서 읽어라. 공인된 견해를 읽을 때조차 나를 지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읽었으면 읽은 대로 실천하라. 위대한 고전은 그 자체로 위대한 것이 아니라 읽는 이가 위대해져야 비로소 위대한 고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벗을 찾아 함께 읽어라. 적어도 살만한 인생이 될 것이다.

좋은 스승을 찾아 배워라. 어려운 고전을 혼자 읽지 말고 전문가나 교육기관을 이용하자.

 

4. 사회과학도서 읽는 법(이병주)

좋은 사회과학 책들은 고유명사의 유일함과 보통명사의 공통됨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고유명사로서의 삶과 보통명사로서의 삶을 사회적 삶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어준다.

현상(경험)과 본질(사회관계). 자연과학이 자연법칙을 캐낸다면, 사회과학은 사회현상의 근간이 되는 사회관계를 캐낸다.

저자의 입장과 질문 파악하기. 사회과학자의 입장에 따라 질문이 달라지고 보아야 할 범위가 달라지며 사회과학 지식과 문제해결 방식이 달라진다.

개념과 개념화 과정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책을 읽는 이유는 비판적으로 질문하기 위함이다.

사회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과정으로 이해하기. 사회과학은 어떤 주제를 다루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다룬다.

사회과학 책의 내용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그려보기. 사회는 비결정적이기 때문에 실천의 질문을 독자에게 열어놓으며 사회학적 상상력을 정치적 상상력으로 발전시키라고 요구한다.



 

5. 자연과학도서 읽는 법(전중환)

* 이해(문법 단계 독서)

객관적 해설서 vs 저자의 이론서. 과학교양서를 고를 때는 특정 과학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입문,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세히 설명하는 해설, 과학자가 자신의 독창적인 이론이나 관점을 주장하는 총설의 단계로 높아지는 수준을 고려한다.

개요를 읽은 다음 독서에 몰입하라.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 보조 자료를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번역서라면 번역자와 한국어판 제목을 확인하라. 번역서의 제목이 원제와 달라진 경우 바뀐 제목이 오히려 독자의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도 끝까지 읽어라. 과학책은 본래 첫 번째 독서가 어려운 게 정설이니 재독에 삼독할 각오로 읽어라.

* 평가(논리 단계 독서)

핵심 주제를 짧은 한 단락으로 직접 정리하라. 지나치게 단순한 요약으로는 책의 핵심 주제를 충분히 소화하기 어렵다.

독자가 요약한 핵심 주제가 저자의 것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은유의 경우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공유하는 특성에 주의하라. 저자의 의도를 잘못 드러낸 은유는 오히려 내용 이해에 걸림돌이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증거가 가설이나 이론을 잘 뒷받침하는지 살펴보라. 독자의 이러한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책의 핵심 주제를 깊이 있게 소화할 수 있다.

* 의견표현(수사 단계 독서)

같은 주제를 다루는 책을 비교하며 읽는 syntopical 독서법을 활용하면 최고의 모범 답안을 독자 스스로 파악하는 효과를 얻는다.

 

6. 예술도서 읽는 법(윤민희)

* 읽기 전 선정 기준과 유형 살피기

제목과 목차 훑어보기

유형 분류하기

* 예술도서 읽기

- 다양한 영상 정보 접하기

목차 보면서 책읽기

쪼개 읽기

이미지를 보면서 책읽기

용어사전 참고하기

최신판 읽기

육하원칙으로 도서 및 작품 분석하기

도서 및 작품의 키워드 찾기

사조, 대표 작가, 대표 작품 찾기

작품을 감상할 때 기본적으로 개인적 반응, 제작 연도, 의도된 전시 장소, 작품 보존, 제목을 살펴보기



 

이상 여섯 가지 분야의 책 읽는 법을 살펴보니 평이하고 익살스운 설명으로 과학도서가 가장 과학적으로다가오는 반면, 아쉽게도 예술도서는 가장 멀리 느껴진다. 생활 수준의 지표가 되는 예술이 반드시 고차원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진중하게 예술을 느끼고 이해하는 성향은 아닌 때문인 듯하다. 30년 전의 상황과 달리 대학의 문턱에서 제대로 된 책 읽기 안내서를 접하고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후배들이 내심 부러운 한편, 모처럼 책을 가까이하게 된 요즈음 이렇게라도 길잡이를 만나게 되니 다행이다. 아무리 효험이 좋은 방법이라도 결국은 실천이 중요함을 다시 일깨운다. 이제라도 분야별 책 읽기 요령을 바탕으로 기존의 독서 방법을 차분히 돌아보며 자신만의 책 읽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021-04-18)

 

#독서에세이 #나는이렇게읽었다 #책읽기안내서 #분야별독서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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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읽었다 - 각 분야 전문가가 말하는 영역별 책읽기
이권우 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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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독서 방법을 차분히 돌아보며 자신만의 책 읽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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