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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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들의 겁나는 비밀과 불편한 진실을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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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전술 교과서 - 단식과 복식의 전술, 상대 유형별 공략법, 기선을 제압하는 심리 기술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후지모토 호세마리 지음, 이정미 옮김, 김기석 감수 / 보누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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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학교에서 선생님들끼리 결성한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배드민턴에 입문한 지 8개월이 지났다. 본래 취미 활동에는 별도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다행히도 학교 환경이라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근사한 체육관과 무슨 운동이든 최소 고수인 체육 선생님들의 친절 자상한 지도 덕분에 지금은 어설프나마 규칙에 따른 복식 경기를 즐기고 있다. 첫날 장난감 같은 학생용 라켓을 빌려 쓰다가 신발과 라켓만큼은 꼭 제대로 된 것을 갖춰야 한다는 권유에 따라 하나둘 마련해 제법 구색도 갖추었다. 살다 보니 때로는 팔랑귀가 이렇게 좋은 면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라켓 그립을 갈아 끼우거나 바닥에 떨어진 셔틀을 허리 구부려 줍지 않아도 라켓으로 떠올리는 간단한 마술(?)을 흉내 내기도 한다. 여세를 몰아 이번 학기 클럽 활동으로 배드민턴반을 결성했더니 수용 가능한 인원을 한참 넘기고 말았다. 세상 좋은 건 애들이 먼저 안다더니 대체 이까짓 배드민턴이 뭐라고.



이 책은 배드민턴 경기를 본격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 제격인 전술 안내서이다. 사실 이제 겨우 하이클리어 자세가 잡혀가는 얼뜨기 동호회원 필자에게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산전수전 다 겪어 본 저자가 설명하는 고급 전술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훌륭한 전술이라도 초보자에게는 실제 경기나 일대일 지도를 통해 배우고 몸에 익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치 훈련소를 마치고 겨우 소총 사격을 할 줄 아는 신병에게 낙하산 침투 임무를 주는 격이랄까? 이 책은 가장 기본적인 클리어, 드롭, 스매시, 언더, 헤어핀, 푸시, 리시브, 포핸드 등 샷(타격법)의 활용법을 설명하는 1, 기본-실용-상황별 단계로 단식과 복식의 경기 운용에 필요한 전술을 각각 알아보는 2장과 3, 시합 환경과 상대 유형별 공략법과 기선을 제압하는 심리 전술을 다루는 4장으로 구성되었다. 실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책 뒷부분에 제공되는 게임과 선수를 분석하는 양식을 활용한다는 점은 사실 약수터급 동호인에게는 경이로운 발견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전술 교과서로서의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산뜻한 색상의 그림과 풍부한 입체감이라 하겠다. 3차원 공간을 오가는 셔틀콕의 궤적 운동 특성상 아무래도 평면보다는 입체적인 설명이 이해하기 수월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장점은 뛰어난 실력을 지닌 전직 선수 출신의 코치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는 것 같은 사실감이다. 최근 복식 경기에서의 위치이동(로테이션)을 배웠는데, 말로만 설명을 듣다가 이 책의 그림을 보니 상대 팀의 대응에 따라 전위와 후위의 움직임과 담당 영역이 변화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머리로 아는 것과 코트에서 몸으로 직접 부딪쳐 전술을 응용해 보는 것 사이의 격차가 쉽게 좁혀질 리 없다. 오랜 기간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고 꾸준히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오래도록 만만찮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등산, 축구와 더불어 3대 생활 스포츠로 불리는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은 알면 알수록 어렵고 부상의 위협도 만만치 않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동네에 없던 단골 한의원이 생기고 침과 뜸을 맞느라 지출하는 금액도 적지 않다. 온몸을 돌아다니는 통증을 마주할 때마다 더는 이 재미난 운동을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종목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운동을 통한 성장의 기쁨이 아닐까. 그립을 제대로 쥘 줄도 모르던 사람이 꾸준한 연습으로 조금씩 하이클리어 비거리를 늘리고 동료들과 경기를 즐기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A조에 속하는 동료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자세가 잡혔다는 칭찬을 받으니 성취감이 여간 아니다. 아직 전술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즐기는 단계는 못되지만, 일상에 이만한 즐길 거리가 또 있을까 싶다. 배드민턴 동호인에게는 꼭 필요한 경기용 교과서로 추천해 드린다.

 

#스포츠 #배드민턴전술교과서 #보누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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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전술 교과서 - 단식과 복식의 전술, 상대 유형별 공략법, 기선을 제압하는 심리 기술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후지모토 호세마리 지음, 이정미 옮김, 김기석 감수 / 보누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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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운동 배드민턴.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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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쟁 - 2022년 대선과 진보의 자해극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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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치적 특징을 일컬어 호모 폴리티쿠스라고 했던가? 사람이 셋만 모여도 어느 쪽을 편들어야 유리할지 정치적으로 행동한다고 하는데, 나는 정치적 감각이 떨어지는 모양인지 누구를 내 편으로 만들기도 서투르거니와 그런 데에 신경 쓸 겨를이 있으면 차라리 혼자 유유자적하였다. 말이 좋아 소신이지 사실은 주변머리 눈치도 없고 남들이 뭘 하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다 수년 전 광화문 광장의 탄핵 촛불 모임을 계기로 특히 지인들과의 SNS를 통한 귀동냥으로 정치를 적극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번 대선 투표에 참여해오면서 이번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투표하고 처절하게 낙담한 적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을 비판적 의미로 자주 쓰지만, 대통령에게서 제왕의 모습을 기대하는 우리의 허영심이나 어리석음에 대해선 눈을 감는다. (82)

 

이번 대선의 경우, 매우 아쉽게도 정치적 성향이 다 제각각인 우리 식구는 특정 후보를 옹호 발언하거나 비난하는 행위가 거의 금기시 되었다. 인생 첫 투표권 행사인데 마땅히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아이들의 푸념도 들렸다. 함께 TV를 보다가도 선거 이야기만 나오면 애먼 드라마나 예능으로 채널을 돌리곤 했다. 서로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로 피곤해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고 암묵적 긴장가식적 타협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일관되게 가족 전체가 어느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지경이었다. 평범한 어느 가족조차도 이토록 의견이 통합되기 어려우니 정의사회구현처럼 국민 통합이야말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아닌가 싶다. 나를 제외한 모든 식구가 어느 후보든 그 나물에 그 밥이요 오십 보 백 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누가 당선되든 살아가는 데에는 별 차이가 없을 거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긴, 어떤 대통령이든 나라를 망하게는 하지 않았으니 우리가 지금까지 잘 살아있기야 하지만..

 

우리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미련할 정도로 과도한 승자독식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독재 정권의 유산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승자독식자체를 문제 삼는 법은 거의 없다. (중략) 게다가 승자는 독식만 하는 게 아니라 패자에 대한 보복도 잘한다. 따라서 대선은 열정의 수준을 넘어 목숨을 건 전쟁이 되고 만다. (105)

 

202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다가오는데도 차기 정권의 인수위원회가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하느라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소식이 매일 뉴스 첫머리를 장식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양 진영 사이의 소리 없는 전투는 매일같이 벌어진다. 승자독식 체제가 전쟁 같은 정치를 만들었고 상대 진영은 언제나 제거의 대상일 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적대적 인수인계 과정을 지켜보기도 진절머리 난다. 진보와 보수 어느 진영 할 것 없이 내세우던 국가 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의 과감한 인재 등용 정책은 미사여구로 끝나고 인사 참사는 늘 반복된다. 저자가 표현하는 편 가르기 부족 정치는 여전히 극복되지 않는다. 게다가 국민과 약속한 공약을 벌써부터 헛소리로 만드는 당선자의 언행을 보건대 소리높여 외쳐대던 국민 통합은 참으로 요원해 보인다. 먼젓번 정권이 고구마 백 개를 한꺼번에 먹이는 내공을 지녔다면, 새 정권은 국민보다 대통령의 의전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누가 더 답답하고 위험한지 서로 경쟁하는듯한 착각이 든다. 대한민국 국민의 각자도생 능력이 DNA에 각인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이쯤에서 민초들은 거친 광야에 나가 눈물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것일까?

 

지금처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선,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신이다. 확신은 나의 확신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기에 십상이다. (318)

 

이 책은 정치, 사회, 언론, 문화, 어학 등 전방위 다작으로 유명한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의 최신작으로, 아무 말 대잔치이자 역대급 비호감으로 남은 이번 대선을 진보 진영의 자해극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제왕적 권력 무소불위(?) 대통령제의 한계와 개선점, 윤석열, 이재명, 문재인 세 정치인이 가진 특징과 딜레마, 정권 연장의 국민적 꿈을 배신한 민주당의 업보 등을 다루고 있다. 보수 진보 두 진영의 이면을 가급적 중립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면서도 주관적인 해석과 관전평을 아울러 제시하려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책 뒷부분에 포함된 미주에 표시된 정치 사안을 다룬 기사의 출처가 대부분 조중동이라는 점은 영 마땅찮다. 이번 대선처럼 특정 진영을 일방적으로 옹호 비방하는 유력 언론매체를 보기도 드물었지만, 상황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지 말란 보장도 없다. 차후 저자가 이번 선거 진영만큼이나 언론의 현주소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특유의 필력으로 날카롭게 파헤쳐 주었으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현실 세계에 살면서도 정치 감각이 여전히 부족하고 이제 뭘 좀 알 것 같은 필자 같은 독자에게 이 책은 훌륭한 대선 분석이자 관전평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우리는 다만 우리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게 된 것이며,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깨어있는 민주시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함을 거듭 확인했다.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로 힘들고 괴로운 5년이 될지 어떨지는, 글쎄 지금까지도 잘 버텨왔는데 뭔들 못 당하랴?

 

#북유럽 #정치전쟁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사회 #정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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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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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보너스를 받아 두둑해진 지갑에 기분 좋다고 소고기를 사 먹고 있는데, 소고기가 인체와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윤리적 육식이 필요하다는 뉴스를 듣고 있자니 젓가락이 점점 무거워진다. 내가 번 돈으로 맛난 소고기 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겠다는데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서야 되겠나. 어떻게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마치고 싶어진다. 소고기, 오해하지 마~?!


최근까지 우리는 붉은 육류, 특히 소고기의 섭취가 사람에게 심장병과 암을 유발하고 육류 생산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특히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비난에 익숙해져 왔다. 환경과 건강 측면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지만, 주류 언론과 환경 분야 전문가들 심지어 저명한 과학자들의 거듭된 주장에 일종의 정설로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쇠고기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생태학적 인식과 건강을 의식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오랜 공감대가 있다. 소를 키우고 쇠고기를 공급하는 과정부터 자원 소비적이며 생물학적 폐기물과 탄소를 포함한 다양한 부정적인 부산물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또한, 소고기에 포함된 각종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역시 비만에서 심장병에 이르는 모든 만성적 퇴행성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건강과 환경 개선을 위해 육류 대용품이 개발되어 이미 상용화되기도 하였지만, 부정적인 뉴스와 대용 식품 기사로 이 사안을 다루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소고기와 육식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리고 건강한 육식을 변론하기에 이른다. 그 주장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목형 목축과 육류 생산은 생태학적으로 가장 건전하며 실제 생태학적으로도 꼭 필요한 식량 생산 방법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소고기는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이며, 궁극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거의 유일하게 각종 영양소가 고도로 응축된 먹거리임을 강조한다.

 

내 논지는 어떤 가축도 본질적으로 환경에 해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진짜 문제는 오늘날의 가축 사육 방식에 있다. (25)

 

Robert Kennedy Jr.의 환경변호사였던 저자는 사회경력을 쌓기 시작할 무렵 헌신적인 채식주의자였다. 육류 산업 오염에 반대하는 미국 전역의 캠페인에 앞장서던 그녀는 육류 소비가 굉장히 복잡미묘한 사회적 사안임을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한 목장 주인의 청혼을 받게 되었는데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천연 목축업자 가운데 하나였다. 건강한 육식 덕분에 그녀는 결혼과 함께 오랜 기간의 채식주의자 생활을 접게 된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이라 하여 저자가 자신의 생계이기도 한 목축업을 방어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식품 원자재로서 밀집 사육과 인공 사료로 키워져 결국 식료품점에서 맛없는 고깃덩어리로 팔리는 소에게 씌워진 오해를 변호하려는 것이다. 방법론적으로 토양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탄소량을 줄여 맛있고 영양가 높은 최종 제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풀을 먹여 기르는 낙농 방식을 옹호하려는 것이다. 소고기를 위한 첫 변론이자 가장 설득력 있는 부분은 이 책의 부제처럼 지속 가능한 고기 생산 방법이다.



저자는 먼저 온실가스 문제를 시작으로 소를 사육하는 방법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크게 좌우됨을 보여주는 충분한 과학적 자료를 제시한다. 소에게 옥수수와 곡물을 많이 먹이면 소의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의 진짜 근원은 옥수수와 곡물을 재배하고 사료용으로 장거리 운송하는 데 화석 연료가 소모된다는 데 있다. 표토에 저장되었다 배출되는 탄소는 다시 토양으로 재흡수 되지만, 지하 깊은 곳에 저장되었던 탄소는 토양에 재흡수되지 않을뿐더러 연소와 동시에 공기 중에 반출된 후 온실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 떼가 목초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자연 상태의 풀을 먹이로 소비함으로써 지역 생태계에 탄소와 영양분을 유지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다음으로 저자는 농지를 목초지로 전환함으로써 실제로 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목하는 소와 생태계 사이의 공생 및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대한 설명은 조금 복잡하지만 매우 흥미롭다. 많은 증거와 함께 자연 상태의 풀을 먹이는 목축법이 실제로 토양의 건강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역설한다. 소를 기르는 것은 반드시 생태적으로 파괴적인 행위라기보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다. 세간에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유엔 보고서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18%를 고기 생산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소 목장의 환경 영향에 대한 대중적 시각을 돌려놓는다. 유기농 목축을 옹호하는 저자의 관점은 초원 생태학과 토지 사용을 둘러싼 농업 정치 문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녀의 핵심 주장은 이렇다. 초원은 중요한 생태 자원이며 다양한 생물 종의 원천이다. 동시에 강력한 탄소 흡수원이자 반추 초식동물과 공진화한 토양 보존 생태계이다. 초식동물을 방목하지 않으면 초원은 생물 다양성을 상실하고 천천히 숲으로 변한다. 소에게는 풀이 필요하고, 풀은 소가 있어야 한다. 반추 초식동물을 방목함으로써 생물 다양성, 탄소 격리, 침식 방지, 물 여과 등 초원 생태계의 환경적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동시에 인간은 거의 무용지물인 풀을 통해 소고기를 얻을 수 있다. 만일 우리의 식단에서 소고기를 제거한다면 매년 수천 톤의 표토를 잃고 식물과 동물의 서식지를 돌이킬 수 없이 희생하면서 더 많은 초원이 농경지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한때 생태학자들이 복원 불가판정을 내렸던 메마르고 헐벗은 지역들이 물이 풍부하고 동식물이 넘쳐나는 비옥한 땅으로 변했다. 생물 다양성이 급증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핵심에는 소가 있었다. (75)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쇠고기 소비와 관련된 건강 문제를 분석한다. 지난 세기에 걸친 미국 식단의 통계적 경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양 전문가들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과도한 육류 소비와 대중적으로 연관된 만성 질환은 설탕 소비량이 증가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동물성 지방을 섭취하면 비만과 퇴행성 질환을 일으킨다는 오랜 사회적 과학적 신조가 최근 서서히 빛을 잃고 있다. 일부 연구는 쇠고기와 건강의 부정적인 결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지만, 다른 많은 연구는 이를 반박한다. 포화지방과 붉은 육류의 소비가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감소했지만, 심장병과 비만의 비율은 증가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저자는 풀을 먹여 키운 소고기가 균형 잡힌 식단의 기초가 될 수 있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소고기는 열량의 주요 원천이자 중요한 미량 영양소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소고기에 초점을 맞춘 상당한 양의 연구 결과이자 변론서의 형식을 취하여 매우 학술적으로 읽힌다. 방대한 인용 자료와 더불어 책 뒷부분에 제시된 미주만 45쪽에 이른다. 변론에 집중한 나머지 그림, 사진, 도표 등의 통계나 시각 자료 없이 문자가 가득하고 온갖 수치와 추이를 오로지 설명으로 일관하여 시각에 예민한 독자라면 뻑뻑해진 눈을 잠시 쉬어가고픈 충동을 느낄지 모르겠다. 소고기를 변호한다는 전제는 확실히 야심 찬 일이며, 그 결과물은 유익하고 전반적으로 연구가 잘 이루어졌다. 그러나 주장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저자의 요점은 어느 정도 초점이 약해지는 느낌이다. 각 주제를 다루는 내용이 적어지면서 때로 입문 단계의 조사 과정으로 다가온다. 내용상 이 책의 분량이 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었고, 각각의 주제를 여러 권으로 분리하여 다루어도 좋았을 것이다. 저자의 화법은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대안적 식량 시스템의 하나로 소를 변론하는데 데 필요한 개념을 성공적으로 도입하였다.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범위 이상의 미묘한 방법으로 식량 체계의 영향력을 생각하게 만든다.


끝으로, 소고기를 위한 변론의 가장 큰 논점은 소비자의 현실적인 태도다. 즉각적이고 전면적으로 모든 소고기를 유기농 풀로 키워 소비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른 모든 것을 희생시키면서 유기농 소고기의 건강상 이익을 홍보하자는 것도 아니다. 소고기는 산업화 시대 이전 오랫동안 효과적인 먹거리였으나 오늘날 생태학적 퇴화와 만성 및 퇴행성 질병의 확산, 세계적인 식량 불안 등이 전 지구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맞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되고 다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다(It‘s not the cow, it‘s the how).“ 채식주의자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의 생태 발자국과 식생활의 미래를 생각하는 독자라면 누구에게나 훌륭한 읽을거리이다


#사회비평 #소고기를위한변론 #지속가능성 #지구생태학 #윤리적육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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