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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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우주 방위 특공대 이야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의 등장인물 가운데 별 또는 우주와 관련 있는 이름이 있다. 악당의 딸이었으나 회개(?)하고 착한 편이 되기로 한 네뷸라(nebular)는 별의 구름인 성운을 뜻한다. 머리 회전이 엄청 빠르고 다루지 못하는 무기가 없으나 자신의 정체성이 너구리임을 뒤늦게 깨닫는 영특한 동물의 별명은 로켓(우주선)이다. 모두 우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내용에 잘 어울리게 지은 이름이다.

 

우주에 대한 탐구는 곧 우리의 존재가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위대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함입니다. 은하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등불에 해당하지요.(33)

 

영화의 등장인물처럼 이 책은 우주와 관련하여 90가지나 되는 이름 또는 주제에 천연색 사진을 곁들이고 각각의 사연을 달아 거의 화보 급으로 구성하였다. 현직 천문학자들이 협업으로 만든 책이라 두께감과 무게감이 제법 묵직하다. 난해하고 지루할 것 같은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 써놓아 책의 부제처럼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아이들 베갯머리 이야기책으로도 손색이 없겠다. 필자가 어릴 적에 이런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곤 했다면 벌써 천문학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착각은 자유다.




진짜 과학 기술의 가치는 당장 돈이 되지는 않더라도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경제적인 이익은 잠시 뒤로 하고 협력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경제적으로는 각국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과학계는 나름 치열하게, 쉼 없이 움직이는 지구를 관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입니다.(289)

 

90개의 주제를 4부로 나누어 구성한 이 책의 1유니버스는 별, 은하, 행성, 오로라 등 낭만과 신비로 가득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소재로 천문학 입문을 다룬다. 2스페이스는 지구 밖의 세계를 알아내고픈 인간의 본원적 욕구인 우주 탐사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주 산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엮었다. 3코스모스는 우주 거대 구조, 블랙홀, 시간 여행 등 우주 그 이상의 우주, 그리고 우주 관측에 필요한 이론적 배경과 천문학자들에 얽힌 사연을 소개한다. 4우주, 그리고 천문학자에서는 이 책을 엮은 천문학자로서 사람 냄새나는 저자들의 삶을 담았다. 각 부의 명칭이 모두 우주이기도 하고, 우리가 한글로는 그저 우주한 가지로 통칭하고 있지만 사실 영어로 우주를 표기할 때의 용어와 사전적 정의는 조금씩 다르다.

cosmos : 잘 정돈된 전체로서 발견되는 우주

universe : 현존하는 모든 물질과 공간을 전체로서 고려한 우주

space : 비어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연속적인 영역 또는 공간

galaxy : 은하계. 은하수의 뿌연 모습이 우유 같다(Milky Way)는 데서 우유를 뜻하는 그리스어 galax 에서 유래.

90개의 주제 전체는 아니지만 굵직한 소재의 끄트머리마다 QR 코드를 활용한 추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부터 인터넷 동영상, 각종 우주 전문 기구의 홈페이지 등 참고해볼 만한 자료가 가득하니 활용해볼 만하다. 애초 이 책의 목적처럼 천문학 기초상식과 교양을 쌓는 읽기 자료로 그만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원자는 우주 대폭발, 별의 중심, 혹은 초신성 폭발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 먼지로 떠돌던 다양한 원자들이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 지구에 뭉쳐져 지금의 우리 몸속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죠.(358)

 

지금까지 알려진 우주의 크기를 분류하면 지구<태양계<우리은하<국부은하군<은하단<초은하단<관측가능한 우주의 순서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약 15천만 km이고 이를 1천문단위(AU. Astronomical Unit)로 정의한다. 태양이 거느린 8개의 행성을 통틀어 태양계라고 하며 지구와 해왕성 사이의 거리는 약 30AU이다. 별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인 63,241AU1광년(LY. Light Year)이라 한다. 태양계는 수백억 개의 별 무리를 거느린 우리은하에 속해있고, 태양은 우리은하 중심에서 약 3만 광년 거리에 있다. 우리은하를 포함한 40여 개의 은하가 모여 5천만 광년의 국부은하군을 이루고, 다시 국부은하군은 수백 개의 은하단과 무리를 지어 초은하단을 이룬다. 은하 약 10만 개를 거느린 초은하단은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의 가장 거대한 구조로, 천문학자들이 추산하기로는 1027승 크기이다. 상상조차 안 되는 이 엄청난 규모를 생각하면 지구에 사는 우리 인류는 그야말로 먼지만도 못한 존재로 여겨진다.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소리가 절로 나온다. 광대무변한 우주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고 겸손해진다. 이토록 넓은 우주인데 생명의 징후라고는 지구밖에 없다니 이 또한 신비롭기 그지없다. 저절로 고개가 숙어지고 경외감이 들 수밖에 없다. 온갖 오만한 생각이 들 때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봐야 하는 이유다. 천문학자를 꿈꾸는 이들뿐 아니라 지구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천문학 길라잡이 또는 입문서로 안성맞춤이다.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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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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