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지식이 모든 사회활동에서 비약적으로 중요해지는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라 부른다.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함)의 머리글자를 딴 두문자어(頭文字語)로 흔히 흔히 VUCA 상황으로 비유된다. 미래 세대에는 지금까지 익힌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며 필수적인 핵심 능력(key competence)이 요구된다. 변화에 대응하고, 다문화와 다언어 사회에서 소통을 통해 협력하며, 비판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당장 코앞에 닥친 나의 현실을 배움의 모델로 삼아보자. 아마도 곧 닥칠 은퇴 이후에는 무엇으로 생계를 이으며 어떻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것인가가 현재로서는 던질 수 있는 가장 진지한 질문이겠다. 지금까지 배우고 익혀 누군가를 가르칠 줄 아는 재주가 있긴 하나, 인생 2모작 시기에도 여전히 같은 일을 이어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고 그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나만의 체계적인 배움의 틀이 필요하다. 그래서 늘 하던 생각이지만, 골프나 배드민턴 같은 회전운동은 자세가 절반인 것처럼 배움 역시 그러하다고 본다. 다행히도 인간의 학습능력은 꽤 끈질겨서 나이가 들어도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젊은 세대에 비해 뒤처지는 학습 속도는 업무상 경륜과 폭넓은 이해력으로 만회해볼 만하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인공지능이 미처 감당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지녔을 뿐 아니라, 운 좋게도 배우는 방법을 상세히 기술한 이 안내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제 저자가 제시하는 배움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습관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관찰하기: 인간은 정보 수집의 85%를 시각기관에서 얻음. 대상을 자연 상태 그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실제로는 매우 어려움.
경청하기: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인 이유는 자신이 말하는 것보다 타인의 말을 배로 잘 들어야 하기 때문. 듣기만 잘해도 상대방의 공감과 신뢰를 얻으며 자기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함.
생각하기: 논리적 사고력은 소통의 핵심이며 문제 해결의 단서.
모방하기: 흉내 내기는 지식 획득의 본질적 기법. 피카소의 예술 세계는 완전한 무로부터의 창조가 아닌, 기존 예술의 정수를 잘 융합한 결과임.
기록하기: 기록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사고 정리 전략’의 하나. 손글씨는 전자기기와는 다른 형태의 신호로 두뇌를 자극함.
의견제시: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동양권 국가들이 약한 부분. 글로벌 사회에서는 소극적 태도라 보여 환영받지 못함. 상대방과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함.
질문하기: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중요한 소통 기술. 최고의 답변은 최고의 질문에서 나옴.
비판하기: 비판은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서로 더 잘 이해 하는 칭찬받을 행위. 구태의연한 방식이나 생각보다는 새로운 시점을 명확한 근거로 표현하고 수용하는 기술이 필요함.
퍼포먼스: 연극적 요소를 도입한 학습법, 발표와 토론을 위한 표현력을 의미. 인풋을 효과적인 아웃풋으로 이끌기 위함이며 연기를 통해 표정, 목소리, 몸짓 등의 감정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 타인과 협동하는 능력을 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