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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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한 장짜리 메모를 적든, 일기를 쓰든, 동화나 에세이를 쓰든, 전공 분야 책을 쓰든, 하다못해 SNS에 올릴 내용을 업데이트하든 작문이라는 예술은 참으로 난해하다. 그러나 대개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제시해주는 해결책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글쓰기 기술을 연마하려면 좋은 안내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모든 글쓰기 안내서가 모든 이의 글쓰기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의 안내서인가가 중요하다. 또한, 글쓰기 초심자일수록 안내서에 의존하다 보면 그 자체로 글쓰기 작업을 구속받게 된다. 미국 작가 포스터 월리스의 주장처럼 초보 작가라면 지루할 정도로 독창적이지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최근까지 접했던 글쓰기, 편집, 출판에 관한 서적들이 주로 정보나 전략적 선택 또는 전반적 흐름을 소개하는 것이었다면, 서술식 논픽션 글쓰기에 관한 한 이 책은 언급한 것 이외에도 읽는 재미를 더한 최고의 안내서라 하겠다.

인간의 뇌에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본성이 각인되어 있다.

- 대니얼 스미스, 진화인류학자

이 책의 저자이자 작가인 잭 하트는 오레곤 대학교 언론학 교수이자 지난 25년간 유명 신문사인 ‘오레곤’에서 편집장, 편집 교육자, 그리고 글쓰기 코치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서술식 글쓰기와 특별 기고문 수상자들을 포함하여 4명의 퓰리처상 최종 후보들을 키워낸 저력 있는 인물이다. 또한, 2001년 퓰리처 공공서비스 부문과 2006년 뉴스 속보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경력과 더불어 논픽션 분야의 권위자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독자에게 다가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틀을 짜는 능력에서 나온다.

- 리처드 로즈, 퓰리처상 수상 논픽션 작가

이 책의 부제처럼, 서술식 논픽션이란 무엇인가? 논픽션은 소설과 같이 지어낸 이야기(허구)가 아니라는 뜻이므로 철저히 사실에 입각한 실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논픽션은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왜 그런지에 대한 전통적 신문 기고 방식으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좁은 범위의 글쓰기로 인식된다. 그런데도 소설처럼 읽히는 특징이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인간적인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례로 어떤 작가는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야 하는 퇴거민과 같은 미국 도시의 빈곤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몇 달 동안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삶으로 들어가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결국, 서술식 논픽션은 실화와 진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의 창의적인 글쓰기이다.

작가의 일이란 결국 인간의 캐릭터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다.

- 리처드 프레스턴, 베스트셀러 작가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특히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지 않으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다. 저자는 ‘글쓰기란 독서에 대한 우월한 헌신’에서 나온다는 주장에 동의하며 ‘어떻게 하면 나쁜 글을 쓰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결국 ‘좋은 작가는 헌신적인 독자’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저자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독서 없이 좋은 작가가 되기는 불가능하다는 적나라한 진실은 피할 수 없다. 글쓰기 연습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소설가 릭 리오든의 인용구로 충분하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다. 연습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1984, 동물농장 등으로 유명한 작가 조지 오웰의 글쓰기에 대한 5가지 규칙은 마음에 새겨둘 만하다.

1. 동등하다는 뜻의 ‘어깨를 나란히 하다‘, 약점을 뜻하는 ’아킬레스건‘ 같은 진부한 비유법은 삼간다.

2. purchase 대신 buy처럼 길고 어려운 단어 대신 쉽고 짧은 단어를 사용한다.

3. 단어 개수를 줄일 수만 있다면, 항상 줄인다.

4. 수동적 표현보다 능동적 표현을 활용한다. (그는 개에게 물렸다. vs. 개가 그를 물었다)

5. 외국어 문구, 전문 용어 대신 쉽고 보편적인 단어를 쓴다.

 

스토리는 모두 똑같은 것 같지만

저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눈송이를 닮았다.

존 프랭클린, 퓰리처상 두 차례 수상

이 책은 서술식 논픽션을 쓰는데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구조를 묘사하는 가장 도움이 되는 특징들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글쓰기의 접근법과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백과사전식 구성으로 독자가 원하는 특정한 영역으로 바로 이동하여 구체적인 조언을 구할 수 있으며, 관점, 목소리와 스타일, 캐릭터 개발, 대화, 이야기 서술, 설명적 서사 등의 주제로 수상 경력이 있는 출판 작품에서 가져온 예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 책은 크게 서술과 설명이라는 두 관점에서의 논픽션 글쓰기를 다룬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단편소설, 짧은 문구 등 다양한 논픽션 유형에 대해 요약된 논점을 제공하며 글쓰기와 윤리적 측면 등의 쟁점도 논의한다. 저자가 인용한 많은 사례에서 보듯 수준급 예문들이 대거 등장한다. 가독성이 좋아 책 두께에 비해 빨리 읽히는 속도도 괜찮다. 가볍게 읽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아 주제와 딱 들어맞는다. 오랜 세월 한 분야에서 갈고 닦은 저자의 실력과 명성이 곳곳에서 드러남으로써 자신이 하는 일에 정통한 저자의 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방대한 주제 영역과 분량도 놀랍거니와 저자의 조언을 나의 글쓰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일이 있었든가, 그렇지 않든가 둘 중 하나다.

테드 코노버, 스토리텔링의 대가

마지막으로, 이 책은 흥미롭고 매력적인 구성과 함께 창작 논픽션을 시작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으로 가득 차 있다. 간결하면서도 깊은 느낌을 주기 위해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제시하는 예시문들은 각 주제의 개념이 잘 떠오르도록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글쓰기의 초기 아이디어부터 이들이 생명력 있는 작품으로 살아난 배경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주로 논픽션 작가와 언론인에게 최적화되어있다. 비단 직업적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창의적이거나 서술적인 논픽션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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