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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양미술사 - 서양 예술을 단숨에 독파하는 미술 이야기 ㅣ 위대한 서양미술사 1
권이선 지음 / 생각뿔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중세 바로크 시대까지의 미술사를 다루고 있으며 이후 현대까지의 미술사는 2권에 실릴 예정이다. 우선 예술이 곧 생존이었던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시작으로(1부) 농사와 정착 시대의 시작을 알린 메소포타미아와 정교한 사후 세계를 그린 이집트 시대를 안내하며(2부) 인간 중심 사상을 바탕으로 한 서양 문명의 기원이라 할 그리스 미술을 살펴보고(3부) 그리스 미술을 승계하여 심미성에 실용성을 더한 로마 시대의 조각과 회화, 건축과 토목을 다룬다(4부). 이어 카타콤과 석관, 모자이크로 대변되며 사회에 융합되려는 의도에서 종교적 색채가 강조되지 않았던 초기 기독교 미술과 고딕 양식으로 대표되는 중세 건축과 회화를 안내하며(5부),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문예 부흥으로 알려진 르네상스 시대를 시작과 전성기를 상세히 살펴보고(6부), 종교개혁의 시작과 궤를 함께하는 바로크 양식을 이탈리아와 스페인, 네덜란드 지역 위주로 알아본다(7부).

시각적 요소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한 미술의 특성을 잘 반영한 듯, 이 책은 고급스러운 재질의 종이에 조각, 회화, 건축물 등의 사진으로 가득하다. 텍스트로만 구성된 페이지가 별로 없을 정도로 풍부한 시각 자료의 첨부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저자의 미술사적 지식의 박식함과 정성 가득한 설명은 각 단원의 끝에 ’뉴욕 쌤의 핵심 노트‘에 잘 정리되어 단원마다 제공된다. 또한, 적절한 분량으로 미술사의 시기마다 잘 세분되어 있어 큰 부담 없이 필요한 만큼 톺아보도록 구성된 점이 돋보인다. 그림 자료를 설명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제작 연도와 제작자 같은 기본적인 설명은 물론 광범위하고 해박한 미술사 지식과 함께 해당 작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적인 요인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쉽게 읽히면서도 상세한 설명을 통해 그림 뒤에 가려진 시대적 배경을 읽고 그림을 ‘읽을 줄 알게 되면’ 전에 없던 새로운 안목을 지니게 되는데, 이는 ‘미알못’ 대중의 미술 교양에 이바지하려는 저자의 저술 의도이기도 하다. 예컨대 책 곳곳에 잘 설명된 서양의 정치, 역사, 철학, 경제 등 통시적 배경을 통해 초기 미술은 왕족과 귀족 등 지배계층의 필수 교양이었음을 알게 된다. 오늘날 미술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있듯 널리 알려진 작품들은 대개 당대 권력자의 후원을 받아 맞춤 제작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술이 지식과 교양을 갖춘 당대 사회 지도층이 이끌던 문화이고 서양의 지식인들 사이에 단단히 뿌리내린 문화 자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술은 눈을 호강시키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읽는 예술 영역이며, 이를 읽어낼 줄 안다는 것은 곧 시대별 미술의 의미와 당대의 역사적 배경, 가치관 및 경제 상황 등을 잘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시대를 막론하고 미술사에 대한 이해는 세계적 수준의 문화와 교양의 표준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출간될 2권의 내용이 자못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자 제위께서도 이 책을 통해 서양미술사를 이해하는 안목의 ‘지평’(주의! 지평선 아님)을 넓혀보시면 어떨까 싶다.

#미술사 #인문교양 #위대한서양미술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