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동 잘하는 사람은 건강해 보인다. 옷 잘 입는 사람은 세련되어 보인다. 잘 웃는 사람은 왠지 호감이 간다. 그리고 말 잘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유능해 보인다. 누구나 주변에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이가 한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니면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많은 사람을 상대로 떠들어 밥벌이하면서도 말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만 해 봤을 뿐 스스로 말 잘한다고는 거의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다. 대체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하는 것이람?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세 치 혀를 잘못 놀려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도 학교에서조차 말 잘하는 법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표현의 차이가 전체 의미를 좌우하게 되고, 위의 격언처럼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라 여겨진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대한민국 대화는 일방통행, 한 번 막히면 평생고생’이라는 노랫말처럼 자칫 단방향으로 흐르기 쉬운 우리네 대화 문화도 이런 결과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 국적이다. 우리와 문화적 배경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국이든 한국이든 근본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 형편은 오십 보 백 보이다.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언행을 보면 대인 기술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내용이 많은데,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은 말하기 분야의 핵심 기술만 추려놓은 것 같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저자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말투는 따로 있으니 대화의 물꼬를 잘 틀어야 하고(1부), 말하기가 달라지면 관계가 편안한 법이니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이야기하며(2부), 똑똑하게 할 말 다 하면서 원하는 바를 얻는 비밀은 공감과 반대 의견을 절묘하게 활용하는데 있다고 한다.(3부)



나쁜 말투로 대응하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다. 평범한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은 상대가 불만을 가진 걸 알지만 현재의 상황을 바꿔보려는 생각은 없다. 끌리는 말투로 대처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다. 입에 발린 말로 허황되게 미래를 꾸며내지 않으면서 상대를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 말 속에는 이 관계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이 담겨있다. (31쪽)

말을 잘하는 사람은 곧 생활력이 강하고 삶을 지혜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은 말로써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익을 얻어낸다. 또 실의에 빠져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말로써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자신과 타인에게 힘을 준다. (42쪽)

화나고 속상할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세 가지 원칙 (71쪽)

- 가감 없이 사실만을 이야기하라.

- 다른 사람은 평가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만 이야기하라.

- 도리를 따지지 말고 자신이 느낀 바를 이야기하라.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똑똑하게 행동해서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88쪽)

부모나 상사, 배우자나 동료, 친구 등을 포함해 앞으로 살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오직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어떤 말을 하느냐,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다. (185쪽)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이 당신을 자기의 감정을 쏟아붓는 대상으로 삼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그 사람의 감정이 어떤지 관심을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상대가 사건을 설명할 때는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말하도록 요구한다. 그래야 그도 평정심을 갖고 이성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232쪽)



결국, 말을 잘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의 입장과 감정을 잘 살펴 대화를 잘 주도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얻고 우호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이룬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렇게 매력적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어찌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 여자와 함께 사는 성 소수자(?!)로서 말투가 이상하니 고치라는 신랄하게 지적질을 받던 필자는 수년간 말투 고치기 신공을 펼친 덕분에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도 누구한테 말투가 끌린다는 소리는 못 들어본 것 같다. 눈물겹게 마음고생 한 얘기는 후일의 술안주로 남겨두기로 한다.

타인의 마음을 얻고 보다 나은 인생의 기회를 붙잡는다면 이만한 인생의 행복이 있을까? 먼저 자신의 말투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인정한 다음 이 책을 일독한다면 지금부터 조금이나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