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 이루어진다
오인환 지음 / 생각의빛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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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어떻게든 쓰면 결국은 이루어진다는 제목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진다. 글쓰기로 나를 찾는 습관을 키우고 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자는 부제 역시 특히 글쓰기에 관심 많은 이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책의 중후반에서도 언급하듯, 좋은 책의 완성은 제목이 큰 몫을 차지하므로 저자는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대단히 신중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제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내용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제목은 독자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한 재료가 된다. 제목과 목차를 살펴볼 때까지만 해도 이 책은 매우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리라 기대되었고, 사실 목차만 훑어보아도 어떤 내용일는지 누구나 짐작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오랜만에 확인하게 된다.



잘 써진 글은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읽힌다고 한다. 저자와는 대략 20년 정도 연식(?)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언어 주파수가 똑같을 수 없음을 전제로 하더라도, 바닥이 고르지 않은 자갈길을 계속 걷다 보면 피로감만 증폭되듯 모처럼 좋은 길을 걸었다는 만족감은 느끼기 어렵다. 왜 피로감을 언급하는지 그 이유는 뒤에서 밝힌다.

저자는 이미 기행문 형식의 전작 ’앞으로 더 잘 될 거야‘를 출간한 경험이 있으며 나름 괜찮은 내용으로 호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다‘는 어록을 남긴 유명인이자 국정 농단의 피해자(?)임을 주장했던 전직 대통령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번역기가 등장했던 웃지 못할 일을 기억한다. 저서를 읽고 서평을 하고 싶었는데 번역을 하게 되니 이런 난감한 일이 있나 싶었다.



자갈 고르기 작업이 일상생활의 피로감 증폭에 미치는 영향은 논외로 하고, 지금부터 평범한 서평자의 눈에 띄는 오류를 열거해본다. 예컨대 자신을 ’드러내다‘를 ’들어내다‘로 소리 나는 대로 적어 모습을 보이는 대신 적출 수술로 자신을 망친다는 뜻인지 그 의미가 혼란스러운 철자법은 물론, 길지도 않은 글에 쉼표를 자주 사용하여 글의 호흡을 망치는 한편 제대로 된 교정이 아님을 확신시키는 띄어쓰기 오류 등이 그것이다.

이는 마치 편집 과정 가운데 교정 절차를 생략한 듯 보이는데, 출판사와 저자가 시간에 쫓겨 서로 등 떠밀며 출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그 가운데 화룡점정은 66~67쪽으로, 치매 예방에 독서가 좋다는 점을 응용하였는지 독자 스스로 밑줄 치고 문맥을 맞춰가며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심지어 일부 문장은 구글링으로 작성된 한글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이렇게 써놓고 독자들에게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지 좀 걱정스럽다.



아래에 약간의 수고로움으로 발견된 오류 문장의 일부(!?)와 편의상 쪽수를 괄호 표기하였다. 어떻게 고쳐 읽을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말하는 때로 감정적이다 / 그로 인해서 정서적 소모 감이 덜하기도 하다 (32)

이는 “나는 날마다, 모른 면에서 점점 더.. (35)

그다음의 모든 일은 무의식으로 하여진다는 것을 말한다.(36)

손끝이 두피를 마사지할 때 느낌이라던 지(42)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 일 수였지만 (44)

나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 그는 채식주의자였는가.(53)

나의 숨음 고른지... (55)

부유물이  있는 물을

해마라고 하는 귀 안쪽 부분에 있는 영역 (56)

* 해마는 대뇌 변연계의 양쪽 측두엽에 존재(출처: 위키백과). 귀 안쪽은 혹시 달팽이관?

‘미래’라는 허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지나 간의 ‘사실’이라고 착각하는(58)

그 오물을 들고 다니며 꺼내 보는 것은 정작 본인의 잘못이다.(60)

‘론다 번’의 자서 ‘비밀’에 따르면 (65)

이는 상당한 설득력 있었다.

‘부자가 되고 싶다’라던 지 ‘연애를 / 막연한 바람이 저절로 이루이기를 바라지 스스로 움직이려고 / ’종이 위에 글을 쓰면 이루어진다.‘라던 지의 ’알라딘‘의 요술 램프와 같은 마법이 항상 주변에 있을 것 같다는 기대하고 살았다. (66~67)

도서관에서 책  넘어가는 소리 (70)

나는 얼마 전 최근 전기 자동차를 샀다.(71)

보기만 해도 기겁하게 되고 겁을 난다.(77)

새로운 단계로가 넘어갔어야 (82)

상대가 어떻게 받아드릴지를 잊고 (92)

생생한 간접 경험을 얻게 된다.….

최대한 부사를 빼고 수동태 표현을 빼고 명료하게 쓰기. (94)

어느 날, 초콜릿을 한 개 갖고 가더니, 수 이간 초콜릿을 (133)

전역이 후 반드시, 그 글들이 (137)

나의 첫 번째, 책이 이름은 (141)

이 책의 독자들도 만찬 가지겠구나 (142)

사실 많은 제주도민이 감귤을 작농하고 있지만, 사실 감귤 생산이 많은 해에는 감귤 값이 좋게 받지 못할 때도 많다. (144)

어떻게 쓰지라는 않는 그것은 없다. (147)

내가 군대를 입학하고, (148)

계약에 따라서 선 인세를 받기도 하고, 인세를 받기도 한다. (149)

글을 쓰는 행위를 ’업‘으로 단정하지 마라, 자신을 알려주고, (152)

자신도 들어내지 못하고 살아야 하나? (153)

나는 그 핵심을 벗어나며, 마음껏 노 다니다가 다시 핵심으로 돌아오며

다른 원고지 하나와 딱 풀을 샀다.

원고지 하나 혹은 둘 일대는 그런 감정이 없다가 (157)

나보다 낫은 사람들의 / 그는 전 세계 최고의 부자에 있지만, 내가 그의 (158)

아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지란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다.

마음 챙김 즉, 심리 풀 니스(mindfulness)를 하다 보면 (169)

감각을 시각화함으로 우리는 바라보기를 여러 측면으로 가능하게 된다.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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