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그거 별거 아냐
이만기 지음 / 경향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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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는 생활이지만 강사에게는 생존이다."

 

교수자 세계에서는 학습자를 가르치는 입장은 비슷한 것 같지만 의외로 닮지 않은 구석이 많다그 일원인 필자에게 가장 와 닿는 문구를 고르라면 단연코 이 문장을 꼽고 싶다생활이든 생존이든요즘 세상의 모습을 소리 없이 그러나 가장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정면충돌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학교와 학원가를 비롯한 교육 분야 아닌가 싶다기존의 대면 수업을 고수해오던 공교육 학교 현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으로 활성화되어 있던 사교육 업체들을 벤치마킹 해야할 처지였고학습보다 방역이 더 중요해지면서 교실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바빴다이렇게 되면 학습자의 관점에서는 누가 더 편의를 제공하는 교수자일지 답은 명확해진다.



 

표지의 작은 제목처럼 이 책은 스타 강사가 되는 법을 공개하고 있다유명 강사 이만기의 40년 강사생활 비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자신감의 표현이자 녹록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다간결하고 짧은 문장으로 쉽게 읽히지만가벼이 넘어가기에는 자꾸만 뭔가 목에 걸린다최고를 지향하는 강사에게 필요한 요점을 군더더기 없이 콕콕 짚어주기 때문에 작고 가볍고 밝은 색채임에도 그 내용은 묵직하게 다가온다교수자로서의 행동강령을 이토록 간결하고 힘있게 서술한 책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교수자라면 누구나 출중한 강의 실력을 갖추고 싶겠지만현실 세계에서는 누구나 다 스타 강사가 될 수도 없고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이 책은 기본 그 이상을 갖추어 스타 강사의 반열에 오른 저자 본인의 경험으로 쓰였기 때문에이쪽 세계에서는 표준을 제시하는 것과 동등한 역할을 한다그 가운데서도 교수자의 금기사항으로 제시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60가지’(210)는 대단히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학습자의 권익을 철저히 보호하는 프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평소 수업 중 무심코 행동하던 안 좋은 습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보게 한다.



 

때로 우리는 공교육 당국이 사교육을 경쟁자 또는 적대적 협력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교육과 자본이 결합한 바람직하지 않은 현실의 끝판왕인 사교육을 거대 공룡처럼 조직화한 공교육이 능가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공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심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당장 눈으로 확인되는 성과가 제시되는 사교육을 마다할 학부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교육을 서비스업이라 말하는 젊고 활기찬 스타 강사들과평균 연령만큼이나 높아지는 세대 격차와 형식적으로 학생을 대하는 교사들은 비교당하기 좋은 소재이다물론 어느 쪽이든 달의 뒷면처럼 어두운 부분은 있겠지만적어도 공교육이 사교육에 뒤처지거나 사교육 이상의 것을 제공하여 자연스레 격차를 극복하고픈 것이라면교원 숫자를 줄이거나 형식적인 공문 내려보내기로 일관할 게 아니라 이 책처럼 훌륭한 교수자를 위한 현실적 지침과 장비를 보급하고 기대할만한 원격강의가 실현되도록 일선 교원들에게 아낌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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